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생각지도 않은 심설산행 (괘방산-피래산-망기봉-망덕봉)

킬문 2011. 1. 4. 14:06
2011년 1월 2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강릉터미널(23:00-01:26)
안인진리(04:43)
291봉(05:28)
삼우봉(05:46)
괘방산(05:57)
286봉(06:31)
당집(06:42)
화비령(07:03)
청학산(07:59)
498봉(08:48)
544.7봉(09:04)
675봉(09:33)
702봉(09:52)
피래산(10:11)
687봉(10:23-10:31)
476봉(11:03)
덕우리재(11:31)
601봉(12:40)
708봉(13:08)
망기봉(13:25)
점심(-14:13)
678봉(14:53)
681봉(15:07)
망덕고개(15:20)
711봉(15:30)
망덕봉(15:55)
633봉(16:36)
510봉(16:54)
안부(17:15)
장작골도로(17:36)
강릉
강릉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40-23:19)

◈ 도상거리
약 22km

◈ 산행시간
12시간 53분

◈ 동행인
ddc

◈ 산행기

- 괘방산
강릉터미널 근처 피시방에서 1시간 남짓 엎드려 있다 단골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택시로 안인진리의 안보등산로가 시작되는 들머리에 내리니 찬 바닷바람이 살을 에인다.
난방이 되는 화장실안에서 대강 채비를 하고 나무계단을 올라가다 우루룽 하고 천둥 치는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면 파도들이 흰 포말을 일으키며 밤바다로 밀려오고 있다.
날리는 눈을 맞으며 첫 봉우리에 올라서서 안인진의 가로등 불빛을 내려다 보고 얕은 눈으로 덮혀있는 울창한 송림을 따라가니 연신 흰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바닷가의 정경이 양쪽으로 펼쳐진다.
활공장에 큰 돌탑들이 있는 291봉을 넘고 가파르게 이정판이 서있는 삼우봉(341m)으로 올라가면 방송국들이 차지하고 있는 괘방산은 훤히 불을 밝힌채 맞은편으로 모습을 보인다.
눈 깔린 암릉들을 지나고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가다 방송국 전의 괘방산(339.2m) 정상부로 올라가니 녹슨 금속판 하나만이 서있고 눈에 덮혀서인지 삼각점은 찾을 수 없다.



▲ 안보등산로 들머리



▲ 바닷가



▲ 삼우봉 정상



▲ 괘방산 정상



▲ 괘방산 방송국



- 청학산
방송국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내려가 임도를 건너고 이정표가 서있는 괘방재를 지나 286봉을 넘어서 당집이라 표기된 작은 서낭당 한채와 만난다.
길 없는 능선을 치고 내려가 방송시설이 있는 화비령을 건너고 점점 쌓여가는 눈을 못 이겨 스펫츠를 착용하고는 개운해진 발걸음으로 능선을 올라간다.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억새 무성한 산길을 내려가면 조망이 확 트여 오른쪽으로 앙장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괘방산에서 이어온 설릉이 한눈에 들어오며, 멀리 연인들의 천국인 정동진 바닷가가 내려다 보인다.
눈에 죽죽 미끄러지며 우회길을 버리고 벌목 되어있는 청학산(337.1m)에서 올라 눈속을 뒤지며 10여분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가까워지는 망덕봉을 바라보며 서둘러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능선을 내려간다.
임도를 만나 잠시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발목까지 덮는 눈에 빠지며 송이버섯용 붉은 비닐끈들이 지저분하게 걸려있는 산길을 올라간다.
땀을 흘리며 498봉을 넘고 낡은 삼각점(421재설/71.9건설부)이 있는 544.7봉으로 올라가니 앞에 피래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이 겹쳐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 당집



▲ 전망대에서 바라본 괘방산



▲ 맞은편 망덕봉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앙장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정동진



▲ 청학산 정상



▲ 청학산에서 바라본 망덕봉



- 피래산
눈에 푹푹 빠져가며 나무들을 잡고 풍향탑 하나가 높게 서있는 675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온통 벌목되어 있으며 피래산은 이제 지척으로 보인다.
큰 돌참호가 파여있는 702봉을 넘어 간벌돤 가지들이 걸기적거리는 길없는 사면을 내려가니 피래골과 절골을 잇는 안부에 이정표 하나가 눈속에 쓸쓸하게 서있다.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가파른 능선을 치고 4년만에 다시 피래산(753.9m)으로 올라가면 작은 정상판 하나가 반겨주지만 정상이 워낙 넓어 삼각점은 찾을 엄두를 못낸다.
따사한 햇살을 맞으며 간식들을 먹고 밤재로 능선이 갈라지는 687봉으로 내려가니 오래된 무덤터가 나오며 낯익은 망부석 한쌍이 반겨준다.
오른쪽으로 길없는 급사면을 한동안 뚝 떨어져 내려가 흙무덤 한기를 지나고 암릉지대를 통과해 476봉을 넘어서면 앞에 덕우리재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인다.
파래진 하늘을 보며 남쪽에서 서쪽으로 능선이 휘어지는 둔덕으로 올라서니 조망이 확 트여서 앞에 망기봉으로 급하게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만덕봉을 지나 두리봉과 석병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 675봉 정상



▲ 702봉에서 바라본 피래산



▲ 안부의 이정표



▲ 피래산 정상



▲ 덕우리재 전 둔덕에서 바라본 석병산, 두리봉, 만덕봉



▲ 덕우리재 전 둔덕에서 바라본 만덕봉과 오른쪽의 망기봉



▲ 덕우리재 전 둔덕에서 바라본 맨뒤의 망덕봉



▲ 덕우리재 전 둔덕에서의 두타산쪽 조망



- 망기봉
온갖 불평을 쏟아놓으며 눈 깔린 잔너덜지대를 힘겹게 지나 돌무더기들이 높게 쌓여있는 덕우리재로 내려서면 고목 서너그루가 서있고 좌우로 길이 흐릿하다.
가파른 눈길에 빠져가며 봉우리들을 넘고 몇년전 여름의 힘겹던 기억을 떠올리며 된비알을 올라가니 진땀이 줄줄 떨어지고 연신 눈으로 흘러 들어간다.
나무들을 잡고 끝없이 이어지는 깔끄막을 넘어 601봉으로 올라가면 그제서야 망기봉이 앞에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도 200여미터는 더 남아있어 한숨이 나온다.
무덤 한기를 지나고 높은산 일행이 거쳐올 만덕봉을 멀리 바라보며 급사면을 한발한발 올라가니 고도가 높아지며 찬바람이 불어와 땀이 마르고 한기가 든다.
앞서가는 내 발자국을 분석해 잘못된 보행을 지적하는 ddc님의 말에 웃어가며 짐승들의 발자국만 어지럽게 찍혀있는 708봉을 힘겹게 넘고 오른쪽으로 꺽어 망기봉(755.2m)으로 올라가면 기진맥진이라 전에 확인했던 삼각점은 찾아볼 생각도 안한다.
바람 없는 한켠에서 어묵에 만두를 끓여 독한 매실주로 지친 몸을 달래고 라면으로 점심을 단단하게 먹은 다음 힘을 내어 미답의 망덕봉으로 향한다.



▲ 덕우리재



▲ 망기봉 정상



- 망덕봉
잡목들이 성가신 북쪽 능선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꺽어 안부를 겨냥해서 내려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는 눈을 맞으며 찬바람 불어오는 오지의 숲을 느긋하게 걸어간다.
678봉을 넘고 두리뭉실한 681봉을 지나 주위의 설경에 감탄하며 우람한 망덕봉의 정상부를 향해서 내려가니 711봉의 임도 절개지가 마치 천연절벽처럼 멋지게 보인다.
나무에서 쏱아지는 눈폭탄을 맞으며 묵은 임도 흔적이 있는 망덕고개를 지나고 오른쪽의 절개지를 조심해서 711봉으로 올라가면 모처럼 조망이 트이고 괘방산에서 피래산까지 이어온 산줄기가 한눈에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길 흔적이 없는 안부에서 정강이까지 눈에 빠지며 마지막 피치를 올려 삼각점(304재설/79.9건설부)이 있는 망덕봉으로 올라가니 생각지도 않은 나무데크가 서있고 단경골에서 이어지는 듯 정상 안내판도 서있다.
넓은 헬기장을 지나고 북동쪽으로 꺽어 잡목들을 헤치며 인적 드문 산길을 서둘러 내려가면 찬바람이 불어오며 오지의 회색하늘에서는 굵은 눈들이 쉬지않고 떨어진다.



▲ 망덕고개



▲ 711봉에서 바라본 괘방산



▲ 711봉에서 바라본 피래산



▲ 망덕봉 정상



▲ 망덕봉 정상



- 장작골
안부에서 헬기장이 있는 633봉을 넘고 뚝 떨어져 내려가니 풍향탑이 서있는 510봉이 나오는데 풍력발전소 공사가 한창중이고 산마루가 넓직하게 깍여있다.
전신주들이 일렬로 서있는 넓은 임도를 한동안 따라가면 앞에 삼각점이 있는 425.1봉이 나오지만 점차 일몰이 가까워져 마지막 앙장산은 포기하고 왼쪽으로 사면을 치고 내려간다.
곧 헤어졌던 임도와 만나서, 개울을 따라 임도를 내려가 사방댐을 건너고 개들이 일제히 짖어대는 농장을 빠져나가 어두어진 장작골도로로 떨어진다.
도로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칠성산 산행을 끝내고 내려올 높은산팀 차를 기다리고 있으니 망덕봉쪽으로 동해고속도로를 질주해서 터널로 빨려 들어가는 차량들의 불빛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 풍력발전소 공사장



▲ 장작골 야경



▲ 장작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