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홍천 가리산

킬문 2006. 7. 21. 12:50
2001년 7월 7일 (토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6:00)
춘천터미널(07:35)
소양댐(08:10)
물로리선착장(09:25)
은주사(11:00)
북봉(12:15)
가리산(12:21)
샘터(13:00)
새득이봉(13:15)
휴양림갈림길(13:25)
833.9봉
휴양림갈림길(13:50)
관리사무소(14:20) 

◆ 산행시간
약 4시간 55분 

◆ 후기
물로리선착장에서 내리니 물가의 초지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넓은 비포장도로에서 왼쪽으로 잘못가다가 되돌아오고 오른쪽으로 한동안 걸어가니 물로리 마을이 나온다.
마을의 촌로에게 혹시 새득이골을 아시냐고 여쭤보니 지금은 잘 다니지 않는 길이며 왼쪽으로 보이는 밭뒤가 내려오는 곳이라고 일러 주신다.
개울을 따라 올라가다 한창 공사중인 광덕사 있는 곳에서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길을 들어간다.
서늘한 숲속으로 큰 길을 따라가면 넓직한 암반위로 맑은 물이 퀄퀄 내려오는데 노송들이 빽빽해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수려한 계곡이다.

한동안 이어지던 넓은 길은 오솔길로 변하며 산속 양지 바른 곳에 절이 보이는데 연국사인줄 알았더니 은주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냥 지나칠려니 스님이 차 한잔 하고가라 하시며 웬 사람이 비탈길을 쉽게 올라와서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하신다.
절마루에서 시원한 냉커피 한잔을 얻어마시니 스님이 이 절 있는곳이 고도가 몇미터냐고 물어 본다.
고도계를 맞춰보니까 450미터정도 나오는데 기준점을 잡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에 올라 비교해서 나중에 전화드린다고 약속을 한다.
스님이 일러주는데로 이끼때문에 미끄러운 계곡길을 피하고 개울을 건너 능선으로 오르니 길이 제법 뚜렸하다.

잡목숲이 울창해서 서늘한 길을 한동안 올라 능선에 닿으니 물로리선착장 이정표가 걸려있고 우뚝 솟아있는 쌍봉이 위압적으로 올려다 보인다.
잠시 올라가면 주능선과 만나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녀 고속도로처럼 훤하게 길이 뚫려있고 반질반질하다.
길게 매여있는 굵은 밧줄을 잡고 절벽을 돌아 천천히 올라가니 걱정했던 것처럼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북봉에 오르면 사방이 훤히 트여서 소양호의 푸른수면이 반짝거리고 광활한 수림의 녹색물결이 발아래로 펼쳐져서 전에 올랐던 바위산과 매봉쪽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암릉을 내려와 헬기장이 있는 넓은 정상(1050.7m)에 오르니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고 키작은 관목들과 어우러진 북봉이 아름답게 보인다.
이곳 가리산은 6.25전쟁때 소양강을 넘어 진격하던 인민군에 맞서서 미군들이 수없이 죽어간 곳이고 주민들이 지게로 시체를 날랐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때의 참상을 잊은 듯 모든것이 평화스럽게만 보인다.

긴 밧줄을 잡고 조심해서 암릉을 내려가면 절벽밑에 샘터가 있는데 시원한 암반수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목도 축이고 식수도 보충한다.
오늘의 산행계획은 북동쪽 능선상에 있는 새득이봉에서 새득이골로 하산해서 물로리로 원점회귀하는 것이라 정상 암봉들을 우회해서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물로리 갈림길을 지나 뚜렸한 능선길로 들어가면 이정표에 홍천고개 방향이 적혀있다.
일전에 바위산에서 홍천고개로 내려가지 못했던 일도 생각나고 지금 하산하는 것도 너무 일러서 갑자기 계획을 바꿔버린다.
한적한 숲길을 한동안 따라가니 새득이봉(935m)이 나오는데 워낙 뭉툭하고 밋밋한 봉우리라 특징이 없으며 잡목만 빽빽하다.
봉우리를 조금 내려가면 왼쪽으로 흐릿한 오솔길이 보이는데 누군가 나무로 막아 놓았다.
새득이골로 내려가는 하산로로 생각되어 조금 따라가 보니 길이 아주 음침하고 기분이 안 좋아져 그냥 올라온다.

낙엽이 잔뜩 깔린 조용한 길을 한동안 내려가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하산로를 지나면 길은 없어지고 잡목숲만 울창하다.
능선을 따라 봉우리들을 넘으니 약초꾼들이 버린듯 쓰레기들도 간간이 보인다.
여기 저기로 갈라지는 지능선으로 빠지지 않게 조심하며 진행해 833.9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에 오르는데 벌목으로 널려진 나무들이 앞을 막고 잡목숲과 까시나무들이 대단하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바라보며 봉우리에 서있으니 홍천고개가 가늠되고 고도를 낮추는 능선봉들이 보이지만 사방에서 찔러대는 까시나무들이 지겹고 모든것이 귀챦아져 그저 산을 빨리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오던길을 되돌아서 누가 잡지나 않을까 부리나케 잡목숲을 빠져 나온다.

휴양림길로 들어서면 곧 관목숲이 이어지고 한동안 내려가니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휴양림 관리사무소 뒤로 내려가면 큰 호스를 통해 시원한 물이 철철 흘러 나온다.
휴게실에서 차편을 물어보니 큰 길까지는 걸어서 1시간이상 걸린다고 하는데 마침 놀러왔다가 휴양림을 나간다는 젋은 사람이 선뜻 차를 태워준다.
땀 냄새가 진동해 좌불안석으로 있으니 고맙게도 서울버스를 탈 수 있는 철정까지 데려다 주어서 아주 편하게 귀경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