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한강기맥 2구간 (보래봉-불발현-장곡현-구목령)

킬문 2006. 7. 13. 12:45

2001년 11월 10일 (토요일)

◆ 산행일정
운두령(03:30)
1382봉(04:34)
1247.9봉
보래령(05:20)
보래봉(05:49)
1260봉(06:23)
1198.5봉(08:11)
1212봉(09:38)
불발현(09:54)
1052봉(10:22)
장곡현(11:07)
1087.3봉(11:58)
1179.6봉(12:21)
1190봉(12:49)
능선분기점(13:23)
구목령(14:48)
배나무골(16:30)

 

◆ 산행시간

약 13시간

◆ 동행인
안일준, 김이권, 전희섭, 정규연, 이동건, 송재설, 강환구

◆ 후기
운두령에 내리니 찬바람이 불며 추운데 별만 총총하고 도시의 불빛은 멀다.
산속으로 들어가면 첫눈이 내려서 눈은 제법 수북하게 쌓여있고 랜턴 불빛속에 허옇게 서리얹은 나뭇가지들은 쓸쓸하게 보인다.
헬기장인 1382봉을 넘어서니 급경사 내리막 길인데 얼어붙어서 상당히 미끄럽다.
1247.9봉을 지나 계속 내려가면 좌우로 등로가 뚜렸한 보래령이며 작년 여름에 회령봉을 산행할 때 덕거리에서 올라왔던 곳이다.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보래봉(1324m)에 오르고 눈길을 뚫고 나아간다.
회령봉분기점인 1260봉에서 산죽군락에 묻힌 기맥을 찾아 들어가니 "두로지릉"이란 표지기가 방향을 확인해 준다.

덕두원 하산길을 지나고 1198.5봉에 올라 눈밭에서 아침을 먹으며 김이권님이 내놓는 독한 빼갈 한잔씩을 하니 몸이 풀린다.
능선갈림길인 1212봉에서 흥정산쪽의 뚜렸한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면 산죽만 무성하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산죽을 헤치며 길을 찾으니 반갑게도 잔디밭산악회의 분홍색 리본이 촘촘하게 걸려있다.
중간에 누군가 웬 저수지가 보인다고 해서 잘 살펴보니 산아래로 흰구름이 넓게 깔려있어 마치 물처럼 보인다.
잠시후 임도가 지나가는 불발현으로 떨어져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잡목을 헤친다.

송신탑이 서있는 1052봉에서 기맥은 화명동계곡을 끼고 남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며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북쪽능선은 길이 안 보인다.
임도종점 표시석이 있는 장곡현부터는 잡목만 무성하고 길은 없으며 능선만 가늠하고 나아가니 잔디밭산악회와 박성태씨의 표지기가 간간이 보인다.
사람들의 흔적이 전혀 없는 천연림을 뚫고 1087.3봉과 1179.6봉을 차례로 넘으면 싸리나무와 진달래 가지들이 눈을 찌르고 뺨을 때린다.
오랫만에 나타나는 암릉들을 조심해서 통과하고 우뚝 솟아있는 1190봉을 오르니 땀이 비오는듯 떨어지지만 발밑으로 넓게 펼쳐진 전답들과 고즈넉한 농촌마을들은 너무나도 평화스럽게 보인다.

 

1190봉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빽빽한 산죽지대를 뚫고 헬기장을 지난다.
한동안 내려가다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 올라가며 길을 찾으니 기맥은 내려오다가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는데 독도에 조심해야할 곳이다.
잡목을 뚫고 들어가면 잔디밭의 표지기가 보이고 조금 내려가니 제대로 된 능선이 이어진다.
헬기장을 지나고 곧 구목령으로 내려가니 자연휴식년제에 묶인 임도는 철문으로 막혀있고 덕고산을 지나는 능선의 흐름이 꿋꿋하게 보인다.
생곡리의 배나무골까지는 6.5km 나 되는데 지난 번 폭우로 길이 끊기고 무너진 곳이 많아서 차가 다닐 수 없다.
다음 구간에 구목령까지 올라갈 일을 생각하니 까마득해진다.
인적도 없는 무너진 임도를 2시간 가까이 내려가니 덩그라니 농가 몇채만 있는 배나무골이 나오는데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단풍이 제 색깔을 보여줘 그나마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