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ⅵ)

까칠한 장안산 지능선 (죽림-장안산-백운산)

킬문 2014. 11. 18. 12:37
2014년 11월 16일 (일요일)

◈ 산행경로
강남터미널
남원터미널(22:20-01:09)
죽림마을(03:58)
519봉(04:39)
마지막쉼터(05:23)
546봉(05:54)
밤재(06:49)
506봉(07:00)
724봉(07:55)
797봉(08:49)
829.4봉(09:17)
800봉(10:17)
파발재(10:31)
908봉(11:09)
998봉(11:35)
어치재(12:21)
주능선(13:02)
장안산(13:49)
무령고개(14:00-14:45)
영취산(15:02)
백운산(15:10-16:20)
하봉(16:30-16:43)
상연대(17:16)
묵계암(17:30)
백운교(17:52)
함양터미널
동서울터미널(19:00-22:47)

◈ 도상거리
24km

◈ 산행시간
13시간 54분

◈ 산행기

- 죽림마을
편의점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난방기도 있는 남원터미널 승객 쉼터에서 두어시간 편하게 잠을 자다가 택시를 타고 번암면의 죽림마을로 간다.
마을의 모든 개들이 짖어대어 주민들에게 미안해 모습이 보이지 않게 서둘러 임도를 따라 올라가다 임도 끝에서 불이 훤히 켜진 컨테이너집 옆으로 들어가니 뚜렷한 산길이 나타난다.
19번 국도의 가로등들을 바라보며 묘지들을 지나고 우렁찬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의외의 통나무 계단들을 지나 519봉으로 올라가면 작은 태극기 한장이 나무에 붙어있고 나무 쉼터 하나가 썩어가고 있다.
한적하고 유순한 산길 따라 쉼터 한곳을 지나서 3번째인 마지막 쉼터로 올라가 막걸리를 마시며 쉬고 헤드랜턴의 밧데리를 교환하고 있으니 땀이 식으며 추위가 몰려온다.
흐릿해진 족적을 찾아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가팔라지는 능선을 지나 쓰러진 나무들을 통과하고 줄지어 나타나는 암릉들을 넘고 우회해 무명봉으로 올라간다.



▲ 519봉 정상


- 829.4봉
진땀을 흘리며 546봉을 넘고 북쪽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북동릉으로 꺾어 처음으로 '산달모'의 표지기 한장을 보며 가시넝쿨과 무성한 잡목들을 뚫는다.
밤재로 생각되는 삼거리 안부에서 동화호를 바라보다 마른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힘겹게 506봉을 넘어 안부에서 암릉들이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숨가뿌게 올려친다.
우회할 수 없는 거대한 암벽을 만나 낙엽들을 쓸어 일일이 발 받침을 만들고 나무들을 잡아가며 암릉을 간신히 통과해 724봉으로 올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막걸리를 마신다.
한동안 쉬고 오래된 간벌목들이 쌓여있는 벌목지대로 내려가면 짜증이 나지만 조망은 확 트여 지리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장안산과 백운산이 한눈에 들어오며, 백두대간의 봉화산이 앞에 가깝게 보인다.
팔공산과 천황지맥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기운을 내어 두루뭉술한 둔덕에 삼각점(담양311/1983재설)이 두개나 있는 829.4봉에 올라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김밥을 조금 먹다 포기하고 찐 계란을 까 독한 벌꿀 술로 몸을 녹인다.



▲ 밤재에서 바라본 동화호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황지맥의 산줄기



▲ 724봉 암벽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장안산과 백운산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봉화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당겨본 장안산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바래봉



▲ 벌목지대에서 당겨본 고남산



▲ 지리산



▲ 지리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팔공산과 금남호남정맥



▲ 팔공산과 대성고원



▲ 천황지맥과 천황산



▲ 829.4봉 정상



- 998봉
낙엽에 연신 미끄러지며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봉우리들을 넘어 765봉 갈림길에서 '대한석탄공사'의 표시석을 만나 다시 된비알을 치고 800봉으로 힘겹게 올라간다.
왼쪽으로 전에 잘못 내려갔었던 덕산저수지를 바라보다 이제 산행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을 하며 파발재로 내려가니 좌우로 길은 보이지 않는데, 간벌목들이 쌓여있고 맨발님의 표지기 한장이 반겨준다.
한동안 발목을 잡아채는 덤불들을 뚫고 된비알을 지나 외딴 집 한채를 만나서 908봉으로 올라가면 사두봉이 가깝게 모습을 보이고 장안산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능선이 점차 다가온다.
흰눈을 덮고있는 산죽숲을 지나 검은 케이블선이 쳐져있는 가파른 능선을 힘겹게 치고 998봉에 올라 바위에 지친 몸을 주저 앉히고 장안산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벌컥인다.
장안산이 가까워지며 길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시덤불과 미역줄나무들이 능선을 빽빽하게 덮고있어 전지가위로 잘라가며 통과하고 우회하지만 시간만 줄줄 흘러가 조바심이 생긴다.



▲ 파발재 근처의 외딴집


- 장안산
산죽 숲을 뚫고 가시덤불만 들어차 있으며 길도 보이지 않는 어치재를 건너 주능선에서 나는 등산객들의 소리를 들으며 조금씩 나타나는 족적 따라 된비알을 치고 올라간다.
예전의 생각이 나는 산길을 지나 '정상 2km'의 이정표가 서있는 주능선에 올라 법년동으로 내려가는 단체 등산객들을 보며 바위에 걸터앉아 이것저것 간식으로 주린 배를 채운다.
줄지어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치며 한동안 진창길을 조심스럽게 지나 근 10시간만에 장안산(1237.4m)에 올라 지리산과 백운산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시다가 막차를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일어난다.
앞에 멋지게 서있는 백운산을 바라보며 미끄러운 진창길 따라 억새숲들을 지나고 서둘러 무령고개로 내려가니 유행가가 크게 들려오고 수많은 등산객들이 모여앉아 술판을 벌이고 있어 식수를 보충하려다 포기한다.
나무계단들을 지나고 가파른 잔돌길 따라 땀을 흘리며 영취산(1075.0m)에 올라 마지막 남은 막걸리를 털어 마시고 알싸한 추위에 몸을 떨며 서둘러 백운산으로 향한다.



▲ 장안산 일반등로



▲ 장안산 정상



▲ 장안산에서 바라본, 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백화산에서 이어지는 능선



▲ 장안산에서 바라본 지리산



▲ 장안산에서 바라본 거망산과 황석산



▲ 백운산



▲ 억새밭에서 바라본 지리산과, 중앙의 지나온 지능선



▲ 당겨본, 지나온 지능선



▲ 백운산



▲ 뒤돌아본 장안산



▲ 무령고개



▲ 영취산



- 백운산
억새들이 수놓고 있는 아름다운 산길을 지나서 무성한 산죽 숲을 따라가면 컴컴한 새벽녁에 백운산에 올라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엉터리로 백두대간을 종주했었던 기억이 떠올라 쓴웃음이 나온다.
난간들이 쳐져있는 암릉들을 지나고 한동안 가파른 바위지대들을 넘어 헬기장에 정상석이 두개나 서있고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백운산(1278.9m)에 올라 벌꿀주를 마시며 종일 힘들었던 몸을 달랜다.
다음 주에 갈, 괘관산에서 감투산을 지나 원넘어재로 이어지는 능선을 유심히 살피고 유장한 지리산줄기를 바라보다 찬바람에 떼밀려 남릉으로 들어가 중재로 이어지는 대간과 헤어져 하산길로 꺾는다.
잘 나있는 산길 따라 이정표가 서있는 암릉 전망대로 올라가니 백전면 일대가 훤하게 펼쳐지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며 백두대간과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어슴프레 펼쳐져 비장한 마음마저 생긴다.



▲ 백운산 오르며 바라본,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백운산 정상



▲ 백운산 정상



▲ 백운산에서 바라본 괘관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안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괘관산과, 원넘어재로 이어지는 지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전면 일대



- 상연대
돌 무더기들이 널려있는 하봉(1243m)을 넘고 조망이 트이는 묘지들을 지나서 뚝 떨어지는 산길을 한동안 미끄러져 내려가면 묵계암으로 능선길이 갈라지는데 유명하다는 상연대를 볼려고 오른쪽 사면으로 꺾어진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급한 비탈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가정집 같은 상연대를 바라보며 시멘트 도로를 걸어가지만 너무나 경사가 급해 무릎에 부담이 될 것 같아 후회가 된다.
산자락의 단풍들을 감상하며 시멘트 도로를 내려가 묵계암을 지나서 한동안 지겨운 도로를 터벅터벅 내려가니 일몰이 지며 괘관산자락의 낮은 봉우리들이 온통 황홀한 추색으로 펼쳐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농가들을 지나고 듬성듬성 불을 밝히고 있는 신촌마을을 보며 대방마을 삼거리의 백운교에서 산행을 마치고 몸 단장을 하고 있으면 백운산자락은 금방 실한 어둠에 휩싸인다.



▲ 무덤에서 바라본 원넘어재



▲ 상연대



▲ 묵계암



▲ 백운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