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산죽의 바다 (678.2봉-865.1봉-복두봉-명덕봉)

킬문 2011. 11. 8. 12:13
2011년 11월 6일 (일요일)

◈ 산행경로
강남터미널
전주고속터미널(23:40-01:55)
전주시외터미널
주천(06:05-07:23)
칠은교(07:35)
678.2봉(08:20)
능선갈림봉(08:59)
718봉(09:10)
660봉
865.1봉(10:38)
865.1봉(11:13)
임도(11:32)
910봉(11:58)
명도봉능선(12:04)
복두봉(12:37)
명덕봉갈림길(12:58)
영계천재(13:05-13:13)
925봉(13:47)
무덤(15:13)
명덕봉(15:58)
828봉(16:33)
외딴집(17:19)
맞바위(17:39)
진안터미널
전주시외터미널(18:30-19:10)
전주고속터미널
강남터미널(20:15-23:54)

◈ 도상거리
17km

◈ 산행시간
10시간 04분

◈ 산행기

- 678.2봉
터미널 옆 허름한 여인숙에서 먼저 도착한 술꾼님, 산자고님과 만나 두어시간 눈을 붙히고 갈 때마다 마음에 안드는 터미널 안 식당에서 정량에도 못 미치는 떡라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예보와는 달리 주룩주룩 내려오는 비를 심란스럽게 바라보며 첫 버스로 주천으로 가 미리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운장산 가는 두사람과 헤어져 칠은이골 입구에서 내려 텅빈 화장실 안에서 채비를 한다.
칠은교를 건너고 바로 산으로 들어 베어진 나무들이 깔려있는 가파른 산죽 숲을 이리저리 돌아 올라가면 몸은 금방 땀과 비로 적셔지고 더운 수증기가 안경을 가린다.
잘 단장된 광산 김씨묘를 지나고 수북한 낙엽들을 밟으며 막바지 추색으로 물들어가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가니 빗줄기는 거세지고 산죽 지대들이 나타나 긴장이 된다.
가파른 산길을 타고 좁은 공터에 삼각점(진안413/1984재설)과 파인 화강암 두개가 뒹굴고 있는 678.2봉을 올라 사방을 두리번거리지만 비 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오늘의 산행이 걱정이 된다.



▲ 칠은교와 들머리



▲ 주자천



▲ 678.2봉 정상



- 865.1봉
엇 비숫한 높이의 앞봉을 넘고 미끄러운 바위지대들을 조심스럽게 지나 구절초 피어있는 긴 암릉을 왼쪽으로 크게 우회해서 통과한다.
서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를 넘고 718봉에서 남동 쪽으로 꺽어 암릉들을 우회하며 뚝 떨어져 내려가니 비 안개속에 얼핏 865.1봉인 듯 봉우리가 잠깐 모습을 보인다.
안부에서 키를 넘는 빽빽한 산죽숲을 만나 헤엄치듯 양팔로 헤치며 흐릿한 족적을 따라 가파르게 올라가면 몸과 마음은 금방 비에 젖고 한기에 몸이 떨려온다.
그저 발밑으로 이어지는 족적을 보며 된비알로 이어지는 산죽지대를 이리저리 돌아 암릉에 노송들이 서있는 둔덕으로 올라서니 오래된 표지기 한장이 보인다.
암릉들을 우회하고 그치지 않고 나타나는 산죽들을 헤치며 오래된 헬기장을 지나 무덤이 있는 삼거리로 올라가면 일반 등로인 듯 표지기 몇장이 나타난다.
드디어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865.1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산불감시탐과 삼각점(진안303/1984재설)이 있고 쓰레기들도 버려져 있어 오랜만의 인적이 반가워진다.



▲ 바위지대



▲ 718봉 지난 바위지대



▲ 헬기장



▲ 865.1봉 정상



- 복두봉
막걸리 한컵에 몸을 달래고 동쪽과 서쪽을 구분도 못하며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의외로 산죽 사이에 뚜렷한 길이 나타나 놀라게 된다.
굵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젖은 암릉들을 넘고 뚝 떨어져 내려가다 남동쪽이 아닌 학선동으로 이어지는 남서쪽 지능선 임을 뒤늦게 알고는 40분이나 허비하고 되돌아 온다.
무덤 옆의 남동쪽 능선을 찾아 쑥부쟁이들이 피어있는 암릉들을 지나고 넓게 정비된 산죽길 따라 평평한 임도를 건너 색바랜 이파리들만 달려있는 한적한 숲을 올라가니 잠깐씩 하늘이 맑아지곤 한다.
몇번이나 속아가며 가파른 능선 길을 한동안 치고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떨어져 있는 910봉으로 올라가면 두루뭉술한 정상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하고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남서쪽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삼거리에서 왼쪽의 등로를 잠시 따라가 명도봉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나고 반가운 마음에 다시 막걸리와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얼마 전에도 왔던 산길을 쉬엄쉬엄 올라 그 전망 좋던 복두봉(1018m)을 잠시 구경만 하고 운장산을 향해서 바삐 걸어가면 세찬 바람에 비구름이 걷히며 잠깐씩 조망이 트인다.



▲ 잘못 내려간 지능선의 암벽



▲ 910봉 정상



▲ 명도봉 능선



▲ 지나온 910봉



▲ 복두봉



▲ 복두봉 정상



▲ 운장산자락



- 명덕봉
임도를 건너 능선이 갈라지는 헬기장을 올라 잠깐 당귀주에 점심을 먹고 운장산 주능선을 버리고 명덕봉 쪽으로 꺾어지니 군데군데 마른 땅들이 보여 무슨 흔적처럼 보인다.
흐릿한 족적을 보며 좌우로 길도 안 보이는 안부인 영계천재로 내려가 운장산 쪽에서 나는 등산객들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가파르게 둔덕으로 올려치면 앞이 탁 트이는 암릉지대가 나오는데 구름에 가린 구봉산자락이 가깝게 펼쳐지고 구불거리는 도로들이 내려다 보인다.
빽빽한 미역줄나무들과 산죽들을 이리저리 뚫고 돌아 한치 앞도 안보이는 능선을 놓치지 않을까 조심하며 암릉들을 지나 925봉으로 올라가니 전망이 좋을 멋진 암봉으로 되어있다.
다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빽빽한 산죽들을 지겹게 뚫고가다 그나마 족적을 놓치고는 무시로 조릿대 사이에서 몸부림을 치다 간신히 빠져나온다.
길 없는 남쪽 지능선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산죽숲을 들쳐 족적을 찾아내 헤엄치듯 손을 벌려가며 지겨운 산죽들을 헤친다.
한동안 산죽들을 뚫고 가다 산중의 무덤 한기를 만나고 그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능선을 고마워하며 오리무중인 숲을 방향만 가늠하며 따라간다.
빽빽한 산죽을 헤치다 잘못 지능선으로 들어 깍아지른 암벽을 우회해서 내려가다 돌아와 남동쪽 능선을 찾아 십년은 감수하고 산죽 숲을 따라간다.
몇번을 긴가민가 속아가며 둔덕들을 넘고 드디어 삼각점(진안426/2003재설)이 놓여있는 명덕봉(790.2m)으로 올라가면 몇년 전에 다녀간 대전 재넘이님의 표지가 한장만이 지친 산객을 맞아준다.



▲ 영계천재



▲ 구봉산자락



▲ 925봉



▲ 잘못 내려간 지능선의 깍아지른 암벽



▲ 명덕봉 정상



- 맞바위
기쁜 마음에 배낭 안에만 넣고다녀 곯기 시작하는 사과를 꺼내 당귀주를 마시고 아직 많이 남아있는 능선을 헤아리며 어디에서 끊을 것인가 고민을 한다.
안부로 내려가 다시 나타난 울창한 산죽들을 뚫고 진땀을 흘리며 828봉으로 힘겹게 올라가 한시간 후에는 몰려올 일몰을 생각하고 오른쪽 지능선으로 탈출하기로 한다.
흐릿한 족적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가 큰 암벽들을 오른쪽으로 돌아 가파르게 사면을 치고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조심스레 내려가니 금방 계곡이 시작된다.
건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서 내려가 방 안에 곶감들이 가득 달려있는 빈집을 만나고 족적을 확인하며 바삐 잔너덜 많은 계곡을 따라가면 서서히 날이 저물어오기 시작한다.
옥녀봉자락을 바라보며 서둘러 맞바위가 있는 포장도로로 내려가 진안 택시를 부르고 도로 삼거리 벤치에 앉아 당귀주를 홀짝거리고 있으니 운장산자락은 금방 실한 어둠에 잠긴다.



▲ 계곡 상류의 외딴집



▲ 정천 날머리



▲ 맞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