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8일 (목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30)
오색매표소(09:55)
첫폭포(11:25)
깊은 소(11:59)
오색매표소(13:50)
속초터미널(17:30)
강남터미널(21:00)
◈ 산행시간
약 3시간 55분
◈ 동행인
강환구
◈ 후기
잠결에서도 쏴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걱정을 하고 뒤척이다가 일어나 보니 역시 무심한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다행히 속초쪽 기상예보로는 아직까지 설악에 비는 시작되지 않은 것 같아 곤하게 잠자는 마눌님을 깨워 전철역까지는 차를 타고 비를 피한다.
독주폭포를 넘어 서북능선으로 오르고 쌍폭골로 내려오려면 날이 좋더라도 험한 산행이 될텐데 호우가 온다는 소식에 큰 걱정이 앞선다.
전철에서 만난 단풍님과 버스 뒤쪽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차창에 부딪치는 빗줄기는 거세지고 오늘 따라 차멀미가 올라오며 사람을 괴롭힌다.
휴게소에서 산 만두 몇개 집어 먹고는 속도 안좋은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한계령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가니 멀미로 식은 땀이 나고 미슥거리며 어지러워 진다.
오색매표소에서 내려 심호흡 몇번하고 얇은 우비하나 걸치고 들어가려니 이번에는 호우주의보로 입산금지가 내렸다고 한다.
사정을 해도 통하지는 않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라 도로 따라 내려가다 철망 끝으로 올라가 인적 끊어진 설악으로 몰래 들어간다.
아직까지는 물이 그리 많이 늘지 않은 독주골로 꺽어져 들어가니 초입은 길이 희미하더니만 잠시후 계곡 오른쪽으로 뚜렸한 길이 이어지고 표지기도 간혹 걸려 있다.
계곡을 몇번 건너서 올라가면 점점 물은 불어나고 급류가 내려오기 시작하며 쏟아지는 물소리가 계곡을 진동시킨다.
(독주골 입구)
(독주골 입구)
(독주골)
작은 지계곡으로 잘못 들어가다가 되돌아 나와서 주계곡을 찾아 올라가니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컴컴한 숲속에는 쓰러진 거목들이 그로테스크하게 누워 있다.
빠른 시간내에 독주폭포를 넘어야 계곡을 피해 지능선으로 붙을 수 있고 서북능선상의 1459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급류를 건너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동안 계곡을 건너며 올라가다 이끼 낀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넘으면 오른쪽으로 꽤 높은 폭포가 보이기 시작하고 구름사이로 수직절벽을 이루고 있는 암봉들이 보인다.
비박하기 좋아 보이는 천혜의 바위지대를 지나고 포말을 만들며 성난 물이 떨어지는 큰 소에 다다르니 왼쪽 바위절벽에는 철근으로 만든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다.
(폭포)
(폭포)
(구름사이로 보이는 암봉)
(깊은 소)
(포말을 이루며 떨어지는 물줄기)
철근을 잡고 깊은 소를 통과하면 드디어 좁은 협곡이 시작되고, 사나운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데 급한 절벽은 오를 수도 없고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며 정면으로 헤쳐 나가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제 더이상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내려가는 것도 어려울터라 몇분만 더가면 나타날 독주폭포를 눈앞에 두고 아쉽지만 하산하기로 결정을 한다.
비는 계속 퍼붓고 조금전에 어렵지 않게 물을 건넜던 곳도 어느틈에 물이 불어나고 흐름이 빨라져 건너기가 힘들어 진다.
떠 내려온 나무토막을 의지해서 건너고 서로 손을 잡아주며 허리까지 빠지는 급류를 힘들여 건너니 차가운 물에 빠진 몸은 이내 한기가 들고 떨려온다.
(좁은 협곡으로 내려오는 거센 물줄기)
(흠뻑 젖은 단풍님)
(나 역시 물에...)
조금만 늦었으면 내려오지도 못할 뻔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계곡물은 금방 불어나고 또 흉폭해 진다.
계곡을 계속 건너며 내려오다 바위틈에 낀 나무에 걸려 된통으로 넘어지고는 조심해서 급류를 한번 더 건너니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곧 정규등로와 만나게 된다.
대신 대청봉이나 올라갈까 하는 생각에 단풍님은 어이없어 하고 지겹도록 내리는 빗줄기에 그냥 속초로 나가 바다나 구경하기로 한다.
들어갈 때와는 달리 떳떳하게 정문으로 나와서 물방울을 뚝뚝 떨어트리며 속초 가는 버스를 탔다가 나이든 기사분한테 듣기 싫은 핀잔을 받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초해수욕장의 작은 횟집에서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 소주 한잔에 얼었던 몸을 녹이면 인적 끊긴 백사장에는 성난 파도가 밀려오고 파라솔 사이로 갈곳없는 바다새들만 옹기종기 모여 비를 피하고 있다.
(흉폭한 물줄기)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30)
오색매표소(09:55)
첫폭포(11:25)
깊은 소(11:59)
오색매표소(13:50)
속초터미널(17:30)
강남터미널(21:00)
◈ 산행시간
약 3시간 55분
◈ 동행인
강환구
◈ 후기
잠결에서도 쏴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걱정을 하고 뒤척이다가 일어나 보니 역시 무심한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다행히 속초쪽 기상예보로는 아직까지 설악에 비는 시작되지 않은 것 같아 곤하게 잠자는 마눌님을 깨워 전철역까지는 차를 타고 비를 피한다.
독주폭포를 넘어 서북능선으로 오르고 쌍폭골로 내려오려면 날이 좋더라도 험한 산행이 될텐데 호우가 온다는 소식에 큰 걱정이 앞선다.
전철에서 만난 단풍님과 버스 뒤쪽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차창에 부딪치는 빗줄기는 거세지고 오늘 따라 차멀미가 올라오며 사람을 괴롭힌다.
휴게소에서 산 만두 몇개 집어 먹고는 속도 안좋은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한계령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가니 멀미로 식은 땀이 나고 미슥거리며 어지러워 진다.
오색매표소에서 내려 심호흡 몇번하고 얇은 우비하나 걸치고 들어가려니 이번에는 호우주의보로 입산금지가 내렸다고 한다.
사정을 해도 통하지는 않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라 도로 따라 내려가다 철망 끝으로 올라가 인적 끊어진 설악으로 몰래 들어간다.
아직까지는 물이 그리 많이 늘지 않은 독주골로 꺽어져 들어가니 초입은 길이 희미하더니만 잠시후 계곡 오른쪽으로 뚜렸한 길이 이어지고 표지기도 간혹 걸려 있다.
계곡을 몇번 건너서 올라가면 점점 물은 불어나고 급류가 내려오기 시작하며 쏟아지는 물소리가 계곡을 진동시킨다.
(독주골 입구)
(독주골 입구)
(독주골)
작은 지계곡으로 잘못 들어가다가 되돌아 나와서 주계곡을 찾아 올라가니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컴컴한 숲속에는 쓰러진 거목들이 그로테스크하게 누워 있다.
빠른 시간내에 독주폭포를 넘어야 계곡을 피해 지능선으로 붙을 수 있고 서북능선상의 1459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급류를 건너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동안 계곡을 건너며 올라가다 이끼 낀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넘으면 오른쪽으로 꽤 높은 폭포가 보이기 시작하고 구름사이로 수직절벽을 이루고 있는 암봉들이 보인다.
비박하기 좋아 보이는 천혜의 바위지대를 지나고 포말을 만들며 성난 물이 떨어지는 큰 소에 다다르니 왼쪽 바위절벽에는 철근으로 만든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다.
(폭포)
(폭포)
(구름사이로 보이는 암봉)
(깊은 소)
(포말을 이루며 떨어지는 물줄기)
철근을 잡고 깊은 소를 통과하면 드디어 좁은 협곡이 시작되고, 사나운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데 급한 절벽은 오를 수도 없고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며 정면으로 헤쳐 나가기도 힘들어 보인다.
이제 더이상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내려가는 것도 어려울터라 몇분만 더가면 나타날 독주폭포를 눈앞에 두고 아쉽지만 하산하기로 결정을 한다.
비는 계속 퍼붓고 조금전에 어렵지 않게 물을 건넜던 곳도 어느틈에 물이 불어나고 흐름이 빨라져 건너기가 힘들어 진다.
떠 내려온 나무토막을 의지해서 건너고 서로 손을 잡아주며 허리까지 빠지는 급류를 힘들여 건너니 차가운 물에 빠진 몸은 이내 한기가 들고 떨려온다.
(좁은 협곡으로 내려오는 거센 물줄기)
(흠뻑 젖은 단풍님)
(나 역시 물에...)
조금만 늦었으면 내려오지도 못할 뻔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계곡물은 금방 불어나고 또 흉폭해 진다.
계곡을 계속 건너며 내려오다 바위틈에 낀 나무에 걸려 된통으로 넘어지고는 조심해서 급류를 한번 더 건너니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곧 정규등로와 만나게 된다.
대신 대청봉이나 올라갈까 하는 생각에 단풍님은 어이없어 하고 지겹도록 내리는 빗줄기에 그냥 속초로 나가 바다나 구경하기로 한다.
들어갈 때와는 달리 떳떳하게 정문으로 나와서 물방울을 뚝뚝 떨어트리며 속초 가는 버스를 탔다가 나이든 기사분한테 듣기 싫은 핀잔을 받는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초해수욕장의 작은 횟집에서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 소주 한잔에 얼었던 몸을 녹이면 인적 끊긴 백사장에는 성난 파도가 밀려오고 파라솔 사이로 갈곳없는 바다새들만 옹기종기 모여 비를 피하고 있다.
(흉폭한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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