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금남호남.호남정맥

금남정맥 4구간 (함박산-바랑산-대둔산-배티재)

킬문 2006. 7. 12. 23:36
2003년 6월 7일 (토요일)

* 산행일정
남부터미널(05:40)
신도안(07:24)
황룡재(07:44)
함박봉(08:05)
깃대봉(08:43)
임도09:07)
뒷목재(09:17)
370봉(09:52)
곰치재(10:45)
350봉(10:58)
물한이재(11:40)
427봉(12:04)
전망대바위(12:48)
바랑산(13:08)
사거리안부(13:32)
월성봉(13:53)
수락재(14:39)
575봉(15:00)
깔딱재(15:20)
829봉(16:00)
대둔산마천대(16:32)
낙조대(17:12)
640봉(17:52)
배티재(18:12)
대전터미널(19:40)
동서울터미널(21:35)

* 산행시간
약 10시간 28분

* 산행기

- 함박봉
계룡대가 있는 신도안가는 버스는 새벽 5시40분에 첫차가 있어서 오늘같은 장거리산행에 큰 도움이 되는데 아마 군인들의 출근시간을 고려했기 때문일것이다.
정류장 표지판만 서있는 종점에 내려 연락해둔 택시로 황룡재에 가니 아직 8시도 않되었고 다행스럽게도 이른 시간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잡초를 헤치고 길도 없는 절개지를 올라 대전선화감리교회로 들어가니 개 몇마리가 맹렬히 짖으며 따라 온다.
교회뒤의 통나무계단을 통해 공동묘지를 지나고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짙은 풀냄새가 풍겨오고 하늘은 유난히 푸르러 너무 덥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산불초소와 묘 한기가 있는 함박봉(404m)에는 활공장이 있고 헹글라이딩을 하다 사고를 당한 사람의 추모동판이 있어서 애틋한 사연을 읽어보게 된다.
정상에서 땀을 딱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으면 논산일대의 전답들과 저수지가 넓게 펼쳐지고 바랑산과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능선봉들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함박봉에서 바라본 계룡산에서 이어지는 정맥길)



(함박봉에서 바라본, 바랑산 가는길)

- 뒷목재
좋은 시절을 만나 길을 온통 뒤덮고있는 잡초들을 헤치며 풀독이 오르지 않게 장갑도 끼고 팔소매도 바짝 내린다.
빽빽한 잡목들을 뚫고 사거리안부를 넘어 송전탑을 지나면 바로 깃대봉(393.1m)인데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는 군인들이 버린 고형연료등 쓰레기가 널려 있으며 나무들 사이로 시야가 조금 트일 뿐이다.
잠시 방향이 헷갈렸다가 쓰러진 깃대를 밟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어둠침침한 숲길이 이어진다.
돌무더기들이 뒹구는 너덜을 지나고 최근에 조성된 호화분묘가 보이는 임도로 내려서서 보광사표지석이 있는 뒷목마을까지 걸어간다.
68번지방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뒷목재는 지하수로를 통해서 건너고 고속도로에 설치된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차량소리는 귀청을 울리고 진땀이 흐른다.

- 물한이재
울창한 잡목숲을 헤치며 370봉을 오르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내려가다가 반대에서 오는 등산객과 조우한다.
서로 통성명을 하니 사이버상에서 자주 글을 읽었던 부산의 곽연기님이며 새벽에 깔딱재에서 출발하여 양정고개까지 가신다고 한다.
짧은 인사후 잘 가시라 말씀만 드리고 헤어졌는데 얼음물 한잔이라도 못 드린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임도로 내려가서 지형이 이상해 왔다갔다 헤메다가 능선으로 붙으니 정맥길이 이어지고 곧 곰치재가 나오는데 임도따라 가도 만나게 되어있다.
328봉을 비껴가는 너덜길을 지나고 350봉을 넘어 멋있는 암릉길을 날등으로 통과가면 시야가 트이며 가슴이 시원해진다.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삼각점이 있는 363.9봉을 넘어 급한 내리막 길을 내려가 도로공사가 진행중인 물한이재로 내려선다.
마구 파헤쳐 놓은 절개지를 올라 쓰러진 전신주에 앉아 있으니 수많은 나비떼들이 현란한 날개짓을 하며 사방으로 날라 다닌다.

- 월성봉
가파른 산길을 올라 427봉을 넘고 짧은 수직절벽을 소나무를 잡고 조심해서 내려간다.
암릉들을 따라 벼랑지대를 지나면 넓은 전망대바위가 나오는데 마을들과 논산저수지가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
바위지대를 계속 지나서 바랑산(555.4m)에 오르니 삼각점에 바랑산이라 적혀있으며 나무들이 많아 조망은 별로이지만 이제 월성봉은 바짝 앞으로 다가와 있다.
높게 솟아있는 월성봉을 향해서 발길을 옮기면 어느덧 대둔산 마천대의 개척탑이 눈에 들어오지만 너무나 까마득해서 언제나 갈것인지 한숨이 나온다.
절벽위를 따라가며 중간중간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에 서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고 여유롭게 조망을 즐기며 쉬고있는 등산객들이 부러워진다.
소나무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큰 암봉을 넘으면 좋은 등로와 만나고 곧 오른쪽으로 길이 있는 넓은 안부를 가로질러 산죽지대를 지난다.
가파른 능선길을 한동안 오르면 넓은 헬기장이 있는 월성봉(650m)인데 작은 바위로 만들어진 정상석이 있다.
정상의 바위위에 서니 계룡산에서부터 이어지는 정맥줄기가 뚜렸하고 시원한 바람은 쉴새없이 불어와 더운 땀을 식혀주며 양촌면일대와 사찰인듯 팔각형의 건물이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바위에서 바라본 바랑산과 월성봉)



(월성봉 정상석)



(월성봉에서 바라본 바랑산)



(월성봉에서 내려다본 양촌면 마을들과 사찰)

- 깔딱재
노송들이 멋있게 서있는 전망대바위 몇곳을 지나면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마치 하산길인듯 고도를 낮춘다.
바위길을 만나 날카로운 암봉의 날등을 타고 내려가면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옆으로 천등산은 높게 솟아있다.
밧줄이 걸린 암벽을 내려가다 길은 바위사면을 타고 아주 급하게 떨어지는데 미끄럽고 잔돌이 많이 굴러서 조심스럽다.
수락계곡으로 연결되는 수락재로 내려서면 이정표가 서있고 모처럼 시원한 그늘에서 땀을 말리고 간식을 먹어둔다.
고개를 넘어 경사가 완만한 산길을 따라서 넓은 헬기장이 있는 575봉을 오르고 잠시후 안심사갈림길을 지난다.
등굽은 노송들이 서있는 580봉을 오르고 수락리와 안심사가 있는 완창리를 잇는 깔딱재로 내려가면 이제 대둔산을 올려치는 마지막 힘든 일만 남은 셈이다.



(월성봉 내려오다 바라본 대둔산의 전경)



(천등산)

- 대둔산 마천대
땀방울을 떨어뜨리며 가파른 능선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암릉이 나오는데 시야가 트여서 바랑산과 월성봉이 가깝게 보이고 마천대는 이제 손에 닿을듯 다가와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넓직한 바위들을 오르고 내리면 무성한 산죽밭이 나타나고 정상에서 떠드는소리가 들린다.
능선갈림길인 829봉에 오르면 이정표가 서있고 마천대까지 1.15km라 적혀있으며 잡초들이 꽉 들어찬 사거리안부를 지나면서 대둔산의 암릉길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바위위에 오르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대둔산의 암봉들이 눈에 가득차고 케이블카와 구름다리들이 장난감처럼 멋지게 보인다.
큰 암봉들을 지나 드디어 커다란 개척탑을 힘겹게 머리에 이고있는 마천대에 오르고 수많은 등산객들과 만난다.
정상에서 사방을 휘둘러보며 얼려간 캔맥주를 마시니 거침없는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정맥길에서 겪었던 여러 어려움들이 일시에 잊혀진다.



(829봉 오르다 암릉에서 바라본 월성봉)



(대둔산의 암봉들)



(대둔산 마천대)

- 배티재
가뿐한 마음으로 철계단을 내려가서 가능하면 우회로를 버리고 바위를 타고 능선길을 이어간다.
오르락 내리락 바위들을 타고 험준한 봉우리는 우회하며 배티재로 내려가는 장군약수갈림길을 지나 능선을 올라간다.
철조망 설치하는곳을 지나 낙조대(850m)에 서니 마천대에서 이어지는 암봉들이 아름답게 보이고 울툴불퉁하게 멋진 암릉을 형성하며 배티재를 향해서 내려가는 정맥길이 뚜렸하다.
몇해전 배티재에서 무심코 올라갔다가 30미터짜리 보조자일을 꺼내고서야 간신히 통과했던 그 암릉들을 오늘은 또 다른 목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갈림길로 돌아와 장군약수방향으로 돌길을 내려가다 태고사길을 버리고 다시 능선으로 붙으면 큰 암봉을 우회하고 마지막 봉우리인 640봉에 닿는다.
무심코 더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동쪽의 오대산 방향으로 가다가 되돌아와 고개의 휴게소를 바라보며 남쪽의 가파른 길로 내려간다.
올라오는 사람들은 땀깨나 흘릴 급경사 내리막 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17번국도상의 배티재(349m)에 내려서고 고갯마루의 휴게소뒤로 정맥길이 이어진다.
마침 대전나가는 택시에 합승을 하고 꼬불꼬불한 고개길을 내려가면 시원한 에어콘바람이 반갑기는해도 풀풀 풍기는 땀냄새에 몸둘 바를 모른다.


(마천대에서 낙조대까지 이어지는 마루금)




(배티재로 이어지는 정맥 암릉)



(낙조대에서 바라본 오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