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ⅰ)

설국 명성산

킬문 2023. 1. 9. 20:10

2023년 1월7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도봉환승센터
산정리(06:25-08:14)
책바위
자인사갈림길(10:06)
팔각정(10:28)
삼각봉(12:16)
명성산(12:31)
신안고개(16:58)
산정리(17:47)
도봉환승센터

◈ 도상거리
11.56km

◈ 산행시간
9시간 32분

◈ 산행기



간밤의 신설이 수북하게 쌓인 산정호수 종점에서 버스를 내려 비싼 이동막걸리 한 병 사서 눈을 치우고 있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억새밭 산길을 따라가다 미답인 왼쪽의 책바위 방향으로 꺾는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현란한 설경을 마음껏 감상하며 발자국 하나 없는 숫눈을 밟고 가파른 나무계단들을 밟으며 험준한 암 능을 올라가면 흰 눈에 덮여있는 산정호수가 발 아래로 모습을 보이지만 미세먼지 때문인지 주위의 산자락들은 흐릿하기만 하다.
세찬 바람에 방풍재킷까지 껴입고 안전 시설물들이 없던 예전에는 어떻게 다녔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줄줄이 놓여있는 가파른 나무계단들과 발 디딤판들이 놓여있는 험한 암 능들을 넘어 밧줄들을 잡고 미끄러운 바위지대들을 한동안 통과해 자인사 갈림길을 지나서 반대에서 오는 일단의 젊은 산객들을 지나쳐 팔각정으로 올라간다.
정자에서 찬 막걸리 한 컵 마시고 수북한 눈에 빠지며 역시 발자국 하나 없는 능선을 부지런히 따라가니 가을의 영광을 잃은 앙상한 억새밭이 옆으로 드넓게 펼쳐지고 멀리 뾰족한 삼각봉이 모습을 보이지만 발은 눈에 가린 바위들에 연신 부딪치고 시간은 덧없이 흘러가 걱정이 된다.
중간에 친구 어머님의 갑작스런 부음을 듣고 명성산에서 약사령을 지나 각흘봉으로 가려던 계획을 접고 1.9km 밖에 안 되는 삼각봉(906.6m)을 2시간이나 걸려 힘겹게 넘어서 뒤따라오는 등산객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안부에서 밧줄들이 걸려있는 바위지대들을 지나 공터에 낯익은 정상 석과 삼각점이 놓여있는 명성산(922.0m)으로 올라간다.
눈 덮인 적막한 정상에서 그저 뿌옇기기만 한 주위들 둘러보며 다시 막걸리 한 컵 마시고 진행하며 나오는 다음 안부에서 신안계곡으로 빠지는 곳은 예전에 갔던 길이라 300미터를 되돌아가 이정표 안부에서 꺾어지지만 결국은 같은 길이다.
수군거리는 뒷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 능선으로 붙어 이정표가 서 있는 궁예봉 삼거리에서 계곡으로 꺾어 간간이 걸려있는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성가신 너덜 강들을 지나 다시 능선으로 붙어 밧줄들이 걸려있는 암 능을 만난다.
홀로 절벽처럼 뚝 떨어지는 급사면을 내려가다 바위들이 다 얼어있고 밟는 대로 쭉쭉 미끄러져서 뒤에 따라오던 젊은 등산객 두 분과 중년 부부 한 쌍을 기다려 함께 통과하기로 한다.
내 발자국만을 보고 따라왔다는 분들과 험준한 폭로 옆으로 이어지는 미끄러운 사면 길을 서로 봐주며 밧줄들을 잡고 긴장을 해서 3 피치를 내려가면 절벽을 휘도는 꺾임 곳에 밧줄이 걸려있지만 줄도 느슨하고 바위는 마치 기름 바른 장어처럼 반질반질해 그냥 지나가다가 추락을 할 위험성이 아주 큰 곳이다.
일행들과 의논을 해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 용화저수지로 내려가자고 주장을 해보지만 일몰이 촉박하고 길도 험해서 무리라는 판단을 한 분들이 소방서로 구조 요청을 해서 1-2시간 내로 출동할 테니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응답을 받았다고 해 같이 행동을 하기로 한다.
2019년 11월에 이곳을 지나며 눈이 있거나 얼어붙을 한겨울에는 아주 위험한 곳이라고 산행기에 썼던 바로 그 지점임을 떠올리며 한 시간을 기다려 철원소방서 구조 팀을 만나 한명씩 가슴에 추락 방지 밧줄을 하고 차례로 공포의 구간을 통과한다.
기억과는 달리 이후 위험한 곳이 없는 완만한 산길을 지나서 신안고개로 내려가 구조 팀에 감사를 표하고 펜션들이 즐비한 도로를 한 시간 걸어 아침에 출발했던 시끌벅적한 산정리에서 일행들과 헤어져 아침에 이용했던 버스에 다시 오른다.






















































▲ 얼어붙은 폭포



▲ 2019년의 폭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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