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쓸쓸한 첫눈 산행 (가득봉-백암산)

킬문 2021. 12. 20. 23:16

2021년 12월 19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40-07:55)
미다리(08:03-08:53)
673.0봉(09:44)
임도(10:34)
가득봉(11:44)
임도(12:33)
춘천지맥(13:19)
임도(13:35)
백암산(14:19)
밤까시안부(15:25)
884.8봉(16:02)
능선삼거리(16:10)
쌍계사(17:20)
가령교삼거리(17:25)
내촌(18:20)
홍천터미널(18:50-19:26)
동서울터미널(19:30-20:35)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8시간 32분

◈ 산행기

현리 행 버스를 혼자 전세 내어 미다리에서 내려 전에 없던 양양고속도로에 헷갈려하다가 길을 찾아 미교교를 건너 15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임도 따라 캠핑장을 지나서 한참을 걸어가다 급사면을 치고 어제 내린 눈을 뒤집어쓰며 왼쪽 능선으로 붙어 오른쪽으로 빼꼼하게 나타난 임도와 만나 삼각점(어론 464/1985복구)이 놓여있는 673.0봉으로 올라가 비로소 막걸리 한 컵을 마신다.
미끄러운 능선에 아이젠까지 하고 한동안 흉물스런 산약초 재배장의 철망 따라 상남임도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를 만나서 나무들을 잡고 절개지를 기어올라 신설이 수북하게 쌓인 가파른 능선을 힘겹게 올라가니 흰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가득봉은 아직 멀리에 보인다.
눈에 쭉쭉 미끄러지며 고도를 높여 능선을 올라가면 냉랭한 공기에 뺨이 에이지만 파란 하늘 아래 멋진 눈꽃들이 사방에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공터에 삼각점(어론23/1989재설)이 놓여있는 가득봉(1057.7m)에 올라 다시 막걸리를 마시며 쉬고 무심코 표지기가 걸려있는 북동쪽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서쪽의 반반한 능선을 타고 백암산과 가마봉이 잘 보이는 벌목지대들을 지나 거세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기상시설물이 서 있는 임도를 건너 무성한 산죽 밭으로 들어간다.
찬 눈에 바지를 적시며 몇 번을 와서 또렷이 기억이 나는 춘천지맥과 만나 임도를 건너고 산죽 사이로 나타난 등 로를 한동안 지나 경광등 말뚝이 서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부드러운 산길 따라 큼지막한 정상 석과 삼각점(어론427/2005재설)이 눈에 묻혀있는 백암산(1097.1m)으로 올라간다.
누군가 가까운 곳에서 연호하는 목소리를 들어가며 서쪽으로 이어지는 반질반질한 산길을 부지런히 따라가다 자연스레 북쪽으로 꺾어 밤까시로 이어지는 안부까지 갔다 되돌아와 감마로드 표지기들이 붙어있는 서쪽 마루금을 찾아 급경사에 미끄러지며 교묘하게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지만 역시 아까 헤어졌던 밤까시 길과 만난다.
부쩍 힘이 달리는 양다리를 채근하며 국방부 표시석들이 줄줄이 놓여있는 능선 따라 쉽게 나타나지 않는 884.8봉으로 올라가니 무슨 이름을 얻었는지 만산회 표지기 두 장이 보인다.
서둘러 674.0봉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로 내려가 애초 계획대로 계속 능선을 타고 877.9봉과 797.2봉을 넘어 불을 켜서라도 가족고개로 갈까 고민하다가 내촌까지도 몇 킬로는 걸어가야 해 단념하고 왼쪽 지 능선으로 꺾는다.
와야리에 도착하는 버스 시간은 1시간 15분밖에 안 남아 제 능선으로 갈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발길 닿는 대로 사면을 치고 계곡 최상류로 떨어져 빽빽한 덤불과 잡목들을 뚫고 흐릿한 산길을 찾아 다행히 외딴 암자로 내려간다.
전에는 눈이 더 깊을 때에도 같은 경로로 가족고개를 건너 백우산과 매봉까지 갔었던, 젊은 시절의 산행을 생각하며 씁쓸하게 아이젠을 벗고 시멘트임도 따라 쌍계사를 지나서 서둘러 가령리와 도관리로 포장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로 내려가지만 이미 시간이 늦어 17시 25분 버스를 포기하고 내촌 쪽으로 꺾는다.
한 시간 가까이 차량 한 대, 사람 한 명 만나지 못하며 적적하기만 한 너른 도로를 타고 개 짖는 소리를 친구 삼아 내촌으로 나가 한 시간도 더 기다려야 할 19시 35분 직행버스를 생각하며 가겟집 평상에 앉아 한가롭게 캔 맥주를 마시다가 생각지도 않게 나타나 마을을 돌아 나온다는 시내버스를 조금 기다려 타고 쏜살같이 달려서 일찍 홍천으로 나가 예정보다 한 시간 일찍 직행버스에 오른다.



▲ 미다리



▲ 임도와 가득봉















▲ 가득봉 정상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백암산



▲ 임도



▲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춘천지맥



▲ 백암산



▲ 가마봉



▲ 백암산 정상



▲ 쌍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