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2019년 첫날 북한산행

킬문 2019. 1. 2. 10:58
새해 인파들로 북적이는 우이동에서 막걸리 한 병 챙겨 진달래능선으로 들어가 개나리 봇짐을 메고 발발이처럼 뛰쳐나가는 노인을 추월해 껴입은 속옷때문에 흐르는 땀을 딱으며 대동문으로 올라가 음주 금지 안내문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소주 한컵을 따라 추위를 달랜다.
냉랭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에이며 생각보다 먼 거리를 걸어 위문에서 몰려드는 사람들과 함께 백운대 철 난간지대를 올라가다 엉겹결에 놓친 스틱이 까마득한 절벽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니 순간 모골이 송연해지고 긴장이 된다.
태극기 걸려있는 정상에서 모진 추위를 참으며 줄을 서서 사진 찍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가족들의 올해 안녕을 기원하고, 오르내리며 막히는 등로때문에 언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만류하며 백운대피소로 내려가 언 뺨을 매만지고 얼어붙은 계곡을 따라간다.
깔딱고개에서 영봉으로 올라가 어린 아이들과 함께 컵라면을 먹는 단란한 가족들 옆에서 남은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있다가 몸을 조여오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2.6km나 떨어진 육모정 지킴터로 발길을 돌린다.
예전 야등을 다니며 서울의 야경을 둘러봤던 헬기장을 지나고 추억 어린 왕관봉을 바라보며 육모정고개로 내려가, 우이동에서 바로 도착한 마을 버스를 타고 얼은 몸을 녹이며 집으로 돌아가서 작년의 묵은 때를 말끔히 정리하고는 할아버지 제사도 지낼 겸 아버님 댁으로 향한다.(2019.1.1)

우이동(09:53)
대동문(11:00)
백운대(12:17)
영봉(13:12)
우이동(14:49)



▲ 삼각산 정수리와 영봉



▲ 영봉과 도봉산



▲ 의상봉과 원효봉



▲ 백운대



▲ 만경대



▲ 인수봉



▲ 인수릿지



▲ 북한산 능선



▲ 왕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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