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백두대간 34구간 (신선봉-마산-진부령)

킬문 2006. 7. 10. 15:13
2002년 1월 10일 (목요일) 

◆ 산행일정
미시령(05:55)
상봉(08:26)
화암재(08:41)
신선봉(09:32)
대간령(11:27)
대간령위 봉우리(13:32)
마산전 봉우리(14:18)
마산(15:07)
알프스스키장(16:13)
진부령(16:57) 

◆ 산행시간
약 11시간 02분 

◆ 후기
대간을 마치는 날이어서 마음이 풀렸는지 광희동에서 꼼장어와 소주로 얼큰하게 한잔 하고 출발을 한다.
미시령에서 산을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불고 눈보라가 날리며 매서운 날씨에 몸이 오그라든다.
큰 암봉인 상봉(1239m)을 넘고 너덜지대를 통과하면 눈도 많고 미끄러우며 곳곳에 밧줄이 매여있다.
화암재에는 웬 책상 하나가 놓여있고 오른쪽으로 화암사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신선봉(1204m)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마루금을 찾기는 하지만 우회하는 길도 있어 아주 헷갈리는 곳이다.
집터가 있는 대간령에서 점심을 먹고 가파른 눈길을 힘겹게 오른다.
안부로 내려갔다가 허벅지까지 빠지는 가파른 눈길을 헤치며 능선을 올라가면 진땀이 흐른다.
모든 것이 묻혀있는 눈밭에서 표지기만 확인하고 러셀을 하며 길을 찾으니 적막한 산속에는 황량한 바람만 불어온다.
능선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종이 걸려있는 마산(1051.9m)에 오르니 바람만 거세게 불고 사방은 희뿌연 운무로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않는다.
알프스스키장으로 내려가 콘도를 지나면 포장도로를 따라도 진부령으로 갈 수 있다.
일행들을 도로로 먼저 보내고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 왼쪽 홀리초등학교 뒤로 나가니 갑자기 길이 없어진다.
농로를 건너고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올라가면 반가운 대간 표지기들이 보이니 아마 마루금은 군부대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참호를 따라 이어지던 대간은 도로가 보이는곳에서 급하게 왼쪽으로 꺽어진다.
가느다란 밧줄을 잡고 포장도로로 내려섰다가 다시 도로를 횡단해서 드디어 표시석이 서있는 진부령에 도착한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이어지는 우리 땅의 등줄기를 생각하며 쉼 없이 걸어왔지만 이곳 진부령에서 막혀있는 북녁땅의 산줄기를 생각해보면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 뿐이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서 우리 땅 우리 산줄기를 마음대로 밟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기을 기다려본다.
근처 식당에서 가벼운 기념식을 하고 술잔을 주고받으며 모두들 길고 힘들었던 백두대간 대장정의 마무리를 기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