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

晩秋 道峰山

킬문 2020. 11. 9. 14:00

전국의 온갖 안주들로 치장한 식당 촌을 지나 노인들이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는 쉼터에서 보문 능선으로 바로 들어가 가을 가뭄으로 황폐해진 산길을 올라가면 만추에 물든 숲이 시야 가득 펼쳐지고 우수수 불어오는 바람에 낙엽들이 춤을 추며 떨어진다.
주 능선으로 붙어서 우이암을 지나 단골 휴식처인 에덴동산으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최근 못 가본 오봉으로 방향을 잡고 갈림길에서 계곡들을 횡단하는 사면 길로 들어가지만 기대와는 달리 단풍은 다 쇠락하고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적막하다.
낙엽에 발이 빠진 채 한가롭게 바위에 앉아 예전 아내와 같이 다니던 때를 떠 올리며 막걸리를 마시고 다 말라버린 오봉샘을 지나서 전망대에서 미세먼지에 가린 북한산을 바라보다 오봉오로 올라가 거센 바람을 맞으며 다시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송추 능선으로 꺾어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양을 보이는 오봉을 바라보다 여성봉으로 내려가 언제 보아도 꼭 닮은 바위를 한 바퀴 돌고 철 난간들이 쳐져있는 암 능을 지나 하나둘 불을 밝히는 송추로 내려간다.

우이동 (13:43)
주능선(14:53)
오봉(15:45)
여성봉(16:24)
송추(17:33)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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