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소백산 구봉팔문

킬문 2012. 7. 24. 14:09

2012년 7월 22일 (일요일)

◈ 산행일정
청량리역
단양역(21:00-23:20)
한드미(01:53)
660.0봉(02:45)
9봉갈림길(03:38)
9봉(03:48-04:12)
9봉갈림길(04:48)
8봉갈림길(05:22)
8봉(05:51)
8봉갈림길(06:28)
7봉갈림길(06:47)
7봉(07:21)
7봉갈림길(08:03)
1066.2봉(08:10)
아침식사(08:14-08:46)
1133봉(08:56)
6봉(09:43)
1133봉(10:30)
1313봉(10:48-11:34)
5봉갈림길(11:40)
5봉(12:41)
계곡우회길(13:01)
능선(13:52)
4봉(13:58)
점심식사(-14:44)
1247봉(15:38)
3봉갈림길(15:58)
3봉(16:41)
3봉갈림길(17:37)
1117봉(17:56)
2봉갈림길(18:36)
2봉(18:55)
2봉갈림길(19:17)
1봉(19:39)
임도(22:23)
구인사주차장(23:45)
단양
단양역
청량리역(03:39-05:55)

◈ 도상거리
약 30km

◈ 산행시간
21시간 52분

◈ 동행인
캐이, 김상일, 청뫼, 현오, 소백누비

◈ 산행기

- 660.0봉
구인사 주차장에 차 한대를 세워두고 단양의 청뫼님이 미리 보아둔 한드미마을의 정다운민박집 옆으로 들어가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씨라도 뿌렸는지 불빛 속에 더덕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뽕나무 한그루 서있는 둔덕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어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시종 된비알로 이어지는 흐릿한 능선을 쉬지않고 올라가면 금방 땀이 배어나온다.
흐린 밤하늘에서 약한 빛만을 외롭게 비추는 초승달을 바라보며 전위봉을 넘어 660.0봉으로 올라가니 작은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고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 송이꾼들의 비닐 끈이 매여있는 울창한 송림 지대를 방향만 가늠하고 따라가면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진득거리는 땀을 말려준다.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가팔라지는 능선을 올라가다 표지기 두어개 걸려있는 갈림 길에서 찬 막걸리를 돌려마시고 흐릿한 능선을 떨어져 내려가 암봉으로 솟은 새밭문봉(686m)으로 올라가니 어둠 속에 가곡리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 새밭문봉(9봉) 정상


- 1313봉
계곡의 안내문들을 보며 안개비에 젖어있는 가파른 능선을 천천히 올라가다 갈림 길에 도저히 감당 안되는 배낭을 벗어두고 귀기문봉(766m)으로 올라가면 용산봉이 지척으로 보이고 배골문봉 옆으로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흐릿하게 펼쳐진다.
부채살 처럼 뻗어있는 지능선 끝에 어김 없이 험한 암릉으로 치솟은 9개의 봉우리를 신기해 하며 배골문봉(812m)을 다녀와 젖어있는 산죽 지대를 올라가니 비 안개는 사방으로 피어 오르고 숲은 오리무중이다.
남서 쪽 지능선의 뚜렷한 산길과 만나 여전히 삼각점이 안 보이는 1066.2봉을 넘고, 바람 잔잔한 숲에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는 1133봉을 올라 점점 더 멀어지고 굴곡도 심해지는 지능선 따라 미끄러운 암릉들을 통과하고 험한 바위 지대를 돌아 곤절문봉(883m)에 오른다.
갈림 길로 돌아와 뚜렷해진 산길을 타고 표대봉이라고 하는 1313봉으로 올라 민봉 쪽 능선을 버리고 지금은 출입금지로 묶여 점점 흐릿해져 가는 구인사쪽 능선으로 꺽는다.
안개 비를 흠뻑 머굼은 산죽과 잡초들을 헤치며 갈림 길에서 잡목들을 뚫고 미끄러져 내려가 험한 바위지대들을 타고넘어 덕평문봉(961m)으로 올라가면 뒤시랭이문봉이 마주 보이고 향로봉 자락이 흐릿하게 펼쳐지는데 되돌아 갈 능선이 너무 높아보여 기운이 빠진다.



▲ 윗짝골 안내문



▲ 피아골 안내문



▲ 귀기문봉(8봉) 정상



▲ 귀기문봉에서 바라본 용산봉



▲ 귀기문봉에서 바라본 배골문봉



▲ 배골문봉(7봉) 정상



▲ 배골문봉에서 바라본 향로봉줄기(?)



▲ 배골문봉에서 바라본 귀기문봉



▲ 계곡 안내문



▲ 곤절문봉(6봉)



▲ 곤절문봉 정상



▲ 덕평문봉(5봉) 정상



▲ 덕평문봉에서 바라본 1313봉


- 1247봉
봉우리를 내려가 시간을 좀 아낄 요량으로 소백산 지킴이인 청&뫼님이 미리 정비해둔 사 면길을 타고 계곡으로 내려가 구인사로 이어지는 일반 등로를 건너 덕평문안골 상류에서 부족한 식수를 보충한다.
전에 살았던 화전민의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상류를 건너 숨이 턱까지 차는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능선으로 붙어 조금 위의 뒤시랭이문봉(964m)으로 올라가니 밑으로 향로봉과 구인사 일대가 펼쳐지고 여의생문봉 뒤로 밤실문봉과 아곡문봉이 빼꼼하게 모습을 보인다.
전날 청뫼님이 준비해둔 소백산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라면을 끓여 배불리 속을 채운 다음 모자란 식수와 콜라를 챙겨 비구름에 잠겨있는 주능선으로 향한다.
한결 뚜렷해진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오른쪽 사면 길을 타고 널찍한 초원이 펼쳐지는 1247봉으로 올라가면 문필봉으로 진행했었던 때가 생각나고 아곡문봉 내림길의 암릉 지대가 걱정이 된다.
비에 젖은 산죽 숲을 뚫고 내려가 갈림 길에서 북서 쪽으로 꺾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굵은 더덕들을 캐며 잡목과 관목들이 무성한 흐릿한 능선을 바삐 따라간다.
한동안 바위 지대들을 넘어 밑으로 벼랑을 이룬 암릉으로 올라서니 바로 앞에 여의생문봉이 솟아있지만 절벽 지대를 통과할 수도 없고 시간도 부족해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만다.



▲ 뒤시랭이문봉(4봉) 정상



▲ 뒤시랭이문봉에서 바라본 향로봉과 구인사 일대



▲ 뒤시랭이문봉에서 바라본 여의생문봉 그리고 뒤의 밤실문봉과 아곡문봉



▲ 뒤시랭이문봉에서 바라본, 아곡문봉에서 문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뒤시랭이문봉에서 바라본 덕평문봉



▲ 1247봉 정상



▲ 여의생문봉 전의 암릉



▲ 암릉



▲ 암릉에서 바라본, 아곡문봉에서 문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암릉에서 바라본 여의생문봉(3봉)


- 아곡문봉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여의생문봉을 힘겹게 다녀와 더욱 흐릿해진 능선을 타고 바위 지대들을 넘어 1117봉으로 올라가면 밤실문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고도를 낮추며 가파른 능선 따라 안부로 떨어지고 다시 앞에 솟은 무명봉을 넘어 내려가니 앞에 아곡문봉이 흐릿하게 나타나지만 어두어진 다음에 암릉 지대를 통과하게 될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해진다.
갈림 길에서 짧지만 더욱 가파른 지능선을 타고 험준한 바위 지대들을 넘어 밤실문봉(808m)으로 올라가면 앞에 삐죽삐죽 솟은 아곡문봉이 모습을 보이고 문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절벽처럼 날카롭게 펼쳐진다.
서둘러 갈림 길로 돌아와 낮은 봉우리 두개를 거푸 넘고 험한 바위 지대들을 휘돌아 아곡문봉(877m)으로 올라가니 전에 없었던 '마구잡이산악회'의 작은 정상판 하나가 나무에 걸려있다.
이어지는 북릉으로 들어가 점점 어둠에 물들어가는 바위 지대들을 나무들을 잡고 이리저리 돌며 통과해서 내려가면 드물게 걸려있던 표지기들도 모습을 감춘다.



▲ 밤실문봉(2봉) 정상



▲ 밤실문봉



▲ 아곡문봉(1봉) 정상


- 구인사
점점 험해지는 암릉들을 방향만 맞추고 우회해서 통과하다 사방에 둘러쳐진 절벽지대를 만나서 나무들을 잡고 발 디딤을 만들며 간신히 미끄러져 내려가지만 계속 나타나는 절벽 사이에 갇힌다.
시간을 물처럼 쓰며 여기저기로 등로를 찾다가 급사면을 한동안 치고 머리 위의 능선으로 붙으니 암릉들은 사라지고 육산 길이 이어져 안심을 하는데 오른쪽 지능선 밑으로 잘못 진행했던 것으로 추측을 해본다.
다시 나타난 표지기를 반갑게 보며 흐릿한 능선을 떨어져 내려가 문필봉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나 대어구 쪽을 버리고 차를 회수해야 하는 왼쪽 백자리 방향으로 꺾.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뒤시랭이문봉과 여의생문봉을 바라보며 지겨운 임도를 한동안 타고가다 구인사의 식수 탱크가 있는 삼거리에 주저앉아 독한 마가목주로 고된 몸을 달래고 있으면 계곡의 물소리는 귀청을 울리고 구봉팔문의 산그리매가 사방을 감싼다.
오래된 회화나무 두그루가 서 있는 구인사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회수하고, 대어구의 남대천으로 달려가 땀에 찌들어 악취가 풍기는 몸을 찬물에 딱고 마른옷으로 갈아입고는 찬 맥주에 야식도 먹고 새벽 기차를 타야 할 단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