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엄동설한의 땅 (수덕산-애기봉-중봉)

킬문 2022. 2. 7. 20:09

2022년 2월 5일 (토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가평역(06:00-06:50)
상가둘기(07:15-07:46)
수덕산(09:22)
애기고개(11:59)
애기봉(13:29)
관청리갈림길(14:25)
주능선(15:48)
중봉(15:56)
적목리갈림길(16:33)
안부삼거리(17:54)
적목삼거리(18:04)
가평역(18:14-18:54)
상봉역

◈ 도상거리
17.2km

◈ 산행시간
10시간 18분

◈ 산행기



가평역 대합실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려다가 휴대폰을 크게 틀어놓은 사람을 피해 승강장 발열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며 버스를 기다려 언젠가 화악산과 역에서 만났었다는, 강씨봉을 간다는 등산객 한분과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다 상가둘기에서 홀로 내려 산으로 들어간다.
냉랭한 바람을 맞으며 마른 먼지 풀풀 일어나는 메마른 능선 따라 기암과 고인돌바위를 지나고 제령리에서 오는 산길과 만나 공터에 작은 정성 석이 놓여있는 수덕산(793.7m)에 올라 낯익은 삼각점(춘천315/2005재설)을 알현하고 찬 막걸리 한 컵으로 허전한 목을 채운다.
서서히 많아지는 눈에 빠지며 까칠한 암 능들을 넘고 있으면 너무나 차가운 바람이 몰려와 몸을 에이고 손이 곱아 잠시라도 장갑을 벗을 수 없으며 요 근래 경험하지 못했던 강추위에 수시로 바위 뒤에 숨어 핫팩을 만지느라 정신이 없고 시간만 줄줄 흘러간다.
아무래도 중간에 탈출할 요량으로 서둘러 임도가 넘어가는 애기고개로 내려가지만 햇볕이 따사하게 내리쬐는 헬기장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니 다행히 기운도 나고 추위도 좀 덜해 지는 것 같아 진행을 하기로 한다.
급경사 눈길을 한동안 넘어 조망 바위에 서서 눈 덮인 화악산과 응봉을 바라보고 반대에서 오는 7-8명의 남녀 등산객들과 지나쳐 낡은 삼각점과 정상 오석이 서 있는 애기봉(1054.9m)에 올라 몇 번째의 기억을 떠올리며 소주 한 모금으로 추위를 달랜다.
다행히 지나간 분들의 족적이 파여 있는 심설을 뚫고 관청리 갈림길을 지나서 밧줄 난간들이 줄줄이 쳐져있는 암 능 지대들을 힘겹게 올라가면 된비알이기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점점 힘이 달리고 진행이 늦어져 안타까워진다.
암 능을 계속 우회하고 얼은 눈에 쭉쭉 미끄러지며 몇 번이나 속은 끝에 주능선과 만나서 데크가 있는 중봉(1446m)에 올라 어린 초병들과 함께 사방을 휘휘 둘러보고 혹시 18시 버스를 놓치면 2시간50분을 기다려야 하는, 건들내로 내려가려던 생각을 바꿔 가능하면 빨리 적목리로 가기로 한다.
잘 나있는 눈길을 뛰듯이 달려가 삼거리에서 조금 더 먼, 용수동으로 이어지는 직진 길을 버리고 왼쪽 적목리 방향으로 꺾어 부지런히 눈길을 따라가지만 낮은 봉우리들이 계속 나오고 거친 바위지대들도 넘어야 해 조바심이 난다.
다행히 완만해진 산길을 미끄러지며 떨어져 삼거리에서 약속의 땅이 있는 오른쪽으로 꺾어 391번 지방도로로 내려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배낭을 정리하고 있으니 18시 10분에 떠나는 군내버스가 종점으로 휙 올라간다.



▲ 기암



▲ 수덕산 정상



▲ 애기고개



▲ 촉대봉과 몽가북계



▲ 당겨본 화악산과 응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화악산



▲ 응봉과 촉대봉



▲ 애기봉 정상



▲ 뒤돌아본 애기봉



▲ 중봉 정상



▲ 수덕산에서 이어온 능선



▲ 촉대봉과 몽가북계



▲ 석룡산과 한북정맥



▲ 뒤돌아본 화악산



▲ 적목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