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ⅰ)

가을날의 지리산 연가 (곡점능선-촛대봉능선)

킬문 2012. 10. 23. 13:15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 산행경로
남부터미널
원지(00:00-02:59)
(구)내대교(04:11)
터널안부(04:42)
652.2봉(05:27)
677봉(06:26)
시멘트임도(07:15)
중산리계곡갈림길(07:28-08:15)
849봉(08:24)
山전망대(08:35)
절벽전망대(09:04)
청래골갈림길(09:22-09:42)
1254봉(10:14)
1417봉(11:10)
점심식사(-11:59)
연하봉(13:20)
촛대봉(14:19)
청학연못(14:48)
시루봉(15:04-15:22)
도장골갈림길(15:47)
806.7봉(17:24)
거림(17:35)
원지
남부터미널(19:50-23:48)

◈ 도상거리
16km

◈ 산행시간
13시간 24분

◈ 동행인
소석, 캐이, 반장, 희야

◈ 산행기

- 652.2봉
지리산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구)내대교 앞에서 택시를 내려 감나무밭으로 들어가 울창한 가시덤불과 잡목들을 뚫고 둔덕으로 올라서면 신천리 일대의 야경이 드문드문 펼쳐지고 지리산쪽은 짙은 어둠에 잠겨있다.
384봉을 넘고 헐벗은 무덤들을 여러곳 지나 산판길이 이어지는 예치터널 안부를 건너서 무성한 산죽숲을 뚫고 입에서 단내가 나는 된비알을 힘겹게 올려친다.
마른 낙엽에 죽죽 미끄러지며 몇번이나 속은 끝에 652.2봉으로 올라가니 어둠속에서 낙엽에 묻혀있는 낡은 삼각점(산청443/1983복구)과 뽑혀진 화강암 기둥 하나가 반겨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대리와 중산리의 불빛들을 바라보며 헬기장을 만나고 빽빽한 산죽숲을 한동안 지나 묵은 헬기장이 있는 669봉으로 올라 서쪽 능선을 찾다가 돌아온다.



▲ (구)내대교



▲ 652.2봉 정상



- 임도
조금 전의 붉은 리본 두장이 걸려있는 갈림길에서 자연스럽게 꺽어지는 서쪽 능선으로 들어 잡목들을 헤치다 왼쪽에서 오는 길과 만나며 넓직하게 정비된 산죽길이 이어진다.
오래된 무덤 한기가 있는 677봉을 넘고 벌목지대에서 맞은편의 삼신봉과 움푹 패인 묵계재를 바라보다 그런데로 뚜렸하고 완만해진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 내대리와 중산리를 잇는 시멘트임도로 내려선다.
우뚝 서있는 천왕봉과 써리봉 암벽들을 바라보며 찬 막걸리를 돌려마시고 급한 절개지를 올려쳐 오른쪽에서 오는 좋은 산길과 만난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빨간 단풍들을 구경하며 한동안 거친 산죽숲을 뚫고 올라가면 중산리계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과 만나며 산길은 조금씩 나아진다.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묵계재와 삼신봉자락



▲ 시멘트임도



▲ 임도에서 바라본 천왕봉



▲ 당겨본 천왕봉



▲ 임도에서 바라본 써리봉



- 1417봉
만추로 물들어가는 849봉을 넘고 '山' 시멘트말뚝이 서있는 전망대로 나아가니 지나온 곡점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국수봉과 구곡산으로 이어지는 황금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중산리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한동안 오르락 내리락 하며 산죽지대와 바윗길을 치고 올라가면 한쪽이 아찔한 벼랑으로 되어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역시 천왕봉과 황금능선 일대가 멋지게 펼쳐지고 촛대봉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져 거림으로 떨어지는, 하산할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동안 조망을 구경하며 쉬다가 슬랩바위들을 넘어 올라가니 1417봉을 지나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앞에 모습을 보이고 바로 밑에서는 청래골쪽으로 등로가 갈라진다.
예상과는 달리 초여름같은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거친 암릉들을 우회해 1254봉을 넘어 뾰족 솟은 1417봉을 바라보며 한동안 올라가면 거대한 암릉이 앞을 막고 청래골쪽에서 오는 우회로에 리본들이 달려있다.



▲ '山"전망대에서 바라본 구곡산과 올라온 능선



▲ '山"전망대에서 바라본 촛대봉능선과 밑의 연하봉능선



▲ '山"전망대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능선과 천왕봉



▲ 벼랑 전망대에서 바라본 올라온 능선. 뒤는 낙남정맥과 금오지맥의 산줄기



▲ 당겨본, 맨뒤의 금오산



▲ 청래골 갈림길에서 바라본 낙남정맥의 산줄기



▲ 청래골 갈림길에서 바라본 시루봉과 촛대봉



▲ 기암



▲ 전위봉에서 바라본 1417봉



▲ 1417봉 암릉



- 연하봉
엉겊결에 왼쪽 우회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흐릿하게 이어지는 족적을 따라가다 험한 암벽을 길게 돌아 단풍으로 물들은 급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난다.
진땀을 떨어뜨리며 힘겹게 1417봉을 오르고 한쪽에 모여앉아 향이 독특한 개다래술을 겯들여 이것저것 찌개들을 끓이고 점심식사를 즐긴다.
추색에 물들은 숲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뚜렸해진 산길을 올라가면 사방으로 일출봉 일대의 불꽃같은 암릉들이 멋지게 서있고 장터목산장과 천왕봉이 지척으로 보인다.
지나온 곡점능선과 연하봉능선을 뒤돌아보다 찬바람을 맞으며 암릉들을 넘고 우회해 반질반질한 산길을 마냥 따라가 출입금지 밧줄을 넘어 9시간만에 연하봉(1721m)으로 올라선다.



▲ 단풍



▲ 연하봉 오르며 바라본 1417봉. 왼쪽부터 황금능선, 곡점능선, 연하봉능선



▲ 연하봉 오르며 바라본, 왼쪽의 연하봉능선과 오른쪽의 촛대봉능선



▲ 연하봉 암릉



▲ 연하봉 암릉



▲ 연하봉 암릉



▲ 주능선



▲ 연하봉 정상



▲ 연하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 촛대봉
이미 사라져 버린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찾으려 기웃거리다 지루한 돌길을 지나고 화대종주를 하는 산울림님과 지나쳐 한시간만에 촛대봉(1703m)으로 올라가니 세석산장이 내려다 보이고 역시 검은 기암괴석들이 사방에 널려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세석에서 바로 올려다 보이는 길이라 몸을 한껏 낮춰가며 촛대봉을 넘으면 넓직한 바위지대가 펼쳐지고 남부능선이 한눈에 들어와 감탄사가 나온다.
관목들 사이로 바위지대를 지나고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뚜렸한 산길 따라 청학연못으로 내려가니 이미 단풍은 지고 없지만 그 고즈넉한 자태에 마음이 끌린다.
찬물에 손과 얼굴을 씻고 향좋은 중국술을 돌려마신 후 능선으로 올라와 지척에 있는 시루봉(1579m)으로 올라가면 촛대봉과 천왕봉 뿐 아니라 지리 주능선이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 주능선에서 바라본 촛대봉



▲ 주능선에서 바라본, 가운데의 곡점능선



▲ 촛대봉 정상



▲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 촛대봉 내려가며 바라본 시루봉과 남부능선



▲ 촛대봉 내려가며 바라본 달뜨기능선, 황금능선, 곡점능선, 연하봉능선



▲ 청학연못



▲ 시루봉



▲ 시루봉에서 바라본 촛대봉과 천왕봉



▲ 시루봉에서 바라본, 영신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 806.7봉
암릉 사이로 이어지는 오른쪽의 홈통길을 조심스레 통과해 능선으로 붙어 뚜렸한 산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니 곱게 물들은 막바지 단풍들이 지친 산객들을 반겨준다.
도장골 갈림길을 지나고 연신 암릉들을 우회하며 산죽숲을 내려가 불을 피운 흔적이 있는 묵은 헬기장에서 다시 막걸리와 마가목주를 마시며 힘든 몸을 달랜다.
곳곳의 암릉 전망대들을 지나서 시종 뚜렸한 산죽길을 내려가 삼각점(운봉436/1983복구)이 둔덕에 놓여있는 806.7을 넘으면 밑에서 길상암의 목탁소리와 차소리가 들려온다.
개들이 짖어대는 산장의 뒷뜰로 내려가 왼쪽으로 길상암을 바라보며 다리를 건너서 찬 계곡물에 잠시 몸을 딱고 캔맥주 하나씩을 마시며 원지 택시를 기다린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촛대봉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촛대봉능선과 천왕봉



▲ 806.7봉 정상



▲ 산장



▲ 길상사



▲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