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지맥 (Ⅱ)

탐진지맥 3구간 (천태산-부곡산-공성산-오성산-옹암)

킬문 2008. 4. 30. 16:01
2008년 4월 27일 (일요일)

◈ 산행경로

강진
깊은재(04:30-05:03)
능선갈림길(05:31)
공터봉(05:55)
가지재(06:41)
459봉(07:03)
천태산(08:01)
송대갈림길(08:12)
헬기장봉(08:32)
능선갈림봉(09:12)
기잿재(09:55)
동진봉(10:25)
부곡산(11:01)
397봉(11:43)
공성산(12:23)
308봉(13:08)
안부(14:06)
신리삼거리(14:15)
78봉(14:32)
오성산(15:13)
내저고개(15:48)
170.5봉(16:27)
176봉(16:37)
170봉(17:07)
160봉(17:17)
파묘터(17:34)
84봉(17:50)
바다끝(18:07)
옹암마을(18:46)
대덕터미널(19:30)
광주터미널(19:45-21:52)
강남터미널(22:20-01:41)

◈ 도상거리
약 20km (지맥 19.5km, 접근 0.5km)

◈ 산행시간
13시간 04분

◈ 산행기

- 깊은재
이것저것 내일 산행에 필요한 먹거리들을 챙겨넣고 손님이 적어 없어졌다는 찜질방 대신 허름한 모텔에서 소주 한병을 마시고 피곤한 몸을 눕힌다.
새벽에 김밥 한줄로 아침을 먹고 전날 약속했던 택시와 만나 23번국도를 타고 칠량으로 향하면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덮혀있어 산에서도 그럴까 은근한 걱정이 앞선다.
강진이 고향인 기사님의 오래전 기행담을 들으며 골치재에서 천관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한동안 들어가다 깊은재로 임도가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차를 내린다. (21,000원)
소슬바람 불어오는 임도를 잠시 따라가 별 특징 없는 깊은재로 올라 반대쪽으로 전에 봤었던 붉은색 표지기 한장을 확인한 다음 산으로 들어가니 길이 흐지부지해 진다.
곧 뚜렸한 능선길과 만나 바위들을 우회하며 양암봉 조금 지난 마루금으로 올라서면 여명이 밝아오며 산새들의 즐거운 지저귐이 아침을 상큼하게 열어준다.


- 459봉
큰 암릉들을 이리저리 우회하고 넘어 내려가니 산죽지대가 나타나 뜨끔해지지만 그리 빽빽하지도 않고 족적이 있어 안심이 된다.
공터가 있는 둔덕봉을 넘고 큰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바위전망대로 올라가면 마악 해가 떠오르는 천관산일대의 기암군상들이 시야 가득 들어오고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족적이 뚜렸한 산죽숲을 따라가니 곧 길은 흐려지다 사라지고, 펑퍼짐한 숲에서 북쪽의 지능선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대단한 가시덤불과 잡목들을 헤치고 방향을 맞춰 임도로 내려간다.
왼쪽으로 뾰족한 무명암봉을 바라보며 뭇 생명이 넘쳐나는 진녹색 임도를 따라가 삼거리인 가지재를 지나서 잠시 후 임도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면 역시 길은 보이지 않는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숲길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가다 시야가 훤히 트이는 바위지대로 나아가니 멀리 부용산에서 양암봉을 지나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앞에는 가야할 천태산이 멋진 위용을 자랑한다.
내내 뒤통수를 간지럽히는 천관산을 힐끔거리며 철쭉이 피어있는 바윗길 따라 마루금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459봉으로 올라가면 천태산이 정면으로 우람한 모습을 보여준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관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가지재 임도



▲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용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태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관산과 오른쪽의 무명암봉



▲ 459봉에서 바라본 천태산



- 천태산
갈림길로 돌아와 천태산을 향하여 뚜렸하고 완만한 등로를 기분 좋게 내려가니 바위지대를 넘어서며 갑자기 임도 같은 넓은 길로 변한다.
한동안 편하게 임도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휘는 임도를 버리고 다시 산으로 들어가면 길은 사라지고 가시덤불들이 나타난다.
일견 화려하게 보이는 철쭉 사이로 흐릿한 족적을 찾아 한동안 가파르게 둔덕봉으로 올라가니 그제서야 암벽이 있는 천태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버려진 캔맥주통들을 보며 빽빽한 산죽숲을 뚫고 앞이 트이는 바위지대로 올라서면 지나온 마루금은 물론 멀리 부곡산과 공성산으로 달려가는 지맥이 잘 보인다.
철쭉사이로 길도 없는 능선을 치고 올라가니 그야말로 천혜의 전망대가 나와 부용산에서 지금껏 이어온 마루금이 막힘 없이 너무나 시원하게 펼쳐져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지겹게 나타나는 억센 철쭉들을 뚫고 몇번을 속아가며 거친 암릉들을 지나 천태산(549.4m)으로 올라가면 정상석과 이정판이 서있고, 삼각점은 찾아볼 수 없으며, 전면으로 기잿재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와 그옆으로 마루금에서 벗어난 496봉이 잘 보인다.



▲ 천혜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용산과 이어온 마루금



▲ 전위봉에서 바라본 천태산 정상부



▲ 천태산 정상



▲ 천태산에서 바라본 능선갈림봉과 496봉



- 부곡산
뚜렸하게 나있는 산길을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송대 가는 길을 버리고 능선으로 붙어 흐릿하지만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간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내려온 천태산을 바라보고 조금씩 나타나는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헬기장봉을 넘어서니 본격적인 고행길이 기다린다.
명감넝쿨과 찔레나무와 산딸기들이 뒤섞인 빽빽한 산죽숲을 몸으로 밀고 젖혀가며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면 힘이 너무 들고 진땀은 쉴새 없이 눈으로 흘러 들어간다.
기진맥진해서 억새로 뒤덮힌 능선갈림봉(약490m)으로 올라가니 조망은 좋아서 천태산에서 이어온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앞에 부곡산에서 공성산을 지나 오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며, 오른쪽으로는 암봉으로 치솟은 관찰봉이 마치 문필봉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정남으로 방향을 잡아 키낮은 관목들과 억센 산죽들을 헤치며 기잿재를 향하여 너덜을 내려가면 길은 전혀 없고 쓰러진 나무들과 가시덤불들이 앞을 막는다.
앞이 전혀 안 보이는 펑퍼짐한 지형에서 방향을 잘 잡아 사면을 치고 내려가다 무덤길을 만나 대덕으로 아스팔트도로가 넘어가는 기잿재로 내려가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조바심이 난다.
입산금지라 쓰인 작은 플랭카드가 걸려있는 산으로 들어가 오래된 집터를 지나고 잔 너덜지대를 올라 다시 큰 너덜강을 힘겹게 올라간다.
조금씩 훗뿌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동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무명봉으로 올라가면 철조망이 나타나고 쓰러진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산죽지대 따라 암릉들을 지나고 삼각점(신지21/1999재설)이 있는 부곡산(422.7m)으로 올라가니 깃대가 쓰러져 있고 굵어진 빗줄기만이 조용한 숲을 축축하게 적신다.



▲ 능선갈림봉에서 바라본 천태산



▲ 능선갈림봉에서 바라본, 부곡산에서 오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능선갈림봉에서 바라본 관찰봉



▲ 기잿재



▲ 부곡산 정상



- 오성산
바위전망대에서 가야할 공성산을 바라보고 암릉들을 우회하며 철쭉이 만개한 산길을 바삐 따라가다 아차하는 사이에 칡넝쿨에 발이 걸려 얼굴을 나무에 세게 부딪치지만 타박상 뿐 다행히 큰상처는 없어 구부러진 안경테를 대강 펴서 쓴다.
397봉을 넘고 길도 없는 펑퍼짐한 안부로 조심스럽게 내려가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어렵게 공성산(365m)으로 올라가면 바위 하나만 있을 뿐 조망도 가려있다.
길도 없는 바위지대를 내려가며 가시덤불에 포위되어 안간힘을 쓰다가 간신히 빠져나와 안부에서 빽빽한 잡목들을 하나하나 벌리고 올라가려니 시간만 덧없이 흘러간다.
아주 힘겹게 308봉을 오르고 서쪽으로 내려가다 전망대에서 신리삼거리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확인하며 선답자들의 표지기들이 달려있는 곳에서 남서로 꺽어진다.
길도 없는 애매한 지형을 내려가며 또 가시덤불에 갖혀 꼼작 못하고 고생을 하다가 좌우로 뚜렸한 길이 지나가는 안부로 내려선다.
흐릿한 족적 따라 밭을 지나고 무덤가에서 헤메이다 23번국도로 어렵게 내려가면 땀으로 푹 젖은 몸에서는 송화가루가 풀풀 일어난다.
신리삼거리를 건너 이동통신탑이 서있는 낮은 마루금은 생략하고 옹암마을과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밭들을 지나 안부로 올라간다.
다시 밭을 지나서 무덤이 있는 산으로 들어가니 나처럼 꾀를 부렸는지 무덤가에 선답자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어 쓴웃음이 나온다.
능선으로 붙어 78봉을 옆으로 지나고 밭을 지나 오성산을 바라보며 올라가면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지만 명감넝쿨과 찔레들이 꽉 차있고 철쭉들이 너무 빽빽해 헤엄치듯 나무들을 벌리며 통과한다.
힘겹게 능선으로 붙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지대를 지나서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오성산(218m) 정상으로 올라가니 나무들만 쓰러져 있고 아무 것도 없어 허탈해진다.



▲ 공성산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산봉들



▲ 공성산 정상



▲ 신리삼거리 내려가며 바라본 지맥의 마지막 줄기



▲ 신리삼거리



▲ 오성산 오르며 바라본 바다



▲ 오성산 정상



- 176봉
갈림길로 돌아와 전망대에서 옹암마을로 이어지는 마지막 마루금을 바라보고 동쪽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따라가다 내저마을의 푸른색 공장을 겨냥하며 내려가면 역시 길은 전혀 없고 가시덤불이 극성을 부린다.
가시에 난자를 당하며 간신히 공장 왼쪽의 포장도로로 내려가 둘러보면 내려온 곳과 올라갈 곳 어디에도 능선의 형태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내저마을 표시석이 서있는 고갯마루에서 양쪽으로 마루금을 찾아보다 도저히 알 수가 없어 곧장 이어지는 직선방향으로 무덤을 향해 오른다.
밭들을 지나고 무덤 뒤로 들어가 길도 전혀 없는 사면을 한동안 치고 오르니 무슨 용도인지 가느다란 흰색끈들이 나타나고 점차 족적도 보이기 시작한다.
낮은봉에 올라 후두둑거리며 쏱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거친 관목들을 헤치고 서둘러 능선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옹암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뒤로는 오성산이 바닷가에 제법 높게 서있다.
170.5봉에서 삼각점을 찾아보다 흐릿한 족적을 살피며 176봉을 오르고 남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다행히 등로가 나타나고 가시덤불도 사라지지만 난도질 당한 정갱이가 닿을 때마다 쓰려온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산길 따라 구덩아 하나 파여있는 170봉을 넘고 조금씩 개이는 하늘을 보며 억새들이 우거진 160봉을 넘어서 서둘러 종착점으로 향한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맥의 끝



▲ 내저고개



▲ 176봉 오르며 바라본 옹암마을



▲ 176봉 오르며 바라본 오른쪽의 오성산



- 옹암마을
비와 땀에 흠뻑 젖어 조망이 트일 듯한 큰 암봉을 우회하고 파묘터를 지나서 마지막 마루금을 바라보며 소나무들이 무성한 84봉을 넘는다.
계속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다 묘 4기가 나오며 길이 아주 뚜렸해지고, 송전탑을 지나 마루금의 왼쪽 사면으로 바삐 내려가면 다시 묘 한기가 나오고 길은 바다로 꺽어진다.
비어있는 부대막사들을 지나고 바닷가로 나아가니 초소와 버려진 냉장고가 보이고 시종 가시덤불로 이어지던 탐진지맥은 이곳에서 바다에 맥을 갈아앉힌다.
적적한 바다를 한동안 바라보다 옹암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찾으며 거꾸로 올라가 송전탑 옆으로 보이는 족적을 따라가면 뚜렸한 산길과 만나는데 아마 묘 4기가 있던 곳에서 길이 갈라지는 것 같다.
산길 따라 어구들이 지저분하게 버려져있는 바닷가로 내려가 비릿한 갯냄새를 맡으며 검은 바위들을 돌고넘어 방파제로 올라선다.
적적한 방파제를 건너고 민가는 커녕 사람 한명 보이지않는 억새밭을 한동안 올라 64.8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넘어가니 바로 옹암마을이 밑에 보인다.
마을회관 앞에서 대덕택시를 부르고 몸단장을 한 후 마른오징어에 소주를 들이키며 이틀간의 힘들었던 지맥산행을 마무리 한다.



▲ 마지막 마루금



▲ 지맥의 종착점



▲ 지맥의 종착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