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즐긴다는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질마재에서 택시를 내려 한남금북정맥으로 들어가 시작부터 계속 얼굴에 들러붙는 거미줄들을 걷어가며 쉽게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채근해서 새작골산이라고 하는 612.7봉으로 올라가 막걸리 한 컵 마시고 동쪽 지능선으로 꺾어진다.
흐릿한 족적을 살피며 신경수 님의 표지기 한 장이 반겨주는 갈림길에서 삼각점이 표기된 594.0봉을 다녀올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갈 길이 제법 멀어 포기하고 만다.
벌목 지대에서 괴산 쪽의 유장한 산줄기를 바라보다 뚝 떨어져서 30 여분 미국자리공과 잔솔과 가시나무들이 얽혀 꽉 막인 야산 숲을 생고생을 하며 뚫고 인삼밭으로 내려가 안장압 마을의 도로에 주저앉아 진저리를 치고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한동안 숨을 고른다.
정자가 있는 경로당을 지나서 도로를 건너 무덤들을 여럿 지나고 굵은 거미줄들이 끊이지 않고 쳐져 있는 산길을 힘겹게 뚫고 올라가면 몸과 얼굴은 온통 거미줄로 도배가 되고 땅벌은 어디선가 날라와 쏘고 달아나며 이름 모를 온갖 날벌레들이 덤벼든다.
한쪽의 숲에 물러나서 물린 팔에 연고를 바르고 뭉게구름이 피어나는 파란 하늘을 아쉽게 바라보며 다시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는 고민을 하다가 남은 거리도 만만치 않아 과감하게 산행을 접고 만다.
다시 마을로 내려가 주민들에게 물어 큼지막한 거미들이 가득한 버스 정류장에서 소주를 마시며 하루 8번이 있다는 증평 버스를 두 시간이나 기다리다가 참지 못하고 택시를 부르니 불길한 예감대로 바로 버스가 들어온다.
미안한 마음에 버스를 그냥 보내고 마냥 택시를 기다리다 산중의 운곡2리를 모르고 번잡한 아파트 단지를 헤맨다는 기사분께 양해를 구해 돌려보내고 20 여분 괴실 사거리로 걸어 나가 괴산에서 나오는 버스를 잡아타고 질마재를 넘어 증평으로 나간다. (2020.9.13)
동서울터미널
증평터미널(06:50-08:18)
질마재(08:48)
새작골산(09:27)
안장압마을(10:35)
괴실사거리(14:40)
증평터미널
동서울터미널(17:20-19:55)
▲ 질마재
▲ 새작골산
▲ 새작골산 정상
▲ 대산
▲ 군자산 쪽 조망
▲ 이어지는 능선과 오른쪽의 설운산(?)
▲ 안장압
▲ 웅덩이
▲ 새작골산에서 내려온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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