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도투고탱이 능선

킬문 2021. 11. 22. 19:45

2021년 11월 20일 (토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평창역(05:32-06:45)
장평초교(07:02)
816.3봉(07:53)
767.7봉(08:55)
임도(09:13)
갈정지재(09:25)
844.7봉(09:53)
922.0봉(10:34)
신설임도(10:47)
974.7봉(11:21)
975.2봉(11:47)
995.9봉(14:38)
도투고탱이(15:04)
1274.6봉(16:15)
운두령(17:07)
펑창역
청량리역(19:09-20:30)

◈ 도상거리
17km

◈ 산행시간
10시간 5분

◈ 산행기







어둠이 가시는 장평초교 앞에서 택시를 내려 널찍한 임도를 타고 가족 무덤으로 올라가면 희끗희끗 내리는 안개비가 얼굴에 가볍게 묻어나고 늦가을의 스산하고 적적한 풍경들만 시야 가득 펼쳐져 이른 새벽부터 문득 쓸쓸한 감정들이 떠오른다.
낡은 삼각점이 있는 816.3봉에서 능선과 만나 흐릿한 족적 따라 장평 쪽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실체가 없는 말구리재를 찾으며 767.7봉을 넘고 약한 전기가 흐르는 철망들을 조심스럽게 통과해 한적한 임도로 떨어진다.
시멘트 임도가 교차하는 갈정지재에 앉아 떠나가는 계절을 생각하며 소주를 마시고 스러져가는 흙무덤 옆 나무에 걸려있는, 먼지 쓴 조화 바구니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844.7봉으로 올라가 돌아다니며 숲을 뒤지지만 삼각점은 찾을 수 없고 신경수님의 색 바랜 리본 한 장만이 산객을 맞아준다.
미세먼지인지 안개인지 온통 찌푸려있는 산줄기를 바라보며 지루한 능선을 타고 국립건설연구소의 원형 대삼각점이 놓여있는 922.0봉을 넘어 전에 없던 신설 임도를 만나서 따사한 햇볕을 맞으며 임도를 따라가다 도사리재는 확인도 못 하고 지나쳐 급사면을 치고 974.7봉으로 붙는다.
예전에 그 풍요롭던 더덕들을 떠올리며 삼각점(봉평433/2005재설)이 놓여있는 975.2봉을 지나 군 고구마 하나에 소주 한 컵으로 점심을 때우고 한강기맥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지루하고 볼 것 없는 능선을 한동안 따라가 995.9봉을 넘는다.
용평 쪽의 1015.2봉 지능선과 만나서 그나마 도투고탱이로 추정할 수 있는 안부 두 곳을 지나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며 고도를 높여 낯익은 삼각점(봉평 417/2005재설)이 놓여있는 한강기맥의 1274.6봉으로 올라간다.
적적한 숲에 앉아 젊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남은 술을 마시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반질반질한 숲길을 기분 좋게 따라가 예상보다 일찍 운두령으로 내려가 알코올 없는 맥주만 있다는 휴게소 앞에서 택시를 기다려 그리 가깝지 않은 평창역으로 달려가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찬 캔 맥주 하나로 산행을 마치고 한 시간 앞당겨 입석 기차에 오른다.



▲ 장평초교



▲ 임도



▲ 갈정지재



▲ 고랭지 채소밭



▲ 회령봉



▲ 도투고탱이 (?)



▲ 운두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