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사기막계곡
* 경로
우이동
육모정고개(9:29-10:22)
사기막계곡 쉼터 (12:02)
휴식(-13:18)
사기막능선(14:25)
효자동(16:06)
* 후기
어제 홀로 막무가내로 마셔 힘든 몸을 추슬러 우이동 개천 변 편의점에서 막걸리 한 병 챙기고 가을에 열린음악회를 한다는 용덕사를 지나 작은 폭포 옆 쉼터에서 찬물에 얼굴을 닦고는 깔딱 샘터에서 약수 한바가지 마시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육모정고개에 올라 몸이 골아서인지 쉬지 않고 떨어지는 땀을 계속 훔친다.
슬쩍 난간을 넘어 군부대 철망 문을 지나고 송전탑 표지기들이 줄줄이 붙어있는 뚜렷한 능선을 줄 곳 따라가다 합수부쯤에서 산길이 사라져 지능선을 넘어 인수봉에서 바로 떨어지는 사기막계곡으로 붙는다.
계곡에서 떠드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중년 남성 두 명이 휴가를 왔다고 너스레를 떠는 넓은 계곡을 지나 3년 전에 야유회를 왔었던 소위 용소로 올라가면 벌써 몇 명의 등산객들이 보여 바로 밑의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는다.
옷을 입은 채 물속에 몸을 담그고 열기를 식히다가 이것저것 간식을 먹으며 쉬지만 바로 위의 젊은 남녀는 할 일이 없는지 출입이 통제된 산에서 윷놀이를 한다고 시끄럽고, 서너 명의 등산객들도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아 일찍 자리를 뜬다.
위에서 다른 일행들과 함께 내려오던 희야님과 반갑게 지나쳐 계곡을 계속 따라가다가 뚜렷하던 길이 사라지고 지형이 험해져서 오른쪽의 사면으로 붙어 알쏭달쏭한 암 능을 계속 우회하며 억지로 오르지만 뭔가 이상해 포기하고 내려와 보니 그 유명한 인수봉 설교벽이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지능선들을 넘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힘겹게 사기막 능선으로 붙어 뚝뚝 떨어지는 땀을 닦으며 오랫동안 앉아있다가 몸 상태가 안 좋아 백운대는 포기하고 효자동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인수봉과 숨은벽이 잘 보이는 바위 지대들을 지나고 용감하게 늦은 오후에 홀로 올라오는 여자분들을 지나쳐 군부대 도로로 떨어져 효자동에서 찬 캔맥주 하나를 단숨에 들이키고 의정부 가는 34번 버스를 기다린다. (2019.8.4.)
▲ 우이남봉과 우이암
▲ 육모정고개 전의 폭포 쉼터
▲ 사기막계곡
▲ 야유회 왔었던 일급 쉼터
▲ 개인 쉼터
▲ 왕관봉
▲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 원효봉
▲ 상장봉과 도봉산
▲ 사기막계곡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