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15구간 (장성봉-악휘봉-희양산-백화산-이화령)

킬문 2006. 7. 8. 15:46

2001년 4월 12일 (목요일) 

◆ 산행일정
버리기미재(04:18)
장성봉(05:23)
787봉전망대(06:48)
악휘봉갈림길(07:14)
은치재(08:20)
주치봉(08:50)
구왕봉(09:22)
지름티재(09:41)
희양산(10:37)
이만봉(12:09)
곰틀봉(12:22)
사다리재(12:38)
981봉(13:15)
평전치(13:38)
백화산(14:09)
황학산(14:50)
각서리갈림길(15:20)
이화령(16:15) 

◆ 산행시간
약 11시간 57분 

◆ 후기

전날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만 산에는 얕은 눈이 덮혀 있고 바람도 세게 부는 것이 제법 쌀쌀하다. 

컴컴한 버리기미재에서 잘못보고 계곡으로 들어갔다가 능선으로 다시 붙는다.
장성봉(915.3m)에 오르니 사방이 흰눈으로 덮혀 때 아닌 雪國을 보여주는데 아이젠을 챙겨오지 않은것이 내심 불안해진다.
은치재로 하산 할 일행들을 뒤에 두고 잰 걸음으로 악휘봉 갈림길까지 와서 대간은 아니지만 선바위를 지나 악휘봉(845m)을 구경하고 돌아온다.
은치재까지는 내리막 길이고 주치봉(683m)을 지나서 구왕산(677m)으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 봉우리를 몇개 넘어야 한다.
지름티재에서 희양산 오르는 길은 거의 수직절벽이고 바윗돌은 얼음이 덮고있어 굉장히 미끄러우며 그나마 가느다란 밧줄은 얼어붙어서 잡아 당길 수가 없다.
다시 한번 아이젠 없는 것이 못내 아쉽고 일행과 떨어져 홀로 이구간을 오르는 것이 내내 후회가 되었다.
이럭저럭 나무뿌리와 바위들을 잡고 중간쯤 오르다 내려다 보면 떨어질까 봐 다리가 후들거린린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얼은 밧줄을 팔에 감고 힘을 주어 나뭇가지를 잡으며 갈라진 바위를 간신히 넘는다.
다시 두텁게 얼어붙은 침니지대를 한발자국씩 조심조심 올라 드디어 능선에 닿는다.
땀이 범벅이 되어 밑을 쳐다보니 까마득한 절벽이 위험하게 보이고 사선을 통과한듯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희양산(998m)을 올랐다가 배너미평전에서 이만봉(989m)과 곰틀봉을 넘으면 여기는 눈이 녹고 따뜻한 햇살이 비춘다.
사다리재로 내려와 뇌정산 갈림길인 981봉을 넘으니 평전치에서는 가파른 오르막 길이 기다린다.
큰 암봉을 우회하고 꾸준히 오르면 백화산(1063.5m) 정상인데 헬기장에 앉아서 쉬고 있으니 아지랭이가 피는듯 대기가 아른아른하다.
억새밭으로 뒤덮힌 황학산(910m)을 지나고 넓은 길을 내려가면 각서리로 내려가는 안부에는 이정표가 서있다.
잡풀들을 헤치고 군부대를 우회해서 이화령으로 내려간다.
이화령휴게소에서 맥주 한캔 마시다 트럭을 얻어타고 고개를 내려가 버스로 갈아 타고 수안보로 간다.
호텔내에 자리한 버스터미널에서 소주 한잔 마시고 있으니 온천욕을 끝낸 일행들이 불그레한 얼굴을 하고 웃으며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