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40-07:50)
군업교(08:00-08:19)
등산로들머리(09:03)
집터1(11:10)
집터2(11:40)
암능
산행포기(13:10)
집터2(14:09)
주능선(15:26)
공작산(16:03)
군업리안부(16:39)
문바위골갈림길
공작현(17:38)
홍천터미널(18:45)
동서울터미널(19:00-20:10)
◈ 산행거리
11.2km
◈ 산행시간
9시간 19분
◈ 산행기
내면 가는 버스를 홀로 타고 군업리에서 내려 군업교를 건너 설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안골마을을 바라보며 도로 따라 이정표가 서 있는 들머리로 걸어가 겨울 장비를 챙기고 수북하게 눈이 덮인 뜨메기골 계곡으로 들어가니 신설에 최근 내려온 듯한 발자국 하나가 보여 반가워진다.
돋보일 것 없는 얼어붙은 수수한 물길 따라 합수부로 올라가 막걸리 한 컵으로 쓸쓸한 마음을 달래고 홍천군의 붉은 리본들이 가리키는 산길 따라 첫 축대를 만나서 공작폭포 460미터 이정판이 서 있는 삼거리에서 우회 길을 버리고 계곡으로 올라가지만 크기가 작아서인지 아니면 그냥 지나쳤는지 폭포를 확인하지 못한다.
깊은 눈에 푹푹 빠지며 공작산 정상 1.6킬로 이정표를 지나 두 번째 축대에서 좌우로 슬그머니 사라진 길을 찾다가 어차피 지능선으로 오르면 개념도대로 등로와 만날 것으로 판단 해 왼쪽의 가파른 지능선을 치고 정상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암벽으로 향한다.
암 능을 만나 정면으로 바위들을 잡고 한발 한발 올라가다 중간 어디쯤에서 진행이 불가능해 위태롭게 눈에 미끄러지며 내려와 오른쪽으로 만만해 보였던 침니를 타고 네발로 나무들을 잡아가며 능선으로 붙지만 기다렸던 족적은 보이지 않고 차가운 바람만이 불어온다.
이어지는 암 능을 우회하다가 다시 눈 속에 한발 한발 디딤판을 만들며 급사면을 온 힘을 쓰고 박박 기어 능선으로 붙어 쓰러진 나무들과 눈을 뚫고 작은 암봉으로 오르니 공작산 정상은 불과 100여 미터 앞이지만 험준한 바위 지대가 계속 이어지고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과감하게 후퇴 하기로 결정을 한다.
올라올 때보다 더 힘들게 엉덩이를 바위에 대고 스틱으로 바닥을 찍어가며 절벽을 피해 급사면을 미끄러지며 통과해 두 번째 집터로 내려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대강 빵으로 점심을 때운 후 산행을 접기로 하고 올라온 길을 내려가다 이정표를 확인하고는 뭔가 이상해 두 번이나 집터 주위를 헤매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지는 길을 찾는데 깨끗한 눈길에 아무런 표시도 없다.
발자국 하나 없는 계곡 눈길을 한동안 따라가 그물망으로 둘러싸인 무덤을 지나서 반질반질한 눈길이 반겨주는 주 능선으로 올라가 난간 밧줄들이 쳐져 있는 전위 봉을 넘어서 철 난간들을 잡고 천신만고 끝에 커다란 정상석과 삼각점(청일21/1988재설)이 놓여있는 공작산(882.5m)으로 올라간다.
한동안 럿셀을 하고 암 능에서 얼마나 용을 썼던지 마구 쑤셔오는 몸뚱이를 술 한 모금으로 달래고 일몰도 가깝기는 하지만 기운도 없어 7킬로 남은 수타사는 가파른 약수봉도 넘어야 하고 노천저수지로 이어지는 공작릉은 족적이 없어 포기하고 지나온 능선으로 꺾어 제일 만만한 공작현으로 향한다.
올라오면서 놓쳤던, 군업리로 이어지는 옹기짐고개 안부를 지나 기운을 내어 나지막한 봉우리들을 두엇 넘어서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화장실과 주차장이 있고 큼지막한 등산 안내판이 놓여있는 공작현으로 내려가 힘들었던 산행을 마친다.
몇 년 전 겨울에 라이미님과 함께 솔치에서 응봉산을 넘어 고생 끝에 어둠 속 불빛에서 반갑게 만났었던 그 붉은 광고판이 서 있는 고갯마루에서 지저분한 배낭을 정리하고 영상 7도의 날씨에도 떨려오는 몸뚱이를 마지막 남은 술로 달래며 홍천 택시를 기다리고 있으면 공작산자락은 금세 실한 어둠이 몰려온다.
▲ 군업천
▲ 효자각
▲ 공작산 들머리
▲ 뜨메기골
▲ 합수부
▲ 첫 집터
▲ 두 번째 집터
▲ 공작산
▲ 공작산 정상
▲ 군업리 안부
▲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공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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