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견두지맥 (만복대-견두산-천왕봉-월암)

킬문 2008. 10. 1. 21:33
2008년 9월 27일 (토요일)

◈ 산행경로

용산역
구례구역(21:45-02:11)
성삼재(03:35)
작은고리봉(04:30)
만복대(05:32)
정령치갈림길(05:46)
요강바위(06:30)
월계재(06:42)
1112봉(07:08)
다름재(07:31)
1044봉
1050봉(07:55)
수락재(08:29)
영재봉(08:50)
솔재(09:12)
사거리안부(09:38)
숙성치(09:48)
밤재(10:16)
점심(-10:28)
774.7봉(11:15)
견두산(11:43)
725봉(12:05)
640봉(12:36)
천마산(13:02)
둔산치(13:23)
깃대봉(13:51)
645봉(14:04)
비득재(14:12)
630봉(14:24)
두계치(15:10)
시멘트임도(15:30)
형제봉(15:45)
625봉(16:23)
고을넘어재(16:31)
천왕봉(16:42)
누룩실재(17:04)
636봉(17:28)
652봉(17:37)
갈미봉(18:16)
까막재
깃대봉(19:17)
월암(19:47)
구례구역
익산역(20:08-21:51)
용산역(22:06-23:58)

◈ 도상거리
약42km (접근5km, 마루금37km)

◈ 산행시간
16시간 12분

◈ 동행인
최수찬

◈ 산행기

- 만복대
비몽사몽 기차안에서 여우잠을 자다가 같은차를 타고 오신 최수찬님과 구례구역에서 내려 읍내에서 아침밥을 먹고 택시로 성삼재로 오르니 삭풍이 매섭게 불어와 계절의 빠른 변화가 실감이 난다.
지리산 종주하는 분들의 열기에 찬 구호소리를 들으며 도로를 조금 내려가 '만복대 5.3km' 이정표가 서있는 반대쪽 철문을 열고 10년만에 백두대간길을 다시 들어서면 컴컴한 숲은 풀벌레 소리 뿐 적막에 묻혀있다.
뚜렸한 산죽길을 한동안 따라가 작은고리봉(1248.0m)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우회해서 헬기장으로 내려가니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총총히 반짝이고 노고단쪽으로는 초승달이 높게 떠있어 산객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거푸 헬기장을 지나서 고도를 높혀가며 억새들을 헤치고 듬직하게 서있는 만복대의 실루엣을 가늠하고 올라가면 찬바람에 땀이 마르고 젖은 몸은 가볍게 떨려온다.
밧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초원길 따라 정상석이 서있는 만복대(1438.4m)로 올라서니 돌탑과 돌무더기들이 널려있고, 삼각점은 찾아볼 수 없으며, 어둠에 묻혀있는 노고단이 마주 보인다.



▲ 만복대 정상



▲ 만복대에서



- 영재봉
산내면쪽으로 마치 오로라처럼 영롱하게 피어오르는 여명을 바라보며 정령치 갈림길을 지나 암봉위로 올라서면 어둠을 벗어나고 있는 지리산자락이 앞에 펼쳐지고 불야성을 이룬 남원시가지가 멀리 내려다보인다.
산죽사이로 잘나있는 완만하고 호젓한 등로를 한동안 따라 내려가다 오른쪽 사면으로 휘어지는 길을 버리고 부득불 봉우리로 올라가니 산죽과 잡목들만 빽빽하다.
켜켜이 쌓여있던 산죽먼지로 옷에 떡칠을 하고 어렵게 내려가면 우회했던 등로와 만나고 요강바위 비숫한 큰 바위들이 나온다.
특용작물 안내판이 숲에 가려있고 좌우로 길이 흐릿한 월계재를 지나서 빽빽한 잡목과 덤불들을 뚫고 바위전망대로 올라가니 만복대와 노고단쪽이 훤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정령치 너머로 바래봉줄기가 뚜렸하며, 위안리의 짓푸른 저수지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인다.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공터가 있는 전위봉을 지나서 1112봉으로 올라서면 암릉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노고단쪽은 물론 멀리 견두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잘 보인다.
억센 관목과 빽빽한 싸리나무들을 뚫고 잔봉들을 연신 넘어 위안리와 고기리를 잇는 다름재로 내려가니 가시덤불로 뒤덮혀 있고 역시 좌우로 흐릿한 옛길이 나타난다.
울창한 억새사이로 잣나무지대를 따라 오른 1044봉에서 왼쪽의 지리산온천 방향으로 길이 넓고 뚜렸하며 표지기들도 걸려있지만 지맥은 북쪽으로 꺽어진다.
따사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싸리나무들이 성가신 산길을 지나 1050봉으로 올라가면 바위사이로 '零帝峰' 정상석이 서있고 주천면 육모정 방향으로 등로가 뚜렸하게 나있다.
이제 한참 멀리 솟아있는 만복대와 가까워진 견두산을 바라보며 간식을 먹고 서쪽으로 방향을 잘 잡아 울창한 산죽과 배낭을 잡아채는 미역줄나무들을 헤치며 내려간다.
수락폭포로 길이 갈라지는 수락재를 지나서 가시덤불과 싸리나무들을 뚫고 비숫한 높이의 전위봉을 넘어 지형도상의 영재봉인 881봉으로 올라가니 바위들이 있고 조망이 좋아서 역시 월암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인다.



▲ 바위



▲ 안부에서 바라본 1112봉



▲ 월계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복대



▲ 전망대에서 바라본 정령치와 고리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위안리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래봉



▲ 1112봉에서 바라본 노고단



▲ 1112봉에서 바라본, 견두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1044봉에서 바라본 1050봉



▲ 정상석이 있는 1050봉



▲ 1050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견두산



▲ 영재봉 정상



- 견두산
밤재와 견두산을 바라보다 영재봉을 내려가면 등로정비를 해서인지 갑자기 잡목들이 사라지고 그간의 힘들었음을 보상이라도 하듯 길이 뻥 뚫려 기분이 좋아진다.
봉우리들을 넘고 완만하게 내려가 무덤들이 있는 솔재에서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편한길을 따라가다 다시 659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해 능선으로 붙는다.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푹 패인 길이 넘어가는 숙성치로 내려가니 새로운 돌무더기들이 쌓여지고 있고 한켠에는 오래된 서낭당 흔적이 보여 임진왜란과 빨치산시절까지 넘겼다는 오래된 고개의 애환사를 엿보는 듯 하다.
철망이 걸쳐있는 뚜렸한 송림길을 한동안 지나서 밤재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차량들의 굉음을 들으며 민둥묘와 송전탑을 차례로 지난다.
임도로 떨어져 간이화장실과 표시석이 서있는 밤재로 내려서면 월암마을까지의 산행안내판이 걸려있고 원사봉에서 차일봉을 지나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눈앞에 가깝게 펼쳐진다.
무인방송시설에서 울려나오는 음악과 방송을 들으며 간단히 아침겸 점심을 먹고 월암까지 29.8km 남았다는 안내판을 보며 서둘러 통나무계단을 올라간다.
잡목과 덤불들이 잘 정비된 뚜렸한 산길 따라 오석이 서있는 '자귀나무쉼터'를 지나고 앞에 가는 등산객들을 지나쳐 지형도상의 견두산인 774.7봉으로 올라가니 삼각점(남원24/1991복구)이 있고 이정표에는 '계척봉'으로 되어있다.
산짐승의 배설물들이 깔려있는 암릉들을 지나서 밧줄이 있는 사다리를 타고 무덤 한기와 정상석이 있는 견두산(803m)에 올라가면 조망이 탁 트여 노고단에서 만복대를 지나 이어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휘어지며 월암으로 향하는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곡성의 문덕봉과 고리봉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 숙성치



▲ 밤재



▲ 밤재의 등산로 안내도



▲ 자귀나무쉼터



▲ 지형도상의 견두산인 774.7봉 정상



▲ 견두산 정상



▲ 견두산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노고단



▲ 견두산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마루금



▲ 견두산에서 바라본 문덕봉과 고리봉



- 천마산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을 넋을 놓고 둘러보다 유명한 마애불은 보지도 못한채 아스라하게 펼쳐지는 마루금을 향하여 걸음을 바삐 한다.
725봉을 넘어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묘지들을 만나고 '둔사재'라 적혀있는 안부를 지나 석축 두른 무덤인 '망루터'를 넘는다.
'상무봉'이라 적혀있는 640봉을 넘고 지형도상의 둔산치에 해당하는 '서리내재'를 두번이나 넘으니 앞에 천마산이 모습을 나타낸다.
급한 나무계단길을 지나 석축에 정상석이 서있는 천마산(656.1m)에 올라서면 역시 조망이 좋고 북서쪽의 대산으로 도경계선이 뚜렸하게 갈라져 나간다.
혹시 표고라도 남아있을까 기웃거리며 버섯단지를 지나 임도가 가로지르는 둔산치를 지나고 가파른 나무계단길을 타고 '둔사봉'으로 되어있는 601봉을 힘겹게 넘는다.
진땀을 흘리며 정상석과 삼각점(남원28/1991복구)이 있는 깃대봉(691.0m)으로 올라가니 노고단에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645봉에서 뚝 떨어져 내려가 임도인 비득재를 지나고 '도장봉'이라 적혀있는 630봉으로 올라가 줄줄이 나오는 봉우리에 힘들어하며 얼음물만 벌컥거린인다.
얼굴로 줄줄이 나타나는 거미줄을 걷어가며 잡목으로 가려있는 특징 없는 산길로 홈통길이 넘어가는 '죽정치'를 지나서 무덤들을 연신 만난다.
봉우리를 우회하는 편한 길 따라 '가동봉'이란 봉우리(약490m)를 넘고 앞에 높게 솟아있는 형제봉을 바라보며 두계치 안부를 지난다.
오른쪽으로 막힌 시멘트임도를 건너고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둔덕에 올라 땀을 흘리며 계속되는 계단길로 전위봉을 넘어 형제봉(622.0m)으로 올라가면 소나무들이 많고 왕시리봉쪽으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 천마산 정상



▲ 둔산치



▲ 깃대봉 정상



▲ 깃대봉 정상석



▲ 깃대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비득재



▲ 형제봉 정상



▲ 형제봉에서 바라본 노고단과 왕시리봉



- 갈미봉
지루하게 이어지는 야산길 따라 '중방재'라 쓰인 안부를 지나고 나무로 엮은 다리를 건너 고을넘어봉(625m)을 넘어 내려가니 흐릿한 안부인 고을넘어재가 나온다.
다시 봉우리를 올라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천왕봉으로 향하면 산객 두분이 쉬고있는 암봉이 나오는데 조망이 좋고 앞에 천왕봉이 빤히 보인다.
밧줄을 잡고 암릉을 우회해 무인산불감시시설이 있는 천왕봉(695.0m)으로 올라가니 너럭바위에 정상석과 원형 대삼각점이 있고 사방이 탁 트여 온 지맥은 물론 월암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갈림길로 돌아와 잘나있는 산길을 뛰어 내려가 넓은 임도가 지나가는 누룩실재를 건너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잘 정비된 등로는 끝이 나고 잡목과 잡초들이 울창하지만 족적은 뚜렸하다.
614봉을 넘고 '계산재'를 지나 가파른 나무계단길로 진땀을 흘리며 636봉을 넘어 다시 652봉까지 넘으니 굴곡 많은 산줄기에 점차 기운이 빠진다.
'갈미봉 1.4km'라 적혀있는 '산수재'란 안부를 넘어 금방 나타날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숲길을 지루하게 걷고 잔봉들을 연신 넘어 삼각점(구례303/1985재설)이 있는 갈미봉(494.1m)으로 올라가면 이정표에 월암까지 3.8km라 적혀있고 마지막 남은 마루금이 발밑으로 보인다.



▲ 천왕봉 정상



▲ 천왕봉에서 바라본 만복대와 노고단



▲ 천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 천왕봉에서 바라본 지리산줄기



▲ 누룩실재



▲ 갈미봉 정상



▲ 갈미봉에서 바라본 마지막 산줄기



- 월암
마지막으로 간식을 먹고 무덤들로 이어지는 마사토길에 미끄러지며 까막재로 생각한 안부로 내려가니 '동산재'이고 까막재까지 0.6km로 되어있지만 날이 어두어져서인지 이후 확인하지 못한다.
랜턴을 켜고 흐릿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능선만 가늠하며 신경을 바짝 써서 따라가면 야산이지만 숲은 무서우리만치 컴컴하고 또 적막하다.
간간이 붙어있는 구례군의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한동안 야산길을 따라가 앞이 트이는 흙무덤들을 지나고 좌우로 길이 뚜렸한 안부를 지나 깃대봉을 향한다.
잡목들을 헤치며 의자들이 놓여있는 공터로 올라가니 나무에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지만 조금 위에 오석과 삼각점(구례442/복구2001)이 있는 깃대봉(241.7m)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꺽어 흐릿한 산길을 내려가면 등로는 점점 남쪽으로 휘어지지만 이 컴컴한 밤에 제비재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찾아 병방산(160m)을 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만다.
뚜렸한 등로를 만나 간이화장실이 있는 임도로 떨어지고 시멘트도로를 만나 내려가니 17번국도가 나오며 입구에 작은 '등산로' 안내판이 붙어있다.
옷에 잔뜩 들러붙은 풀씨들을 떼어가며 컴컴한 도로 따라 월암마을을 지나고 오산 정상의 휘황찬 불빛들을 바라보며 구례교로 섬진강을 건너 구례구역으로 걸어간다.



▲ 공터의 깃대봉 정상판



▲ 깃대봉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