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종일 배배 꼬인 날 (인제 대바위산)

킬문 2021. 11. 15. 19:12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40-08:02)
하남초교(10:00-10:57)
783.6봉(12:38)
점심식사(-13:40) 
1019.8봉(15:25)
대바위산(16:12)
군사도로(17:06)
하남초교(18:21)
내촌(19:05-19:40)
홍천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30-21:40)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7시간 24분

◈ 함께 하신 분들
더산, 표산

◈ 산행기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도 일찍 먹고 느긋하게 거실에 앉아 있다가 한 시간을 잘못 생각해 벌써 전철 탈시간이 넘었음을 알아차리고 부랴부랴 배낭을 들고 거리에 나가 교대 시간이라고 손사래를 치는 기사들을 보내다가 간신히 택시 한대를 잡아 아슬아슬하게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해 간신히 첫 홍천 버스에 오른다.
밀리는 춘천고속도로를 어렵게 지나 현리 버스 시간인 8시를 2분 넘기고 홍천터미널에 도착해 벌써 버스가 출발했음을 확인하고는 8시 30분 시내버스로 대학산으로 간다는 캐이님 일행을 따라갈까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다녀온 곳이라 두 번째인 9시 30분 버스를 기다리지만 실은 9시에 내촌 가는 시내버스를 탔어야 했다.
도로가 막혀 30분이나 늦게 온 현리 행 버스를 10시에 타고 하남에서 내려 11시가 다 되어서 하남초교와 양양고속도로를 통과해 빽빽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밭으로 올라가 가파른 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붙으니 어제 코로나 백신을 맞아서인지 팔은 아프고 시작부터 기운이 빠진다.
송전탑들을 지나고 가느다란 군인들의 밧줄들이 매어진 능선과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참호들을 지나 나무와 바위들을 잡고 절벽 같은 급경사 지대를 네발로 박박 치고 올라가니 새하얀 설산으로 변해버린 방태산이 멋진 모습을 보인다.
계속 나타는 암 능 지대들을 넘고 진땀을 흘리며 길게 이어지는 된비알을 지나 대바위산 정상의 군부대를 바라보며 783.6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옹색한 공터에 삼각점(현리315/2005재설)만이 놓여있다.
바람 잔 안부에 앉아 표산님의 생선튀김에 소주를 마시고 어묵과 라면을 끓여 점심식사를 한 다음 완만해진 능선을 지나가다 분위기 좋은 숲에서 더덕들을 캐고 시나브로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인적 드문 숲길을 따라간다.
오미재에서 오는 지 능선을 지나쳐 쉽게 줄어들지 않는 거리를 느끼며 지루하게 1019.8봉에 오르지만 지쳐서인지 아직도 대바위산은 멀리 떨어져 있다.
엇비슷한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간혹 걸려있는 표지기들을 보며 공터에 낡은 삼각점과 경고판이 서 있는 대바위산(1089.8m)에 올라 막걸리 한 컵으로 갈증과 외로움을 달래고 일행들은 틀림없이 중간에서 상남으로 하산하리라 예상을 하고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북서쪽으로 꺾는다,
처음으로 서 있는 큰 암 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힘겹게 우회를 하고 줄줄이 나타나는 암 봉들을 긴장해서 우회하고 넘어서 안부에서 바위 지대들을 타고 헬기장으로 올라가 군부대를 오른쪽 철망으로 길게 우회하니 현리의 산자락에는 서서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군부대를 돌아 포장도로와 만나서 안도를 하며, 시간이 없어 삼각점이 있는 886.2봉과 730.7봉이 있는 능선으로 가려던 생각을 접고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도로를 마냥 따라가다 랜턴까지 켠다.
오른쪽으로 오전에 지났던 능선을 바라보며 곳곳의 민가들을 지나 한 시간도 넘게 걸려 하남으로 돌아가 올 때마다 애용하던 가게 집에 들어가 주인장 할아버지와 인사를 나누고 찬 캔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는 예상대로 상남으로 하산한 일행들과 통화하고 승강장에서 19시에 현리를 출발하는 홍천 행 마지막 버스를 기다린다.
밤눈이 나빠 직행 버스를 못 알아보고 그냥 보내지만 지나치지 않고 경적을 울려주는 기사님의 배려로 버스에 올라 상남에서 승차한 일행들과 만나 내일 산행을 위해 컴컴한 내촌에서 내리지만 웬일인지 동행하기로 했던 두 분이 내리지 않아 당황스러워진다.
홀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주민들에게 아침에 지나치며 확인했던 여관을 수소문하지만 내촌에는 숙박업소가 한 곳도 없고 홍천 가는 버스는 이미 내린 그 버스가 막 차라고 하여 그만 황당해진다.
위의 가게에 들러 다시 확인을 하고는 주인 부부의 권유대로 4만원을 지불하고 퇴근 하는 지기용에 편승해 홍천터미널로 나가 종일 배배 꼬인 일정에 맥이 빠져 다음 날 산행을 접고 터미널에서 떠들던 일행들과 만나 치미는 울화통을 애써 누르며 내미는 더덕 주 몇 잔에 취해서 서울로 돌아간다.



▲ 갈 능선



▲ 대바위산과 군부대



▲ 방태산



▲ 783.6봉 정상



▲ 대바위산 정상



▲ 군부대



▲ 대바위산과 지나온 능선



▲ 군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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