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스산한 겨울 산길 (마적산-오봉산-부용산)

킬문 2022. 1. 12. 11:44

2022년 1월 8일 (토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춘천역(06:00-07:22)
상천초교(08:05)
마적산(09:33)
임도(10:49)
문수봉(11:32)
끝봉(11:55)
청평사(13:11)
홈통바위(15:24)
오봉산(15:38)
백치고개(16:08)
부용산(16:58)
백치고개(17:56)
간척리(18:25)
춘천역(19:45-20:05)

◈ 산행시간
10시간 20분

◈ 산행기



상천초교 앞에서 버스를 내려 돼지열병 철망을 두어 번 넘어서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산으로 들어가 기독교인 가족묘들과 조화들로 치장한 수목장터들을 지나서 급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붙어 천전리에서 오는 반질반질한 산길과 만난다.
줄줄이 통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능선을 지나 정상 쪽에서 내려오는 부지런한 주민들과 지나쳐 전에 본 기억이 없는 용머리 바위를 지나서 해맞이 소원비와 정상 석이 놓여있는 마적산(x610.2m)에 올라 벤치에 앉아 막걸리 한 컵 마시고 흰 안개에 덮인 소양호를 바라보며 몸을 일으킨다.
잔설로 미끄러운 능선을 내려가 소양댐에서 오는 산길과 만나 바스락거리는 낙엽들을 밟으며 임도를 건너고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삼각점(내평21/1988재설)과 이정표가 서 있는 문수봉(785.3m)에 올라 다시 막걸리를 마시며 쉬다가 계획을 바꿔 미답지인 청평사 쪽으로 들어가 너른 헬기장이 있는 끝봉을 지나고 삼거리에서 왼쪽 지 능선으로 꺾는다.
급 비탈을 내려가다 얼핏 지능선 끝에 있는 650.4봉이 끝봉 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삼거리로 되돌아와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힘겹게 안부로 떨어져 아무것도 없는 650.4을 올랐다가 30여 분 아까운 시간을 쓰고 힘만 빠져 돌아온다.
밧줄들이 걸려있는 급경사 지 능선을 뚝 떨어져 내려가 얼어붙은 계곡을 건너 청평사로 떨어져 능 선 중간으로 바로 이어지는 등 로들을 버리고 배 터에서 삼삼오오 올라오는 관광객들과 지나쳐 주차장까지 내려가 부용교를 건너서 바로 능선 끝에서 붙는다.
줄줄이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험준한 바위 길을 지나 암 봉으로 올라서면 연륜이 오래된 고사목들 너머로 박무 속에서도 소양호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부용산과 봉화산이 우뚝한 모습을 보이며 문수봉에서 청평사로 내려온 지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쉬지 않고 나타나는 암 능들을 넘고 우회해서 배낭을 긁혀가며 좁은 홈통바위를 간신히 통과하니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희끗희끗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며 기온이 떨어진다.
반대에서 내려오며 가장 험한 곳을 오른다고 인사 하는 사람들과 만나 청평사로 이어지는 몇 곳의 갈림길들을 지나쳐 오봉산(777.8m)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공터에 작은 오석 대신 전에 못 봤던 새로운 화강암이 보이고 삼각점이 없어 이상은 하지만 바람과 눈보라가 거세게 불며 등을 떠밀고 마지막 배시간도 빡빡해서 서둘러 내려가는데 실제 정상은 조금 더 갔어야 했다.
완만해진 흙길 따라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백치고개를 건너고 낙엽과 잔설로 미끄러운 능선을 가파르게 치고 정상인줄 알고 올라가지만 1.2km 떨어진 부용산은 흐릿한 대기 속에 아직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음을 급하게 한다.
몇 번째이지만 기억도 안 나는 된비알을 한동안 넘어 을씨년스러운 겨울 억새들을 뚫고 넓은 헬기장에 작은 정상 석이 놓여있는 부용산(880.3m)에 올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남은 술로 정상 주를 마시고 뿌연 하늘에 흐릿하기만 한 봉화산 쪽 능선을 아쉽게만 바라보다 17시 30분 마지막 배는 포기하고 일단 백치고개로 되돌아간다.
중간에 왼쪽으로 급하게 꺾어지는 길을 놓치고 북서쪽 급사면으로 한참 잘못 가다 돌아와 신경을 바짝 쓰며 점점 어두워지는 산길 따라 백치고개로 돌아가 이미 떠난 배를 아쉬워하며 반대로 간척리로 향한다.
처음 몇 대의 차량들이 지나간 후 내내 텅 빈 도로를 한동안 걸어 간척리로 내려가 산행을 마치고 승강장에 서 있다가 양구에서 한 시간에 한 대씩 지나가는 직행버스를 순간적으로 놓치고는 미련한 자신을 책하며 추위에 벌벌 떨며 한 시간을 더 기다려 환한 불빛이 반갑기만 한 버스를 잡아타고 춘천으로 나간다.



▲ 도로에서 바라본 마적산



▲ 용머리 바위



▲ 해돚이 소원비



▲ 마적산 정상



▲ 마적산에서 바라본 문수봉과 부용산



▲ 소양호



▲ 임도



▲ 끝봉



▲ 청평사와 오봉산



▲ 암 능에서 바라본 650.4봉, 끝봉, 문수봉



▲ 봉화산



▲ 소양호와 지나온 능선



▲ 가짜 오봉산 정상



▲ 백치고개



▲ 부용산 정상



▲ 백치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