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적적한 춘천의 산줄기 (고시락고개-응봉-어리고개)

킬문 2011. 8. 9. 13:47
2011년 8월 7일 (일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춘천역(06:00-07:08)
납실교(07:45)
547.0봉(08:42)
427봉(09:07)
고시락고개(09:21)
415봉(09:50)
590.2봉(10:30)
무명봉(11:38)
775봉(12:10)
능선갈림길(12:48)
1122봉(13:18)
철조망(14:06)
부대후문(14:22)
주능선(14:40)
이칠봉(14:48-15:35)
이칠봉(15:58)
임도(16:08)
1111봉(16:12)
1068봉(16:36)
샛등봉갈림길(16:45)
1011봉(17:02)
902.4봉(17:34)
삼각점봉(17:47)
729봉(18:21)
722.0봉(18:50)
뜀박산(19:45)
어리고개(20:02)
춘천역
상봉역(21:00-22:08)

◈ 도상거리
약 24km

◈ 산행시간
12시간 17분

◈ 산행기

- 고시락고개
오월교를 건너 지암리로 들어가다 피서객들로 붐비는 납실교 앞에서 택시를 내려 암벽으로 이루어진 절개지를 둘러보고 흐릿한 족적을 보며 사면으로 붙어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간다.
녹슨 철망들이 쳐져있는 흐릿한 숲길을 만나 송전탑을 지나고 무덤들을 거푸 지나치니 후텁지근 하고 무더운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르고 금방 몸이 젖는다.
얼굴로 거미줄들을 걷어가며 가파른 능선길을 지나 온통 가시덤불들로 덮혀있는 547.0봉으로 올라가 삼각점(춘천305/2005재설)을 확인하고 미역줄나무들을 뚫고 그늘로 나가 얼음 막걸리 한컵을 마시며 산행이 만만치 않으리라 짐작을 한다.
군 전화선과 함께 흐릿한 능선을 미끄러져 내려가 427봉으로 올라가면 앞에 군 부대가 있는 응봉이 마치 하늘에 떠있는 비행 물체 처럼 높게 서있어 기가 죽는다.
무너져 내린 대형 참호 터들을 보며 묵은 임도가 넘어가는 고시락고개로 내려가니 뜨거운 햇볕이 작열하지만 작은 등산로 안내판 하나가 들머리에 서있어 산객을 반겨준다.



▲ 납실교 앞 들머리



▲ 547.0봉 삼각점



▲ 427봉에서 바라본 응봉



▲ 고시락고개



▲ 고시락고개



- 1122봉
타이어 참호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가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에 한동안 몸을 말리며 415봉을 넘고 안부에서 힘겹게 봉우리를 왼쪽 사면으로 우회하고 보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라 다시 되돌아 올라간다.
쓰러진 나무들과 가시덤불로 꽉 찬 공터에 삼각점(춘천410/2005재설)이 있는 590.2봉을 보고 내려가 바위지대에 잡목들만 들어찬 조망 가린 흐릿한 능선을 바삐 따라간다.
곳곳에 놓여있는 적적한 석축 참호들을 보며 봉우리들을 넘고 응봉만 가늠해서 험준한 암릉들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775봉으로 올라가면 앞에 1122봉이 높게 솟아있다.
시종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을 지나 남서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평평한 둔덕을 넘고 진땀을 떨어뜨리며 1122봉으로 힙겹게 올라가니 참호 하나만이 파여있다.
완만해진 초원 길을 올라가며 험한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뚜렷한 임도길을 따라가다 지계곡에서 부족한 식수를 보충해서 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붙으면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 590.2봉 정상



▲ 석축



- 응봉
간간이 보이는 곰취들을 따며 경고판을 만나 점차 뚜렷해지는 산길을 계속 따라가니 응봉의 군부대가 모습을 보이고 원형 철조망에 지뢰 조심 경고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철조망 따라 한여름의 키를 넘는 억센 미역줄나무들을 뚫고 곳곳에 놓여있는 철판으로 지계곡들을 건너 지뢰라도 밟을까 노심초사 하며 10여분 고생해 부대 후문이 있는 임도로 나간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개당귀와 야생화들이 지천에 피어있는 임도를 내려가면 검은 제비나비들은 사방에서 춤을 추고 잠자리들도 유유히 날라다녀 기분이 좋아진다.
계속 이어지는 임도를 생각 없이 따라가다 돌아와 통신탑이 서있는 곳에서 북릉으로 붙어 단 참외 하나 까서 막걸리를 마시고 입은 쓰지만 김밥 한줄을 억지로 먹어둔다.
시야가 트이는 암릉 전망대에서 응봉과 화악산을 바라보고 몇년전보다 한결 뚜렷해진 산길을 타고 바위지대들을 지나 녹슨 경고판들이 서있는 능선을 따라간다.
봉우리들을 넘고 험한 암릉지대를 우회하며 헬기장을 지나 가파르게 이칠봉이라 하는 1286.9봉으로 올라가니 작은 정상석과 삼각점(화천317/2007재설)이 반겨주고, 조망이 훤히 트여 지나온 능선과 갈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두류산자락과 한북정맥의 연봉들이 잘 보인다.



▲ 경고판



▲ 응봉 정상



▲ 부대 후문



▲ 암릉에서 바라본 응봉



▲ 암릉에서 바라본 화악산



▲ 이칠봉 전 헬기장에서 바라본, 고시락고개에서 이어온 능선과 왼쪽의 뜀박산 능선



▲ 이칠봉 정상



▲ 이칠봉 정상



▲ 이칠봉에서 바라본 응봉



▲ 이칠봉에서 바라본, 어리고개로 이어지는 산줄기



▲ 이칠봉에서 바라본 두류산



▲ 이칠봉에서 바라본 한북정맥의 산줄기



- 902.4봉
빽빽한 미역줄나무들을 뚫고 북쪽 능선으로 들어가 곧 동쪽으로 꺾어지리라 생각하며 뚜렷한 산길을 내려가면 계속 북쪽으로 등로가 이어지는데 표지기들도 걸려있어 주의해야 할 곳이다.
동릉으로 되돌아와 헬기장을 두곳 계속 지나고 임도를 만나 임도를 잠시 따라가다 능선으로 들어가니 뚜렷하고도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진다.
간간이 미역줄나무들을 헤치며 1111봉을 넘고 1068봉으로 올라가면 생뚱 맞은 삼각점(화천466/2007재설)과 함께 '생기봉' 코팅판이 걸려있는데 집에서 검색해 보니 생기봉(신선봉)은 대략 1km 앞에 있는 1011봉으로 여겨진다.
고사목들을 보며 잠시후 샛등봉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을 지나고 안부에서 험준한 바위지대들을 넘어 신선봉이라고 하는 1011봉으로 올라가면 기암 위에 노송들이 많이 서있지만 어쩐지 음산한 분위기가 든다.
뚝 떨어지며 내려가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묵은 임도길을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벙커와 군진지들이 있는 885봉을 넘고 말고개로 능선이 갈라지는 902.4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좁은 공터에 바위 몇개 뿐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 삼각점이 있는 1068봉 정상



▲ 고사목지대



- 뜀박산
얼음물을 마시며 쉬다가 한결 뚜렷해진 산길로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 엉뚱하게 삼각점(화천449/2007재설)이 놓여있는 헬기장을 지나서 이제 얼마 안남은 일몰시간을 생각하며 서둘러 낮은 봉우리들을 넘는다.
참호 하나 파여있는 729봉을 지나 다시 나타나는 바위지대들을 연신 넘어 저물어가는 산길을 타고 722.0봉으로 올라가니 헬기장에 삼각점(화천319/2007재설)이 있고 모처럼 시야가 트여 응봉에서 이어온 마루금과 샛등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군 진지들을 지나 굵은 줄이 걸려있는 반질반질한 나무계단 길을 떨어져 내려가 헬기장을 지나고 널찍한 군사도로와 만나니 어리고개까지 아직 4km 정도 남았지만 마음이 놓인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하다 다시 능선으로 붙은 작전도로는 이후 마루금을 가깝게 끼고 소알미산과 큰알미산을 우회하며 능선으로 계속 이어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점점 어두어지는 널찍한 군사도로를 지겹게 따라가 마지막 봉우리인 뜀박산(300m)으로 올라가면 이런저런 군 진지들이 놓여있고 발아래로 북한강과 도로의 불빛들이 내려다 보인다.



▲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봉



▲ 헬기장에서 바라본 1011봉



▲ 722.0봉 정상과 오른쪽의 샛등봉 능선



▲ 722.0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어리고개
오른쪽으로 넓게 자리 잡은 군부대를 내려다 보며 밧줄들이 걸려있는 능선을 찾아 참호들이 곳곳에 파여있는 미끄러운 비탈길을 엉금엉금 떨어져 내려간다.
랜턴까지 켜고 짙은 밤 안개속에 계단처럼 이어지는 참호를 한동안 내려가 오른쪽으로 군사 도로와 만나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는 철문을 빈 틈으로 빠져 나가니 5번국도와 56번국도가 만나며 지촌삼거리 도로 안내판이 서있는 어리고개이다.
가게에서 찬 캔맥주 하나를 챙기고 독한 매실주를 마시며 배낭을 정리하다 화천에서 나오는 동서울 버스를 타고 춘천역으로 가 냄새 나는 옷을 대강 갈아입고는 급행 전철에 지친 몸을 싣는다.



▲ 어리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