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4일 (일요일)
◈ 산행경로
석수역(08:20)
283.7봉(08:59)
석구상(09:06)
제1국기봉(09:50)
삼성산초소(10:07)
무너미고개(10:31)
팔봉능선
제2국기봉(11:48)
631봉(12:14)
관악산(13:00)
559봉(13:20)
관악문(13:34)
414봉(13:53)
369봉(14:34)
국기봉(14:48)
관음사(15:30)
매표소(15:35)
◈ 산행시간
약 7시간 15분
◈ 후기
대학 이학년 때인가 운동화를 끌고 안양 유원지로 놀러갔다가 엉겹결에 관악산을 오른 적이 있었고 두달 전에는 사당동에서 조금 올라가다 거시기바위 근처의 계곡에서 술 추렴만 하고 내려온 적이 있었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에 산행을 멀리 가는 것도 번잡스러울 것 같아 가까운 산을 가기로 하고 관악산을 고르니 어언 30년 만에 찾아가는 셈이다.
석수역에서 내려 김밥 한줄 사넣고 아줌마 등산객들 따라 산으로 들어가니 반질반질한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조금 올라가다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다 보니까 물 뜨러 온 아저씨 한 분은 바로 옆에서 소변을 보고 있어 기분이 상한다.
거의 마모된 삼각점이 있는 283.7봉을 확인하고 이정표를 따라 정말 토종개처럼 생긴 석구상을 지나니 하늘이 트이며 기묘한 암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깝다는 핑계로 그동안 한번도 찾지를 안했지만 대도시의 한가운데에 이렇듯 잘 생긴 암봉들을 이끌고 불길 처럼 솟아있는 바위산이 있다는것은 불가사의한 일이고 도시 생활에 찌들은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찬우물"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잔 얻어 마시고 남쪽으로 꺾어지는 능선따라 안부로 내려서면 바람 지나가는 응달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비빔밥을 먹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다.
(283.7봉의 삼각점)
(석구상)
밧줄을 잡고 제1국기봉(446m)에 오르니 시야도 훤히 트이고 삼성산과 관악산의 송신탑들이 가깝게 보이며 서울대학 쪽에서 이어지는 긴능선들이 잘 보인다.
시멘트 도로로 내려갔다가 송신소가 있는 삼성산(455m)은 못 올라가고 "삼성산초소" 이정표에서 동쪽으로 가파른 암릉을 내려가면 오봉, 육봉, 팔봉능선등 관악산 정상을 향하여 달려가는 암릉들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무너미고개로 내려와서 바로 이어지는 오봉능선으로 붙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제일 멋드러지게 보이던 팔봉능선을 타기로 한다.
(무너미고개를 내려가다 바라본 팔봉능선)
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 돌길을 내려가다 깨끗한 물이 내려오는 계곡을 건너고 팔봉능선으로 붙으면 가파른 암릉길이 시작되고 바위들을 잡아가며 험한 암벽을 오르니 사방으로 솟아있는 멋있는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송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봉우리들을 넘고 촛대봉을 지나서 팔봉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제2국기봉(549m)에 오르면 불성사를 지나 육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갈라지며 제법 서늘해진 바람이 거침없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헬기장이 있는 631봉을 오르니 송신소의 케이블카가 눈앞에 보이고 연주암으로 내려가 점심공양을 받는 긴줄에 10여분 서있다가 뒤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며 그냥 연주대로 향한다.
(관악산 정상)
(뒤돌아본 삼성산)
(관악산)
(촛대봉)
(기암들)
말바위 암릉을 타고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연주대를 바라보며 관악산(629.1m)에 오르니 수많은 인파들이 바글바글대고 아우성치는 사람들 옆에서 내키지 않는 김밥을 억지로 먹는다.
원죄인 양 머리에 지고있는 저 무거운 시설물들을 언제나 벗겨줄수 있겠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관악산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하산을 서두른다.
밧줄이 걸려있는 마지막 암벽을 오르려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을 피해 간신히 험한 벼랑지대를 내려서고 암릉 길을 따라가면 계속 올라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559봉에 오르니 과천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고 남태령 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으로 들어 갈려다 군부대로 막혀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발길을 돌린다.
암릉 사이에 마치 통천문처럼 뚫려있는 관악문을 통과하고 넓은 헬기장인 414봉에서 아이스케키를 먹으며 앉아 있으니 암봉마다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형형색색으로 수를 놓은듯 보인다.
(연주대)
(내려오면서 바라본 관악산)
(관악문)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시원한 그늘에서 소주 한모금 마시며 남태령 쪽을 굳게 가로막는 이중 철책선을 쳐다보고 두어달전 단풍님과 술을 먹고 철조망을 따라가다 넘어지면서 팔과 얼굴에 상채기를 그었던 쓰라린 일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능선이 방향을 바꾸는 369봉으로 내려가니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노오랗게 색깔 좋은 막걸리를 마시며 무용담을 늘어놓고 있고 무뚝뚝하던 주인은 여전히 컵라면에 더운 물을 따르며 밀려드는 주문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완만해진 길을 따라가다 몇번째인지는 모르나 국기가 걸려있는 무명봉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암봉 너머로 스모그로 덮혀있는 서울시내의 빌딩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보인다.
녹슨 철조망들이 널려있는 암릉을 지나면 곧 관음사가 나오고 매표소를 지나 남현동 주택가를 바삐 내려간다.
◈ 산행경로
석수역(08:20)
283.7봉(08:59)
석구상(09:06)
제1국기봉(09:50)
삼성산초소(10:07)
무너미고개(10:31)
팔봉능선
제2국기봉(11:48)
631봉(12:14)
관악산(13:00)
559봉(13:20)
관악문(13:34)
414봉(13:53)
369봉(14:34)
국기봉(14:48)
관음사(15:30)
매표소(15:35)
◈ 산행시간
약 7시간 15분
◈ 후기
대학 이학년 때인가 운동화를 끌고 안양 유원지로 놀러갔다가 엉겹결에 관악산을 오른 적이 있었고 두달 전에는 사당동에서 조금 올라가다 거시기바위 근처의 계곡에서 술 추렴만 하고 내려온 적이 있었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에 산행을 멀리 가는 것도 번잡스러울 것 같아 가까운 산을 가기로 하고 관악산을 고르니 어언 30년 만에 찾아가는 셈이다.
석수역에서 내려 김밥 한줄 사넣고 아줌마 등산객들 따라 산으로 들어가니 반질반질한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조금 올라가다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다 보니까 물 뜨러 온 아저씨 한 분은 바로 옆에서 소변을 보고 있어 기분이 상한다.
거의 마모된 삼각점이 있는 283.7봉을 확인하고 이정표를 따라 정말 토종개처럼 생긴 석구상을 지나니 하늘이 트이며 기묘한 암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깝다는 핑계로 그동안 한번도 찾지를 안했지만 대도시의 한가운데에 이렇듯 잘 생긴 암봉들을 이끌고 불길 처럼 솟아있는 바위산이 있다는것은 불가사의한 일이고 도시 생활에 찌들은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찬우물"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잔 얻어 마시고 남쪽으로 꺾어지는 능선따라 안부로 내려서면 바람 지나가는 응달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비빔밥을 먹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다.
(283.7봉의 삼각점)
(석구상)
밧줄을 잡고 제1국기봉(446m)에 오르니 시야도 훤히 트이고 삼성산과 관악산의 송신탑들이 가깝게 보이며 서울대학 쪽에서 이어지는 긴능선들이 잘 보인다.
시멘트 도로로 내려갔다가 송신소가 있는 삼성산(455m)은 못 올라가고 "삼성산초소" 이정표에서 동쪽으로 가파른 암릉을 내려가면 오봉, 육봉, 팔봉능선등 관악산 정상을 향하여 달려가는 암릉들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무너미고개로 내려와서 바로 이어지는 오봉능선으로 붙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제일 멋드러지게 보이던 팔봉능선을 타기로 한다.
(무너미고개를 내려가다 바라본 팔봉능선)
물이 줄줄 흘러 내리는 돌길을 내려가다 깨끗한 물이 내려오는 계곡을 건너고 팔봉능선으로 붙으면 가파른 암릉길이 시작되고 바위들을 잡아가며 험한 암벽을 오르니 사방으로 솟아있는 멋있는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송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봉우리들을 넘고 촛대봉을 지나서 팔봉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제2국기봉(549m)에 오르면 불성사를 지나 육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갈라지며 제법 서늘해진 바람이 거침없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헬기장이 있는 631봉을 오르니 송신소의 케이블카가 눈앞에 보이고 연주암으로 내려가 점심공양을 받는 긴줄에 10여분 서있다가 뒤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며 그냥 연주대로 향한다.
(관악산 정상)
(뒤돌아본 삼성산)
(관악산)
(촛대봉)
(기암들)
말바위 암릉을 타고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연주대를 바라보며 관악산(629.1m)에 오르니 수많은 인파들이 바글바글대고 아우성치는 사람들 옆에서 내키지 않는 김밥을 억지로 먹는다.
원죄인 양 머리에 지고있는 저 무거운 시설물들을 언제나 벗겨줄수 있겠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관악산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하산을 서두른다.
밧줄이 걸려있는 마지막 암벽을 오르려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을 피해 간신히 험한 벼랑지대를 내려서고 암릉 길을 따라가면 계속 올라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559봉에 오르니 과천 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고 남태령 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으로 들어 갈려다 군부대로 막혀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발길을 돌린다.
암릉 사이에 마치 통천문처럼 뚫려있는 관악문을 통과하고 넓은 헬기장인 414봉에서 아이스케키를 먹으며 앉아 있으니 암봉마다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형형색색으로 수를 놓은듯 보인다.
(연주대)
(내려오면서 바라본 관악산)
(관악문)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시원한 그늘에서 소주 한모금 마시며 남태령 쪽을 굳게 가로막는 이중 철책선을 쳐다보고 두어달전 단풍님과 술을 먹고 철조망을 따라가다 넘어지면서 팔과 얼굴에 상채기를 그었던 쓰라린 일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능선이 방향을 바꾸는 369봉으로 내려가니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노오랗게 색깔 좋은 막걸리를 마시며 무용담을 늘어놓고 있고 무뚝뚝하던 주인은 여전히 컵라면에 더운 물을 따르며 밀려드는 주문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완만해진 길을 따라가다 몇번째인지는 모르나 국기가 걸려있는 무명봉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암봉 너머로 스모그로 덮혀있는 서울시내의 빌딩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보인다.
녹슨 철조망들이 널려있는 암릉을 지나면 곧 관음사가 나오고 매표소를 지나 남현동 주택가를 바삐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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