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적막한 눈길 (고대산-지장봉)

킬문 2022. 2. 3. 21:34

2022년 2월 2일 (수요일)

◈ 산행경로
동두천역
신탄리역(06:25-07:25)
칼바위(08:53)
대광봉(09:17)
고대산(09:34)
보개산(10:50)
능선삼거리(11:52)
임도(13:00)
지장봉(14:21)
화인봉(15:04)
북대(16:46)
삼형제암
임도(17:26)
담터계곡(17:49)
신설도로(18:42)
운천
의정부

◈ 도상거리
18km (능선 14+ 임도 4)

◈ 산행시간
11시간 17분

◈ 산행기

난방도 별로 안 되는 동두천역 맞이방에서 홀로 40 여분을 기다려 39-2번 버스를 타고 신탄리역에서 내려 오래 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텅 빈 도로 따라 제2 등산로로 들어가면 아이젠 한쪽은 끊어져 덜렁거리고 가파른 길은 미끄러운데 냉랭한 추위에 귀가 에인다.
전에 없던 정자에서 철원군 쪽의 조망을 휘휘 둘러보다 얼어붙은 칼바위를 지나서 환상적인 눈꽃과 상고대들을 바라보며 주 능선의 대광봉으로 올라가 고대정 앞에서 가야 할 지장봉을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주위의 찬란한 설경에 감탄을 하며 고대산(831.8m)으로 올라가지만 추워서 그런지 야영객도 한 명 없고 썰렁하기만 하다.
지장산으로의 먼 여정을 경고 하는 안내판들을 보며 남동 쪽으로 꺾어 새로 생긴 벤치에 앉아 따사한 햇볕을 맞으며 다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수북하게 쌓인 눈에 푹푹 빠지며 선답자의 족적이 흐릿하게 찍혀있는 암 능 지대를 조심스럽게 통과한다.
생각보다 쉽게 나타나지 않던 보개산에 올라 금학산으로 꺾어지는 족적과 헤어져 보개지맥으로 들어가 흔적 없는 적적한 눈길을 헤치고 멀리 나타나는 지장봉을 향하니 습설이 시작되며 끊임없이 등산화에 낙엽과 눈이 뭉쳐 진행을 못해 난감해진다.
6사단 벙커 이정판이 서 있는 곳에서 다시 뚜렷한 등로를 만나 줄줄이 놓여있는 폐 타이어들을 밟으며 널찍한 임도로 내려가 데크 계단들을 타고 능선으로 붙어 눈속에 묻혀있는 굵은 밧줄들을 잡고 계속 이어지는 암 능 지대들을 통과한다.
관인봉 갈림길을 눈여겨 보며 지겹게 나타나는 바위들을 조심스럽게 넘어 언제부터인가 나타난 족적을 보며 험하게 솟아있던 지장봉( 877.4m)에 올라가 한쪽의 바위에 앉아 소주를 마시다가 뒤돌아가 관인봉으로 향하는 것은 시간이나 지형으로 보아 무리라고 하는 냉정한 판단을 하고 그냥 향로봉 쪽으로 진행을 하기로 한다.
굵은 밧줄들을 잡으며 언제나 힘든 수직 암 능을 힘겹게 통과해서 안부로 내려가 내산리 쪽으로 꺾어진 발길과 헤어져 발 디딤판들과 밧줄들이 걸려있는 화인봉(x805m()을 힘겹게 넘어 쓸쓸하고 적막한 능선 따라 쉬지않고 나타는 암 능들을 조심스럽게 오르내린다.
헬기장이 있는 북대(x710.1m)에서 보개지맥과 헤어져 굵은 밧줄들이 줄줄이 걸려있는 험준한 절벽지대들을 긴장해서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족적 없는 눈길이 너무 미끄러워 긴장이 되고 얼은 밧줄에 손은 에인다.
간신히 삼형제봉을 통과해 임도로 내려가 바로 앞의 향로봉을 바라보다가 몇 번이나 간 곳이고 컨디션도 별로인데 일몰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아 무리하지 않고 왼쪽 산길로 꺾어진다.
절터 이정판을 만나 나무계단들을 타고 담터계곡으로 떨어져 어지럽게 발자국들이 찍혀있는 임도를 뚜벅뚜벅 내려가 민가에서 피어 놓은 모닥불에 잠깐 얼은 몸을 녹이고 얼어붙은 중리저수지를 지나서 금방 큰 도로로 내려가지만 자주 왔었던 삼거리의 그 풍경이 아니라 당황하게 된다.
정겨웠던 막국수집과 두부집 그리고 오래된 가게들이 있던 그 풍경을 떠올리며 혼란해하다가 운천 택시를 부르고는 중리저수지의 댐 때문에 기존 삼거리의 중간에 신설된 도로라는 것을 알고는 의문이 해소된다.
의외로 대처인 운천에서 나이를 먹어서인지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추위를 느끼며 몸을 벌벌 떨다가 또 멍청하게 버스 한대를 눈 앞에서 그냥 보내고는 마지막 3001번 버스를 기다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의정부로 나간다.



▲ 신탄리



▲ 북녁의 산줄기



▲ 철원 쪽 조망







▲ 고대정



▲ 지장봉과 석봉





▲ 고대산



▲ 뒤돌아본 고대산



▲ 금학산



▲ 석봉 능선



▲ 관인봉



▲ 지장봉 정상



▲ 고대산과 금학산



▲ 삼형제암으로 이어지는 능선



▲ 뒤돌아본 지장봉



▲ 화인봉 정상



▲ 삼형제암에서 종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임도에서 바라본 향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