일반산 (ⅳ)

화천 염천 산행 (호음고개-일산-한묵령-수리봉)

킬문 2012. 7. 10. 15:34
2012년 7월 8일 (일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춘천역(05:30-06:47)
화천터미널(07:20-08:00)
호음교(08:15)
첫봉(08:37)
조망바위(08:46-09:17)
능선갈림봉(09:44)
헬기장(10:10)
군막사
호음고개(10:20)
헬기장(10:28-11:11)
지능선합류(11:33)
헬기장(11:54-12:42)
일산(13:39)
점심식사(13:45-14:14)
해산터널하산로(14:49)
해산터널안부
954.5봉(15:14)
적설봉(15:37)
능선갈림길(15:58)
한묵령(16:40)
764.0봉(16:50-17:12)
능선갈림봉(18:28)
주능선(18:39)
수리봉(19:27)
임도삼거리(19:59)
부대통과(20:19)
화천터미널(20:55)
춘천터미널(21:00-21:50)
남춘천역
상봉역(22:44-00:05)

◈ 도상거리
약 22km

◈ 산행시간
12시간 04분

◈ 동행인
캐이

◈ 산행기

- 호음교
호음교를 지나자 마자 징검다리로 맑은 물이 넘쳐나는 계곡을 건너 널브러진 더덕들을 캐며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붙으면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사작부터 된비알을 만나 진땀을 떨어뜨리며 바위 지대들을 넘어 첫 봉우리로 올라가니 장뇌삼이라도 심었는지 그물 망이 쳐져있고 두례자연농원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찬 얼음 막걸리로 타는 속을 달래고 그물 망을 넘어 농장으로 들어가 묶여진 개들을 지나쳐 다시 밖으로 나가면 호젓하고도 완만한 낙엽 길이 이어지고 '山' 시멘트말뚝들이 나온다.
무명 봉들을 넘고 조망 트이는 절벽 지대에서 북한강 변을 내려다보다 이름 모를 버섯들을 기웃거리며 가파른 능선을 따라가니 용화산 쪽으로 시야가 트이고 화천댐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간혹 불어주는 바람에 고마워하며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약530m)로 힘겹게 올라가면 큰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고, 도로 맞은 편으로 510.1봉쪽 지능선이 나란하게 펼쳐진다.



▲ 호음교



▲ 첫봉



▲ 농원



▲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북한강과 용화산줄기



▲ 시멘트 말뚝



▲ 화천댐



- 호음고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일산의 거대한 산자락을 바라보며 완만해진 숲 길을 따라가니 간혹 쓰레기들도 버려져 있고 산림청의 조사 목록표들이 나무에 붙어있다.
고사목 한그루와 도적지근점이 있는 봉을 지나고 헬기장으로 내려가면 조망이 탁 트여서 파로호 너머로 사명산과 병풍산이 모습을 보이고, 호음고개를 지나 일산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능선이 멋지게 펼쳐지며, 도솔지맥의 굴곡 많은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비어있는 군 관측소를 지나고 근처 계곡의 요란한 물소리를 들으며 뚜렷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동촌리로 포장 도로가 넘어가는 호음고개로 내려가니 환한 꽃밭에서 장승 서너기가 산객들을 맞아준다.
그늘에 앉아 간식에 막걸리를 마시고 철망 사이의 뚫린 곳으로 들어가 나무들을 잡고 흘러내리는 마사토를 조심스럽게 딛고 능선으로 붙으면 예상과는 달리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발 밑으로 해산관광농원과 사납게 쏟아내리는 계곡 물을 부럽게 바라보며 점점 흐지부지 사라지는 족적을 따라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니 맞은 편 지능선으로 안테나 서 있는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와 호기심이 일어난다.



▲ 고사목봉에서 바라본 일산



▲ 호음고개로 이어지는 도로



▲ 헬기장에서 바라본 사명산과 도솔지맥



▲ 헬기장에서 바라본 병풍산



▲ 군관측소



▲ 호음고개



▲ 도로 위에서 바라본 호음고개



▲ 호음고개 건너서 바라본 해산관광농원



- 일산
사정없이 내리쬐는 뙤약볕을 맞으며 점점 가팔라지는 능선을 기운을 내어 천천히 올라가면 잔 솔과 싸리나무, 미역줄나무 등 빼곡한 잡목들이 앞을 막는 괴로운 길이 나타난다.
구슬땀을 흘리며 해산관광농원 쪽으로 등산로 표시판이 서있는 헬기장으로 올라가니 510.1봉 쪽의 지능선이 가깝게 펼쳐지고, 구름에 가려있는 화악산이 멀리 모습을 보이며, 절벽들로 둘러쳐진 일산이 험하게 보여 보여 긴장이 된다.
성하의 가시 덤불들을 헤치며 510.1봉 지능선과 만나 무성한 잡목들을 뚫고 우회하며 힘겹게 올라가다 그늘에 앉아 가뿐 숨을 몰아쉬며 찬물로 열기를 달래고 이것저것 간식도 먹어둔다.
한동안 지겨운 잡목들을 뚫고 젖혀가며 길 없는 능선을 지나 다시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파로호와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지만 한결 가까워진 정상부의 암벽들이 기를 죽인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굴곡진 능선을 지나서 절벽 지대를 만나 오른쪽으로 갔다가 돌아와 붉은 비닐 끈들이 매여있는 왼쪽으로 우회해서 넘고, 다음의 절벽은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통과해 마지막 절벽은 다시 왼쪽으로 돌아 흐릿한 족적을 확인하며 오른다.
아직 쇠지 않은 곰취 몇장을 따가며 막바지 된비알을 지나 일산(1194.2m)으로 올라가니 작은 정상판과 삼각점(양구21/1985재설)이 반겨주고 파로호와 지나온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 해산관광농원쪽의 안내판



▲ 헬기장에서 바라본, 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헬기장에서 바라본, 중앙의 지나온 능선과 오른쪽의 510.1봉 능선



▲ 헬기장에서 바라본 화악산



▲ 다른 헬기장에서 바라본 일산



▲ 지나온 능선



▲ 일산 정상



▲ 수리봉



▲ 지나온 능선



▲ 되돌아온 암벽



▲ 일산 정상



▲ 일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적설봉
지금까지와는 달리 고속도로처럼 이어지는 싱그러운 초원 길을 따라가다 바람 부는 공터에 앉아 몰려드는 파리들을 쫓아가며 막걸리를 마시고 쓴 입에 억지로 밥을 밀어넣는다.
높게 서있는 항공 장애등을 보며 잘 나있는 산길로 참호와 군 시설물들을 지나고, 갈림 길에서 남동 쪽으로 뚜렷하게 이어지는 해산터널쪽 하산로를 따라가다 돌아와 북서쪽으로 능선을 찾는다.
수리봉이 잘 보이는 원형 헬기장 3곳을 차례로 지나서 좌우로 길이 뚜렷한 터널 안부를 넘고 등로에서 벗어나 있는 950.4봉의 삼각점(양구404/2007재설)을 확인하고 돌아온다.
오른쪽으로 재안산을 바라보며 고도를 높혀 재안산 갈림 봉(약1050m)으로 올라가면 넓은 헬기장에 '적설봉' 정상판이 붙어있고 한묵령과 재안산 쪽 산길이 나란히 갈라진다.
뚜렷한 산길을 지나서 능선 갈림 길의 바위 지대로 나아가니 한묵령으로 떨어졌다가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게 펼쳐지고 내려온 일산이 듬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 초원길



▲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리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산



▲ 적설봉 정상



▲ 적설봉에서 바라본 재안산



- 한묵령
바위 지대들이 섞인 가파른 능선 길을 떨어져 내려가 암릉을 돌아넘으며 몇시간 전에 진행한 높은산 팀의 발자국을 확인하고 지능선들을 조심해 길을 찾는다.
참호와 교통호들이 파인 군사 시설들을 지나고 굵은 밧줄이 걸린 타이어 계단을 타고 포장 도로가 넘어가는 한묵령으로 내려가 도로에 걸터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숨을 고른다.
산개구리들이 뛰어노는 물 웅덩이를 보며 난간들이 쳐져있는 군시설물들을 지나 진땀을 흘리며 가파르게 764.0봉으로 올라가면 빈 군 막사들이 있지만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일산 쪽으로만 시야가 트인다.
그늘에 앉아 얼음 물을 벌컥이며 쉬다가 험한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넘고 절벽 지대로 올라서니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739.5봉에서 화천 쪽으로 길게 뻗은 지능선도 한 눈에 들어온다.
지루한 능선 길을 한동안 지나 멀리서부터 보이던 능선 갈림 봉을 힘겹게 넘어 천연 수직굴이 파여있는 바위 위로 올라가면 주능선이 바로 앞에 펼쳐지고 툭 튀어나온 수리봉이 오른쪽으로 모습을 보인다.



▲ 한묵령 내려가며 바라본 764.0봉



▲ 한묵령 내려가며 바라본 일산



▲ 한묵령



▲ 764.0봉 정상



▲ 764.0봉에서 바라본 일산



▲ 764.0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지형도상 수리봉과 오른쪽의 실제 수리봉



▲ 능선갈림봉에서 바라본 주능선과 오른쪽의 수리봉



▲ 수리봉



- 수리봉
다시 나타난 군 시설물들을 보며 무성한 잡목들 사이로 대형 벙커와 붉은 환기구 두개가 서 있는 주능선 상의 무명봉(약1030m)으로 올라가니 4년전 거꾸로 지나며 갈림길을 찾아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잠시 거친 바위 지대들을 지나 봉우리들을 우회하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 길을 마냥 따라가면 따갑던 햇살은 비스듬히 기울어 가고 산새들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숲을 울린다.
뉘엿뉘엿 지는 붉은 햇살을 맞으며 토굴이 파여있는 암릉을 우회하고 군 시설물들을 지나서 수리봉(1056.1m)으로 올라가니 이런저런 낯익은 안내판들이 반겨주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삼각점(화천21/1985재설)을 찾을 수 없어 의아해진다.
전방으로 이어지는 적근산과 흰바위산 일대의 굴곡 많은 산줄기와 지나온 일산을 휘휘 둘러보다 봉우리를 내려가 앞에 솟아있는 739.5봉을 겨냥해 잔 돌 많이 깔려있는 임도를 따라간다.
수리봉 안내판이 있던 벙커를 지나 구불구불하게 도는 임도를 내려가 기억에 남는 추모비 하나를 보면서 임도 삼거리를 만나 망설이지 않고 신읍리로 이어지는 왼쪽으로 꺾어진다.



▲ 주능선 합류봉



▲ 신읍리쪽 조망과 화천 지능선



▲ 수리봉 정상



▲ 수리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적근산 능선과 오른쪽의 흰바우산 능선



▲ 수리봉에서 바라본, 739.5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수리봉에서 바라본 일산과 지형도상의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장고봉과 적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신읍리
점점 어두어가는 임도를 서둘러 내려가면 지형도와 달리 호계동으로 이어지는 포장 도로는 금방 나오지 않고 불안하게도 군 시설물들만 계속 나타난다.
얼마 후 여기저기 포들이 서있는 군 부대를 만나 재빨리 부대를 횡단해 초병들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위병소 밖으로 나가니 신읍리 포장 도로가 시작되며 힘들었던 염천 산행은 끝이 난다.
얼마 안 남은 막차 시간을 헤아리며 화천 택시를 부르고 도로 가에 걸터앉아 독한 마가목주 한 입으로 피로를 달래고 있으면 어느덧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에 잠기고 수리봉자락의 실루엣만이 사방에 드리워진다.



▲ 수리봉 안내판이 있었던 벙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