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청평을 감싸는 산줄기 (깃대봉-은두봉-축령산-서리산)

킬문 2006. 7. 20. 13:47
2001년 4월 19일 (목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15)
청평터미널(07:06)
갈오개마을(07:17)
623.6봉(08:10)
깃대봉(08:27)
은두봉(09:24)
파우고개(09:51)
오독산(10:14)
수레넘이고개(11:03)
주능선(12:07)
축령산(12:21)
절고개(12:43)
서리산(13:11)
화채봉
임도(14:24)
버스정류장(14:45) 

◆ 산행시간
약 7시간 39분 

◆ 후기
요란한 시계종소리에 일어나 식구들이 깨지않게 슬며시 배낭을 점검하고 라면을 끓여 이른 아침을 먹는다.
입속은 껄끄러워 잘 넘어가지 않지만 원활한 산행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먹어둬야 한다.
아파트 단지 앞에서 동서울터미널행 첫버스에 오르니 부지런한 사람들을 태운 버스는 금새 터미날에 도착하지만 춘천행 6시 첫  버스는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6시15분발 두번째 버스에 오른다.
다소 복잡해진 경춘로를 빠져나온 버스는 1시간도 걸리지 않아 청평에 닿는다.
큰길을 따라 내려와 육교를 건너 제일병원(구 영진병원) 오른쪽으로 들어가니 작은 식당들이 있고 청구아파트 단지가 옆으로 보인다.
마을을 따라서 잠시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나 갈오개마을 표시석은 없는데 마을주민에게 물어보니 전에 없어졌다고 한다.

왼쪽으로 꺽어져 약간 올라가다 농가사이의 작은 길로 올라가니 뚜렸한 등산로가 시작된다.
무덤 몇기를 지나쳐 오르다 보면 주위는 산불로 온통 타버려 황폐해져 있고 약 20여분 오르는 동안 산불피해지역이 계속 이어진다.
사람들의 작은 실수가 이런 큰 재앙을 가져오는구나 생각하며 올라가는데 검은 숯덩어리 사이에서도 중간중간 피어있는 진달래들이 위로가 된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고 작은 봉우리들을 몇개 오르다 보면 진달래들이 만개해 있고 생강꽃들이 노오란 빛들을 뽐낸다.
땀을 훔치며 벙커들을 지나 623.6봉에 오르고 이곳에서 보는 조망은 거침이 없고 시원하다.
동쪽으로는 현리로 넘어가는 도로와 청우산이 가깝게 보이고, 남으로는 뾰루봉과 화야산을 거쳐 고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산들을 에워싸고 흐르는 북한강이 아름다우며, 서쪽으로는 남에서 북으로 휘감아 오르는 은두봉 능선이 뚜렸한데 그 정점에 축령산이 범접하기 힘든 큰 자태로 솟아 있다.
이곳에서 약 20여분 평탄한 길을 오르면 넓은 공터로 되어있는 깃대봉 정상(643m)이고 가평군에서 세운 표시석이 서있다.

정상에서 북서쪽의 길은 임초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남서쪽의 급한 경사를 내려가 은두봉으로 향한다. 완만하고 좁은 길을 따라 가면 나무들은 빽빽하고 숲은 깊으며 발밑으로는 낙엽이 두텁게 깔려있고 나무들 사이로 도로와 마을들이 간간이 보인다.
별 생각없이 가다보니 한얼산기도원 내려가는 길을 보지 못했는데 이래서 간혹 길을 잃어 버리고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하는 모양이다.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니 작은 봉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하산로가 보이는데 아마 대성리로 내려가는 길인 듯하다.
이곳을 통과해 울창한 숲길을 지나치면 곧 은두봉 정상(678.4m)인데 은두정봉이라고 쓰여있는 골판지가 걸려있고 나무가 빽빽해서 조망은 별로이다.
정상에서 약간 내려가니 가평군에서 세운 표시석이 있는데 여기에는 雲頭峰이라고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은두봉에서는 앞에 솟아 있는 축령산을 보고 진행한다.
축령산은 좀더 가깝게 다가오지만 황사때문인지 주위는 뿌옇게 보인다.
한적한 숲길을 걷다가 급경사 내리막 길을 오랫동안 내려가면 파우고개(은두목현)인데 왼쪽으로 입석리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있고 발밑으로는 마을들이 가깝게 보인다.
이곳부터는 다시 급한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길은 아주 희미하고 낙엽이 많이 깔려있어 오르기가 힘들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급한 암릉을 조심해서 올라 암봉으로 우뚝 솟은 오독산(624m)에 이른다.
넓은 전망대 바위에서는 사방이 트여 깃대봉부터 이곳까지 이어지는 능선들이 뚜렸하고 임초리쪽의 넓은 산악지대가 파노라마처럼 발밑으로 물결친다.
풍광좋은 바위위에 앉아 떡과 우유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나 주위는 온통 윙윙거리며 날라다니는 벌들 뿐이다.

잠시 쉬고 내려가는 길은 최근에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고 더욱 희미해진다.
길을 잃을까 조심해서 축령산만 바라보며 나아가다 보면 오래된 표지기들이 간간이 보인다.
적적하고 어두운 숲길을 오랫동안 내려가니 두릅나무가 밀집해서 자라고 있는 곳이 나타난다.
대개는 아직 순이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개중에 먹을만한 것들이 있어 따서 배낭에 넣는다.
좀더 내려가 외방리에서 행현리로 이어지는 비포장 임도위의 수레넘이고개에 내려선다.

고개에서 약 50여미터 올라가면 축령산 오르는 등산로가 보이고 입산금지 플랭카드가 나부낀다.
지친 다리를 이끌고 오르다 보니 발밑으로는 쑥과 여러 봄풀들이 고개를 쳐들고 있고 군데 군데 두릅나무들이 많이 보이며 노란색과 보라색 흰색등의 여러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좀더 올라가면 멋진 노송이 있는 바위위에 오르는데 여기에서는 외방리와 불당골의 모습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길은 점차 경사가 심해지며 낙엽이 많이 깔려있고 미끄러워 오르기가 쉽지않아 가다쉬다를 반복한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큰 암봉을 우회하여 다시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면 남이바위에서 올라오는 능선에 닿는다.
능선부터 잘 정돈된 넓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곧 축령산(879.5m)이나온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정상에서는 사방이 확 트여 조망이 시원하고 막힘이 없으며 특히 천마산에서 철마산을 거쳐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봉들이 인상적으로 나타난다.
바위에 걸터 앉아 사과 한개를 까 먹고 바로 앞에 가깝게 보이는 서리산을 향하여 내려간다.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이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인지 신작로처럼 넓고 나무뿌리들이 많이 드러나 있어 안타깝다.
경사 심한 내리막길을 내려가 절고개를 지나고 서리산을 오르니 방화선을 친듯 길은 넓고 완만하여 걷기가 편하다.
날씨는 맑고 햋빛은 따사하며 먼곳에서 나물을 뜯는 부부의 모습이 정지된 화면처럼 아름답게 나타난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곧 서리산정상(825m)이고 펑퍼짐하고 넓은 정상에는 군시설물들이 놓여있다.
정상에서 내려가니 곧 철쭉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수많은 철쭉사이로 길이 나있어 꽃이 피는 5월달에는 아주 멋있고 아름다운 곳이 될것 같다.

철쭉공원을 지나면 왼쪽으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화채봉이 나타난다.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많은 등산객들을 보며 한가한 화채봉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봉우리의 암릉들을 지나고 뒷사면을 통해 내려가니 뚜렷한 등산로가 나오고 오래된 표지기들이 많이 붙어있다.
오솔길같은 조용한 등산로를 천천히 오랫동안 내려가면 길마재에 닿고 여기에서는 길이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므로 독도에 조심하여야 한다.
안부에서 내려가면 비포장 임도가 나타나고 계속 내려가면 축령산기도원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며 곧 휴양림길이 나오고 바로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마침 마석으로 나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가평 명물인 잣막걸리를 마셔보지도 못하고 캔맥주 한개만 사서 버스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