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9일 (일요일)
◈ 산행경로
서울역
왜관역(22:50-02:17)
행정2리마을회관(04:50)
187봉(05:49)
사거리안부(06:05)
도고산(07:04)
임도(07:11-07:34)
289봉(08:21)
다람쥐재(08:50)
220.9봉(09:13)
느린골고개(09:49)
363봉(10:35)
각산(11:11)
질매재(11:48)
381봉(12:18)
지경재(12:56)
380봉(13:05-13:37)
430봉(13:52)
무덤안부(14:09)
능선합류(14:32)
557봉(14:52)
비룡산(15:14)
557봉(15:36)
선석산(16:16)
안부(16:55)
영암산(17:42)
784봉(18:03)
임도(19:20)
보손지(19:46)
숭산초교(20:05)
구미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45-23:05)
◈ 도상거리
약 27km
◈ 산행시간
15시간 15분
◈ 산행기
- 도고산
왜관역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택시로 왜관교를 넘어 능선이 시작되는 행정2리 마을회관에서 내리니 마을은 쥐죽은 듯 고요하고 알싸한 한기만이 몸을 덮친다.
과수원으로 붙어 무덤 뒤의 능선으로 들어가면 발목을 덮는 눈이 쌓여있고 잡목과 덤불들이 무성해 시작부터 쉽지 않은 산행이 될 것을 예감한다.
능선만 가늠하고 잡목들을 헤치며 덤불들이 꽉 들어찬 송전탑으로 올라가니 시야가 트여 시커먼 낙동강과 왜관교가 보이고 왜관 일대의 불빛들이 몽환적으로 펼쳐져 여린 산객의 가슴을 시리게 한다.
가파른 눈길에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187봉을 넘고 갑자기 나타난 철선들을 넘나들며 좌우로 길이 뚜렷한 안부로 떨어진다.
곳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넘고 우회하며 무성한 덤불들을 뚫고 둥그런 공터에 무덤 한기가 누워있는 도고산(348.7m)으로 올라가면 작은 정상판과 낡은 삼각점(왜관303)이 반겨주고 역시 왜관 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 왜관역

▲ 송전탑에서 바라본 왜관읍

▲ 도고산 정상

▲ 도고산에서 바라본 낙동강
- 다람쥐재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동틀 무렵 거세지는 찬바람을 맞으며 표지기 몇 개가 휘날리는 영암지맥과 만나 북서쪽으로 꺾어 조심스레 흐릿한 능선을 찾아간다.
널찍한 임도를 건너고 한동안 잡목들을 헤치며 289봉으로 올라 간간이 붙어있는 칠곡 군계 표지기와 숫자만 적혀있는 붉은 리본을 보며 능선을 확인한다.
무덤들을 지나서 절개지 오른쪽으로 내려가 신33국도를 무단으로 횡단하고 얼어붙은 구33국도상의 다람쥐재(달음티재)를 건너 무덤가에서 금오지맥을 바라보며 산으로 들어간다.
삼각점(왜관410/1998복구)이 놓여있는 220.9봉을 넘고 한동안 완만해진 송림을 따라가다 좌우로 길이 뚜렷하고 뜻 모를 비석 하나 서있는 느린골고개를 건넌다.
왼쪽으로 삐쭉 솟은 각산을 바라보다 이리저리 미끄러운 된비알을 치고 진땀을 흘리며 363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그제야 각산이 앞에 마주 보인다.

▲ 289봉 오르며 바라본 선석산과 비룡산 그리고 그 너머의 금오산

▲ 다람쥐재

▲ 다람쥐재에서 바라본 금오지맥의 산줄기

▲ 느린골고개

▲ 안부에서 바라본 각산
- 각산
점점 쌓여가는 눈길을 뚫고 반대에서 오는 일단의 산객들과 지나쳐 석축들이 무너져 있는 둔덕에서 삼각점을 찾다가 정상판이 붙어있는 바로 앞의 각산(468.2m)으로 올라가면 낡은 삼각점(왜관21)과 안내문이 서있다.
독한 마가목주로 얼은 몸을 달래고 457봉을 지나 앞서간 산객들의 발자국을 보며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니 왼쪽으로 가야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금오지맥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채석장 옆으로 멋진 암봉으로 치솟은 381봉을 우회해서 넘고 어디론가 사라진 발자국들을 찾으며 길이 없어진 사면을 한참 치고 도로로 내려가면 고개에서 100 여 미터 오른쪽으로 떨어진 곳인데 지형도에 처음 잘못 선을 그었던 곳이라 쓴웃음이 나온다.
마을을 통과해 외딴 식당 한곳을 지나 통신탑이 서있는 지경재로 올라가 다시 마가목주를 마시며 추위를 달래고 도너츠 하나로 점심을 대강 때운다.
낙엽과 적설에 마구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치고 380봉에 올라 지형도에는 없다는 삼각점을 찾다가 눈이 많아 포기하고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는 선석산과 비룡산을 한참 바라본다.

▲ 각산 정상

▲ 질매재로 내려가며 바라본 금오지맥

▲ 당겨본 염속산(?)과 금오지맥

▲ 당겨본, 이어지는 금오지맥

▲ 전망대에서 바라본 영암산, 선석산, 비룡산

▲ 당겨본 영암산과 선석산 그리고 뒤의 금오산

▲ 381봉 오르며 바라본 가야산

▲ 당겨본 가야산

▲ 금오지맥

▲ 지경재
- 선석산
다시 450봉을 넘어 무덤 한기가 있는 안부로 내려가 나무들을 잡아가며 미끄러운 눈길을 치고 선석사 쪽의 능선과 합류하니 등로가 좋아진다.
점차 발목을 덮는 눈에 빠지며 한동안 가파른 능선을 지나 주능선상의 557봉으로 올라가면 '선석산1.4km 비룡산1.1km' 이정표가 서있고 빈 벤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쪽으로 꺾어 대흥사 갈림길들을 지나고 돌탑 한기가 서있는 암 능을 지나 산불초소 옆에 작은 정상석이 놓여 있는 비룡산(578m)으로 올라가니 선석산과 금오산이 가깝게 보이며 왜관 일대가 발아래로 시원하게 펼쳐지고 유학산 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서둘러 557봉으로 돌아와 급한 대로 간식을 챙겨먹고 수북하게 쌓인 눈길 따라 선석산으로 향하면 영암산에서 밤이 되어서야 내려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안내문이 서있는 태봉바위와 용바위를 지나고 눈과 얼음에 미끄러지며 힘겹게 커다란 정상석이 서있는 선석산(742m)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은 찾을 수 없지만 옆에는 말 많은 '누진산' 정상석이 보인다.

▲ 557봉 정상

▲ 비룡산 오르며 바라본 각산과 지나온 산줄기

▲ 비룡산 오르며 바라본 금오산

▲ 비룡산 정상

▲ 비룡산 정상석

▲ 비룡산에서 바라본 구미 일대와 낙동강

▲ 당겨본 유학산과 기반산

▲ 선석산 정상

▲ 누진산 정상석
- 영암산
이정표에 나와 있는 남동쪽 지능선의 시묘산을 가늠하다 북서쪽으로 꺾어지면 적설은 무릎까지 빠지고 거센 눈보라가 불어와 지친 몸을 에이게 한다.
흔적만 남은 발자국들을 보며 남서쪽으로 크게 휘돌아 시계방향으로 내려가니 영암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고 784봉에서 동쪽으로 뻗은, 하산할 지능선이 험준하게 보여 걱정이 된다.
곳곳의 갈림길들을 지나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로 내려가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본격적으로 올라가면 붉은 태양은 점차 산자락 속으로 모습이 사라진다.
왼쪽 사면 길로 536봉을 우회하고 진땀을 흘리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 바위지대로 이어지는 로프 길을 버리고 우회길 따라 암 능으로 붙는다.
점차 어두어가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밧줄이 달린 암 능들을 넘고 얼어붙은 철 계단들을 지나 기진맥진해서 영암산(791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이 반겨주지만 이미 주위는 컴컴하고 찬바람만이 맹렬하게 불어온다.

▲ 안부에서 바라본 영암산

▲ 영암산 오르며 바라본 선석산

▲ 영암산 정상

▲ 영암산에서 바라본 선석산

▲ 영암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842봉
처연한 심정으로 아련한 속세의 불빛들을 바라보다 앞에 서있는, 지형도상의 영암산인 842봉을 향하여 랜턴을 켜고 계속 이어지는 암 능들을 조심스레 넘고 우회하면 눈은 정강이까지 빠지고 미끄러워 긴장이 된다.
안부에서 다시 밧줄들이 걸려있는 바위지대들을 올라 흐릿하게 찍혀있는 발자국 따라 842봉을 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쪽 지 능선으로 내려간다.
급하고 미끄러운 눈길에 되게 한번 넘어지고는 아이젠까지 한 다음 뚝 떨어지는 산길을 내려가면 우려했던 험한 암 능들이 앞을 막는다.
간간이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암능을 넘고 돌아 절벽지대로 올라서니 아직 불빛은 멀리 있는데 앞에는 험한 바위들이 계속 이어져 걱정이 된다.
한동안 눈 덮인 암 능들을 조심스레 통과하고 밧줄이 걸려있는 직 벽을 긴장해서 내려가면 암 능은 끝이 나지만 흐릿한 발자국을 놓치고는 길을 잃는다.
- 보손지
어둠속에 대강 길을 만들며 잡목들을 헤치고 한동안 미끄러져 내려가 넓은 임도와 만나 어디로 갈까 우왕좌왕 하다가 왼쪽인 동쪽으로 가니 바로 놓쳤던 등로가 나오고 나무계단들도 보인다.
'보손지 0.9km' 이정표를 보고 완만해진 산길을 뛰듯이 내려가면 다시 임도와 만나고 앞에 어둠에 묻힌 보손지(중리지)가 나오는데 직진하는 길을 보지 못하고 그냥 임도를 따라간다.
잠시 임도를 걸어가다 아직도 멀리에 있는 불빛을 바라보며 전답들을 횡단하고 얼어붙은 도로를 지나 보손동으로 내려가 4번국도가의 숭산초교 앞에서 지난했던 산행을 끝낸다.
불 꺼진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북삼택시를 부르고 30여분 남은 막차 시간을 생각하며 배낭을 뒤져 남은 마가목주를 벌컥거리고 있으니 영암산에서 거칠게 불어오는 냉랭한 골바람에 몸이 에인다.
◈ 산행경로
서울역
왜관역(22:50-02:17)
행정2리마을회관(04:50)
187봉(05:49)
사거리안부(06:05)
도고산(07:04)
임도(07:11-07:34)
289봉(08:21)
다람쥐재(08:50)
220.9봉(09:13)
느린골고개(09:49)
363봉(10:35)
각산(11:11)
질매재(11:48)
381봉(12:18)
지경재(12:56)
380봉(13:05-13:37)
430봉(13:52)
무덤안부(14:09)
능선합류(14:32)
557봉(14:52)
비룡산(15:14)
557봉(15:36)
선석산(16:16)
안부(16:55)
영암산(17:42)
784봉(18:03)
임도(19:20)
보손지(19:46)
숭산초교(20:05)
구미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45-23:05)
◈ 도상거리
약 27km
◈ 산행시간
15시간 15분
◈ 산행기
- 도고산
왜관역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택시로 왜관교를 넘어 능선이 시작되는 행정2리 마을회관에서 내리니 마을은 쥐죽은 듯 고요하고 알싸한 한기만이 몸을 덮친다.
과수원으로 붙어 무덤 뒤의 능선으로 들어가면 발목을 덮는 눈이 쌓여있고 잡목과 덤불들이 무성해 시작부터 쉽지 않은 산행이 될 것을 예감한다.
능선만 가늠하고 잡목들을 헤치며 덤불들이 꽉 들어찬 송전탑으로 올라가니 시야가 트여 시커먼 낙동강과 왜관교가 보이고 왜관 일대의 불빛들이 몽환적으로 펼쳐져 여린 산객의 가슴을 시리게 한다.
가파른 눈길에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187봉을 넘고 갑자기 나타난 철선들을 넘나들며 좌우로 길이 뚜렷한 안부로 떨어진다.
곳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넘고 우회하며 무성한 덤불들을 뚫고 둥그런 공터에 무덤 한기가 누워있는 도고산(348.7m)으로 올라가면 작은 정상판과 낡은 삼각점(왜관303)이 반겨주고 역시 왜관 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 왜관역
▲ 송전탑에서 바라본 왜관읍
▲ 도고산 정상
▲ 도고산에서 바라본 낙동강
- 다람쥐재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동틀 무렵 거세지는 찬바람을 맞으며 표지기 몇 개가 휘날리는 영암지맥과 만나 북서쪽으로 꺾어 조심스레 흐릿한 능선을 찾아간다.
널찍한 임도를 건너고 한동안 잡목들을 헤치며 289봉으로 올라 간간이 붙어있는 칠곡 군계 표지기와 숫자만 적혀있는 붉은 리본을 보며 능선을 확인한다.
무덤들을 지나서 절개지 오른쪽으로 내려가 신33국도를 무단으로 횡단하고 얼어붙은 구33국도상의 다람쥐재(달음티재)를 건너 무덤가에서 금오지맥을 바라보며 산으로 들어간다.
삼각점(왜관410/1998복구)이 놓여있는 220.9봉을 넘고 한동안 완만해진 송림을 따라가다 좌우로 길이 뚜렷하고 뜻 모를 비석 하나 서있는 느린골고개를 건넌다.
왼쪽으로 삐쭉 솟은 각산을 바라보다 이리저리 미끄러운 된비알을 치고 진땀을 흘리며 363봉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그제야 각산이 앞에 마주 보인다.
▲ 289봉 오르며 바라본 선석산과 비룡산 그리고 그 너머의 금오산
▲ 다람쥐재
▲ 다람쥐재에서 바라본 금오지맥의 산줄기
▲ 느린골고개
▲ 안부에서 바라본 각산
- 각산
점점 쌓여가는 눈길을 뚫고 반대에서 오는 일단의 산객들과 지나쳐 석축들이 무너져 있는 둔덕에서 삼각점을 찾다가 정상판이 붙어있는 바로 앞의 각산(468.2m)으로 올라가면 낡은 삼각점(왜관21)과 안내문이 서있다.
독한 마가목주로 얼은 몸을 달래고 457봉을 지나 앞서간 산객들의 발자국을 보며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니 왼쪽으로 가야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금오지맥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채석장 옆으로 멋진 암봉으로 치솟은 381봉을 우회해서 넘고 어디론가 사라진 발자국들을 찾으며 길이 없어진 사면을 한참 치고 도로로 내려가면 고개에서 100 여 미터 오른쪽으로 떨어진 곳인데 지형도에 처음 잘못 선을 그었던 곳이라 쓴웃음이 나온다.
마을을 통과해 외딴 식당 한곳을 지나 통신탑이 서있는 지경재로 올라가 다시 마가목주를 마시며 추위를 달래고 도너츠 하나로 점심을 대강 때운다.
낙엽과 적설에 마구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치고 380봉에 올라 지형도에는 없다는 삼각점을 찾다가 눈이 많아 포기하고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는 선석산과 비룡산을 한참 바라본다.
▲ 각산 정상
▲ 질매재로 내려가며 바라본 금오지맥
▲ 당겨본 염속산(?)과 금오지맥
▲ 당겨본, 이어지는 금오지맥
▲ 전망대에서 바라본 영암산, 선석산, 비룡산
▲ 당겨본 영암산과 선석산 그리고 뒤의 금오산
▲ 381봉 오르며 바라본 가야산
▲ 당겨본 가야산
▲ 금오지맥
▲ 지경재
- 선석산
다시 450봉을 넘어 무덤 한기가 있는 안부로 내려가 나무들을 잡아가며 미끄러운 눈길을 치고 선석사 쪽의 능선과 합류하니 등로가 좋아진다.
점차 발목을 덮는 눈에 빠지며 한동안 가파른 능선을 지나 주능선상의 557봉으로 올라가면 '선석산1.4km 비룡산1.1km' 이정표가 서있고 빈 벤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쪽으로 꺾어 대흥사 갈림길들을 지나고 돌탑 한기가 서있는 암 능을 지나 산불초소 옆에 작은 정상석이 놓여 있는 비룡산(578m)으로 올라가니 선석산과 금오산이 가깝게 보이며 왜관 일대가 발아래로 시원하게 펼쳐지고 유학산 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서둘러 557봉으로 돌아와 급한 대로 간식을 챙겨먹고 수북하게 쌓인 눈길 따라 선석산으로 향하면 영암산에서 밤이 되어서야 내려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안내문이 서있는 태봉바위와 용바위를 지나고 눈과 얼음에 미끄러지며 힘겹게 커다란 정상석이 서있는 선석산(742m)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은 찾을 수 없지만 옆에는 말 많은 '누진산' 정상석이 보인다.
▲ 557봉 정상
▲ 비룡산 오르며 바라본 각산과 지나온 산줄기
▲ 비룡산 오르며 바라본 금오산
▲ 비룡산 정상
▲ 비룡산 정상석
▲ 비룡산에서 바라본 구미 일대와 낙동강
▲ 당겨본 유학산과 기반산
▲ 선석산 정상
▲ 누진산 정상석
- 영암산
이정표에 나와 있는 남동쪽 지능선의 시묘산을 가늠하다 북서쪽으로 꺾어지면 적설은 무릎까지 빠지고 거센 눈보라가 불어와 지친 몸을 에이게 한다.
흔적만 남은 발자국들을 보며 남서쪽으로 크게 휘돌아 시계방향으로 내려가니 영암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고 784봉에서 동쪽으로 뻗은, 하산할 지능선이 험준하게 보여 걱정이 된다.
곳곳의 갈림길들을 지나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로 내려가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본격적으로 올라가면 붉은 태양은 점차 산자락 속으로 모습이 사라진다.
왼쪽 사면 길로 536봉을 우회하고 진땀을 흘리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 바위지대로 이어지는 로프 길을 버리고 우회길 따라 암 능으로 붙는다.
점차 어두어가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밧줄이 달린 암 능들을 넘고 얼어붙은 철 계단들을 지나 기진맥진해서 영암산(791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이 반겨주지만 이미 주위는 컴컴하고 찬바람만이 맹렬하게 불어온다.
▲ 안부에서 바라본 영암산
▲ 영암산 오르며 바라본 선석산
▲ 영암산 정상
▲ 영암산에서 바라본 선석산
▲ 영암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842봉
처연한 심정으로 아련한 속세의 불빛들을 바라보다 앞에 서있는, 지형도상의 영암산인 842봉을 향하여 랜턴을 켜고 계속 이어지는 암 능들을 조심스레 넘고 우회하면 눈은 정강이까지 빠지고 미끄러워 긴장이 된다.
안부에서 다시 밧줄들이 걸려있는 바위지대들을 올라 흐릿하게 찍혀있는 발자국 따라 842봉을 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쪽 지 능선으로 내려간다.
급하고 미끄러운 눈길에 되게 한번 넘어지고는 아이젠까지 한 다음 뚝 떨어지는 산길을 내려가면 우려했던 험한 암 능들이 앞을 막는다.
간간이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암능을 넘고 돌아 절벽지대로 올라서니 아직 불빛은 멀리 있는데 앞에는 험한 바위들이 계속 이어져 걱정이 된다.
한동안 눈 덮인 암 능들을 조심스레 통과하고 밧줄이 걸려있는 직 벽을 긴장해서 내려가면 암 능은 끝이 나지만 흐릿한 발자국을 놓치고는 길을 잃는다.
- 보손지
어둠속에 대강 길을 만들며 잡목들을 헤치고 한동안 미끄러져 내려가 넓은 임도와 만나 어디로 갈까 우왕좌왕 하다가 왼쪽인 동쪽으로 가니 바로 놓쳤던 등로가 나오고 나무계단들도 보인다.
'보손지 0.9km' 이정표를 보고 완만해진 산길을 뛰듯이 내려가면 다시 임도와 만나고 앞에 어둠에 묻힌 보손지(중리지)가 나오는데 직진하는 길을 보지 못하고 그냥 임도를 따라간다.
잠시 임도를 걸어가다 아직도 멀리에 있는 불빛을 바라보며 전답들을 횡단하고 얼어붙은 도로를 지나 보손동으로 내려가 4번국도가의 숭산초교 앞에서 지난했던 산행을 끝낸다.
불 꺼진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북삼택시를 부르고 30여분 남은 막차 시간을 생각하며 배낭을 뒤져 남은 마가목주를 벌컥거리고 있으니 영암산에서 거칠게 불어오는 냉랭한 골바람에 몸이 에인다.
'일반산 (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틀려진 洛南正脈 (무척산-분성산) (0) | 2013.01.08 |
---|---|
미진한 산행은 계속되고 (수암산-용봉산-덕숭산-뒷산) (0) | 2013.01.02 |
아름다운 평창강 (독지산-새귀양지산-핏대봉-재래봉) (0) | 2012.11.27 |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1121.9봉-함백산-우암산) (0) | 2012.11.20 |
청평 호명산 (0) | 2012.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