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미녀는 귀찮아 (숙성산-미녀봉-오도산-두무산-자경산)

킬문 2011. 12. 6. 13:14
2011년 12월 4일 (일요일)

◈ 산행경로
남부터미널
거창터미널(23:00-02:05)
가천교(05:06)
돌구멍산(05:44)
월현산(06:38)
무덤안부(07:08)
봉황재(07:21)
626봉(07:44)
898.9봉(08:29)
숙성산(08:32)
시리봉(08:48)
말목재(09:11)
744봉(09:24)
눈썹바위(09:36)
유방봉
미녀봉(10:14)
869봉(10:19-10:39)
오도재(10:42)
포장도로(11:23)
오도산(11:34)
수포대갈림길(12:10)
두산지음재(12:19)
주능선(12:58)
두무산(13:13)
묘지(13:23-13:53)
노루목재(14:25)
신평고개(14:41)
도동고개(15:40)
자경산(16:20)
지능선(16:33)
농가(17:12)
외기마을회관(17:24)
야로교(17:37)
대구서부터미널(17:40-18:43)
동대구역
서울역(20:27-22:27)

◈ 도상거리
22km

◈ 산행시간
12시간 31분

◈ 산행기

- 월현산
지금은 없어져 버린, 연탄난로 있던 대합실을 그리워하며 썰렁한 터미널을 빠져나와 피시방에서 잠깐 눈을 붙히고 거창과 합천의 경계부인 가천교 앞에서 택시를 내린다.
절개지 덤불숲에서 등로를 찾다가 가느다란 줄이 걸려있는 능선 초입부로 가파르게 올라서면 하늘에는 총총한 별들이 내려앉을 듯 가깝게 떠있어 문득 낮으막한 탄성이 나온다.
간벌된 나무들이 여기저기 앞을 막는 성가신 능선을 잠시 따라가다 큰 암릉들을 연신 우회하고 돌며 올라가니 불빛속에 오래된 석축들이 모습을 보인다.
무덤 한기와 작은 '돌구멍산' 표시석이 서있는 봉우리에 올라 앞에 서있는 월현산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가시잡목들을 헤치고 흐릿한 능선길을 찾아간다.
산중의 쓸쓸한 묘지들을 지나고 된비알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땀을 흘리며 넘어서 무성한 잡초속에 삼각점(합천441/1981재설)이 놓여있는 월현산(550.9m)으로 올라가면 합천호쪽에서 새벽녁 찬바람이 알싸하게 불어온다.



▲ 돌구멍산 표시석



▲ 월현산 정상



- 숙성산
가시나무들에 긁혀가며 희뿌옇게 여명이 밝아오는 을씨년스러운 숲을 내려가 무덤 한기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낮은봉을 다시 넘어 내려가니 그제서야 이정표가 서있는 봉화재가 나온다.
석축이 남아있는 봉화대터를 지나고 가파르게 626봉으로 올라가 줄줄이 나타나는 묘지들을 만나며 앞에 우뚝 솟아있는 숙성산을 바라보면 은근히 기가 죽는다.
동이 터오며 앞이 탁 트이는 바위 전망대로 나아가니 지나온 월현산이 잘 보이고 보해산에서 금귀봉을 지나 박유산으로 이어지는 굴곡 많은 암릉들이 시야에 들어와 감탄사가 나온다.
진땀을 흘리며 힘겹게 된비알을 지그재그로 치고 정상으로 향하다 무덤 한기가 누워있는 암릉 전망대로 나아가면 합천호 너머로 황매산과 지리산 연릉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합천군의 뭇 봉우리들이 시야 가득 들어온다.
삼각점(합천311/1981재설)이 있는 898.9봉을 지나고 바로 앞의 숙성산(900m)으로 올라가니 너덜지대에 작은 정상석이 서있어 멀리서 찾아온 산객을 반겨주며 오도산 시설물이 가깝게 보인다.



▲ 월현산 내려가며 바라본 숙성산



▲ 봉화재



▲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박유산, 금귀봉, 보해산과 뒤의 지리산



▲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감토산과 일산봉줄기



▲ 암릉전망대에서 바라본 월현산. 뒤는 망일산에서 감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암릉전망대에서 바라본 망일산과 뒤의 황매산



▲ 898.9봉 정상



▲ 숙성산 정상



- 미녀봉
헬기장을 지나서 붉은 페인트가 칠해져 있는 바위들을 보며 뚜렸해진 산길을 타고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는 시리봉(857m)을 넘어 나뭇가지 사이로만 보이는 미녀봉의 윤곽을 아쉽게 기웃거린다.
북쪽으로 뚝 떨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다 한켠의 벼랑위로 조심스레 올라가면 조망이 트여 미인의 몸매를 닮았다는 미녀봉 전 능선이 모처럼 시야에 들어오고, 마터호른 처럼 솟은 오도산과 두무산 정수리가 잘 보이며, 오도산휴양림이 밑에 펼쳐진다.
오도산 휴양림과 이어지는 말목재를 넘고 선바위를 지나 조망 좋은 암봉으로 솟은 744봉을 넘어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가파른 산길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암릉들을 넘어 유방샘 이정표가 서있는 눈썹바위(약810m)를 지나니 난간과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암릉이 나오는데 주위로 멋진 암벽들이 펼쳐지고 조망도 시원하게 트인다.
맞은편으로 너른 가조평야와 의상봉을 바라보며 험한 암릉들을 통과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안부로 내려가면 바위지대는 끝나고 다시 유방샘으로 길이 갈라진다.
미인의 품에 있어 전혀 외로울 것같지 않은 묘 두기를 보면서 앙증맞은 눈사람이 서있는 헬기장을 지나 문재산 정상석이 서있는 미녀봉(931m)으로 올라가 바위에 앉아 막걸리 한컵을 마시며 쉬어간다.



▲ 시리봉 정상



▲ 시리봉 내려가다 벼랑에서 바라본 미녀봉



▲ 시리봉 내려가다 벼랑에서 바라본 오도산과 두무산



▲ 말목재 지난 전망대에서 바라본 미녀봉



▲ 선바위



▲ 744봉에서 바라본 오도산



▲ 암릉에서 바라본 유방봉



▲ 암릉에서 바라본, 지나온 눈썹바위



▲ 암릉에서 바라본 가조들판



▲ 암릉에서 바라본 비계산과 뒤의 의상봉



▲ 미녀봉 전의 헬기장



▲ 미녀봉과 오도산



▲ 미녀봉 정상



- 오도산
낙엽에 미끄러지며 밧줄이 걸려있는 산길을 게걸음으로 내려가 멀리 비계산을 바라보며 살얼음 덮힌 나무계단들을 조심스레 통과해 폐헬기장 한곳을 지난다.
조망 트이는 869봉을 넘어 안내판이 서있는 오도재로 떨어져 내려가니 수포대쪽에서 미녀봉으로 간다는 단체 등산객들이 시끌버끌 떠들며 올라오고 있다.
안부를 지나 밧줄들이 걸려있는 깔끄막을 한발한발 힘겹게 올라가면 하늘에 떠있 듯 머리 위로 오도산 시설물이 높게 서있고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온 험한 산줄기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수도지맥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진땀을 흘리고 오도산 시설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로 올라서니 고도가 높아서인지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도로를 걸어가다 산으로 붙어 참호들이 파여있는 능선 따라 시야가 트이는 암릉지대를 지나 다시 도로로 올라가면 전에 없던 나무데크들이 만들어져 있고, 시야가 훤히 트여 숙성산에서 오도산까지 이어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수도지맥의 산줄기와 인덕산줄기도 멋지게 펼쳐진다.
오늘의 최고봉인 오도산(1120m) 시설물의 정문 왼쪽으로 들어가 철조망을 잡고 추락방지 나무난간이 설치된 바위지대를 지나 두무산과 비계산을 바라보며 다시 막걸리와 매실주를 마시고 잔설이 남아있는 능선을 휘적휘적 내려간다.



▲ 미녀봉 내려가며 바라본 두무산과 수도지맥상의 산제치



▲ 뒤돌아본 숙성산과 미녀봉



▲ 오도재



▲ 오도산 올라가며 바라본 비계산과 뒤의 가야산



▲ 오도산 도로



▲ 오도산에서 바라본 숙성산과 미녀봉



▲ 오도산에서 바라본 왼쪽의 수도지맥. 오른쪽은 인덕산줄기



▲ 오도산 정상



▲ 오도산에서 바라본, 두무산으로 이어지는 수도지맥의 산줄기



▲ 오도산에서 바라본 비계산



- 두무산
전보다 뚜렸해진 수도지맥 산줄기를 따라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꺽어 낙엽만이 깔려있는 적적한 산길을 지나 이정표가 서있는 수포대 갈림길에서 흐릿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양쪽으로 길이 뚜렸하고 이정표도 서있는 두산지음재를 지나 다시 시작하는 된비알을 지그재그로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멀어졌던 오도산 시설물이 점차 눈높이로 가까워진다.
힘겹게 주능선으로 붙어 신선통시바위를 지나 산제치로 이어지는 수도지맥을 버리고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 두무산(1038.4m)으로 올라가면 정상석과 삼각점(합천303/1981재설)이 반겨주고 자경산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가 가늠이 된다.
바위에 앉아 잠깐 샌드위치로 점심을 떼우고 북쪽으로 정상을 내려서서 바로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니 그런대로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맞으며 족적이 완전히 사라진 급사면을 방향만 맞추고 떨어져 내려가면 간간이 감마로드의 '가야천환종주' 표지기들이 걸려있어 도움이 된다.



▲ 두산지음재



▲ 신선통시바위



▲ 두무산 정상



▲ 두무산에서 바라본 산제치와 비계산



▲ 두무산에서 바라본 가조들판



▲ 두무산에서 바라본, 자경산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



- 자경산
30여분 흐릿한 동쪽 능선을 떨어져 무덤 한기를 만나고 직진해서 가다 돌아와 북동쪽으로 휘어지는 산길을 타고 계곡과 가깝게 내려가니 능선이 살아나고 길이 좋아진다.
한결 뚜렸해진 산길을 타고 임도가 지나가는 노루목재로 떨어져 내려가면 좌우로 길이 갈라져 나가고 넓은 묘지대들이 나타나며 앞에는 522봉이 서있다.
522봉은 생략하고 산허리를 관통하는 임도 따라 신평고개로 내려가니 왼쪽 끝이 막힌 시멘트도로가 나오는데 인적이 드물어 쓸쓸한 분위기가 든다.
벌목지대를 지나고 다시 야산으로 들어가 504봉 전에서 동쪽으로 꺽어 길을 찾다가 멀찌감치 앉아 산객을 응시하는, 주인 따라 나온 사냥개를 보며 두번이나 능선과 헤어졌다가 간신히 길을 찾는다.
임도처럼 넓직한 산길 따라 시멘트도로가 가로지르는 도동고개를 건너고 오후 들며 찬바람 부는 숲을 올라가면 어디부터인가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들이 간간이 나타난다.
잡목들만 차있는 흐릿한 능선을 헤치고 두루뭉술한 정수리에 달랑 금속판 하나만이 붙어있는 자경산(512m)으로 올라가 멀리 야로면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간식을 먹어둔다.



▲ 노루목재



▲ 신평고개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남산제일봉(?)



▲ 도동고개



▲ 자경산 정상



- 야로면
북쪽 능선으로 들어가 억새가 눈부신 헬기장을 지나 안부에서 오른 첫봉우리에서 월평2교로 직진하는 가야천 환종주길을 버리고 야로면과 가까운 오른쪽 지능선으로 꺽는다.
묘 두기를 지나고 309봉으로 향하니 잡목만이 빽빽하고 족적은 전혀 없는데 수시로 험한 바위지대들이 나타나 우회하느라 애를 먹는다.
그냥 급사면을 치고 내려가 건계곡을 만나고 이리저리 너덜들을 치고 내려가면 곧 오른쪽의 계곡과 만나며 가느다란 물길이 이어진다.
간간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흐릿한 족적을 찾으며 한동안 계곡을 건너서 내려가니 물길이 굵어지며 곧 정자가 있는 농가 한채가 나타나고 마을이 보인다.
외기노인회관을 지나고 가야천 오른쪽의 시멘트도로를 한동안 따라가 왼쪽으로 야로교를 만나고 오른쪽의 야로면으로 들어가면 버스승강장은 바로 가게 앞이다.
배낭에 묻은 잔가지들을 털어내다 금방 도착한 대구행버스에 올라 냄새나는 상의만 갈아입고 캔맥주를 마시고 있으면 미숭산과 야로면 일대는 금방 실한 어둠으로 뒤덮힌다.



▲ 계곡



▲ 마을에서 바라본 자경산



▲ 외기마을회관



▲ 야로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