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ⅱ)

열병을 앓고 (오승골-보조암골)

킬문 2020. 7. 20. 18:58

2020년 7월 18일 (일요일)

◈ 산행경로
시청역
장수대(06:50-10:43)
오승폭포(12:13)
점심식사(-12:43)
대승령옛길(14:27)
주능선(14:43)
대승령(15::30)
보조암골
등산로(17:58)
장수대(18:12)
잠실역(19:40-22: 40)

◈ 산행시간
7시간 29분

◈ 함께 하신 분들
한숲산악회 (더산, 광인, 캐이, 수영, 아사비, 그러지마, 두루, 태룡)

◈ 산행기





모 산악회 창립 3주년 기념으로 아주 싸게 나왔다는 설악산을 신청했다가 밀리는 춘천고속도로를 간신히 통과해 원래 계획했던 한계령-장수대 구간을 지레 포기하고 미답 지인 오승골 산행으로 부랴부랴 바꾸게 된다.
장수3교를 건너고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다 몽유도원도 릿지 길 삼거리에서 계곡으로 들어가 찬 막걸리 한 컵씩으로 갈증을 달래고 추모비를 지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암벽을 타는 남녀 바위 꾼들의 목소리를 듣다가 실소를 지으며 수수한 계곡을 따라간다.
사나흘 전의 원인 모를 열병 때문인지 도무지 기력이 하나도 없는 몸을 추스르며 오승폭포 하단부로 올라가 모처럼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라면과 만두를 끓여 점심을 먹고 주 계곡으로 되돌아와 혹시 눈먼 표고라도 있을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마치 냉장고처럼 차가운 골바람을 맞고 거친 바위들을 넘는다.
점점 가늘어지는 물줄기를 내내 따라가다 표지기들도 간간이 걸려있는 급사면을 치고 대승령 옛길과 만나 뚜렷한 산길을 따라 안산 주 능선으로 올라가 20년 전의 아련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남은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남교리 삼거리에서 대승령으로 올라 끝청 쪽으로 한동안 따라가다 안부쯤에서 남쪽으로 꺾어 쇤 나물들이 즐비한 사면을 치고 보조암골로 내려가지만 험준한 절벽을 만나 오른쪽의 지능선으로 올라가니 나무에 빈 배낭 하나가 걸려있어 혹시 죽은 사람은 아닐까 괜한 호기심이 생겨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대승령에서 편하게 일반 등산로로 내려가던 일부 일행들을 따라가지 않았음을 크게 후회하다 진땀을 떨구며 지겹게 이어지는 계곡을 이리저리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온갖 불평을 늘어놓으며 긴장해서 물길을 수시로 건넌다.
중간에서 독한 마가목 한 모금으로 기운을 북돋고 인내의 정신으로 한동안 계곡을 치고 내려가 산중의 멋진 폭포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꺾어 제한시간 20 여분을 남기고 시비 안내판들이 서 있는 정규 등산로로 올라선다.
반대쪽 폭포에서 땀에 찌든 몸을 대강 닦고 서둘러 장수대로 내려가 미리부터 술 추렴을 하고 있던 일행들과 만나 라면을 끓여 남은 술을 마시고 1시간도 넘게 기다려 가장 긴 코스를 마쳤다고 자랑하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기진맥진해서 도착해 닦겠다고 줄줄이 화장실로 향하는 여자분들을 더 기다려 줄 곳 막히는 도로를 타고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간다.



▲ 미륵바위봉













▲ 오승골



▲ 가리봉







▲ 오승폭포







▲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



▲ 주능선



▲ 대승령









▲ 보조암골



▲ 가리봉 능선



▲ 대승령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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