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ⅵ)

징한 겨울비에 마음까지 젖어 (향적산-계룡산)

킬문 2014. 12. 2. 14:08
2014년 11월 30일 (일요일)

◈ 산행경로
용산역
계룡역(20:50-22:18)
연산향교입구(22:38)
첫이정표(23:46)
이정표안부
함지봉(00:29)
366.1봉(01:16)
사거리안부(02:12)
활공장(02:25)
향적산(03:34)
헬기장(04:11)
천황봉(09:05)
일반등로(10:37)
관음봉(10:40)
아침식사(-11:15)
삼불봉(12:36)
금잔디고개(12:58)
수정봉(13:20)
금남정맥갈림길(14:00)
구재(14:52)
420.2봉(15:30)
상신리도예촌(16:42)
유성터미널
동서울터미널(19:00-21:40)

◈ 도상거리
약30km

◈ 산행시간
18시간 04분

◈ 동행인
수영

◈ 산행기

연산 관동리에서 택시를 내려 이정표를 보고 연산향교로 가서 전선 쳐진 임도를 따라가다가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황산성으로 이어지는 임도로 올라가면 등로인 듯 이정표들이 나온다.
잡초에 묻혀있는 어둠 속의 황산성을 지나고 '향적산 8.2km' 이정표가 서있는 무덤 봉을 넘어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로 내려가니 난간들이 있는 반반한 등로가 이어진다.
삼각점(논산22/1997재설)이 놓여있는 함지봉(386.8m)을 지나고 어둠 속에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낡은 삼각점(공주454)이 있는 366.1봉을 비몽사몽간에 넘는다.
몸을 휘청이게 하는 바람을 맞으며 밤 안개에 젖어있는 암릉들을 조심스레 통과하고 된비알을 넘어 향적산(X574.0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과 이런저런 표시석들이 반겨준다.
전망대 데크에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조금씩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금남정맥이 갈라지는 헬기장을 지나고 다음 헬기장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다 되돌아온다.
한시간 여 헤메이고는 간신히 길을 찾아 암릉지대들을 지나고 큰서문다리재로 추정되는 안부에서 머리봉으로 갈려다 천단도 볼 수가 없고 날이 너무 안 좋아 포기한다.
점점 굵어지는 비를 맞으며 가파른 산길을 따라가면 몸 상태도 엉망이고 양 다리는 점점 힘이 빠져 탈진 직전이라 동학사로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젖은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힘겹게 천황봉(x846.5m)을 우회하고 찬바람에 몸을 떨며 쌀개봉(x830.6m)을 지나서 밧줄들이 서너 개 걸려있는 암벽을 긴장해서 조심스레 내려간다.
일반 등로와 만나서 날이 나쁘니 계획했던 연천봉은 생략하고, 바로 위의 관음봉(x765.8m)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필봉님과 만나 따뜻한 쇠고기 무국에 맛갈난 김장김치를 겯들여 밥을 먹고나면 컨디션이 조금 돌아온다.



▲ 들머리



▲ 연산향교



▲ 황산성



▲ 함지봉 정상



▲ 논산시 야경



▲ 향적산 정상



▲ 향적산 정상



▲ 어둠속 천황봉 불빛



▲ 쌀개봉 통천문



▲ 관음봉 정상



문필봉님과 헤어져 전과는 달리 재미 없게 나무 계단과 철 난간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을 기운을 내어 넘으면 비 안개 속에서도 암릉의 노송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갈림길에서 조금 떨어진,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삼불봉(777.1m)을 다녀와 금잔디고개에서 밤 막걸리 한 컵으로 추위를 달래고 아무 것도 없는 수정봉(x675.0m)을 넘어 한갓진 산길을 마냥 따라간다.
암릉들이 서있는 615봉에서 금남정맥과 헤어져 젖은 낙엽에 번번이 미끄러지며 가는 밧줄까지 걸려있는 암릉을 지나 볼 것 없는 한적한 산길을 따라간다.
쉬지않고 내리는 비에 축축하게 젖어 양쪽으로 길이 뚜렷한 구재를 지나고 힘 빠진 다리를 채근하며 서둘러 420.2봉으로 올라가니 억새들만 무성하고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예비 밧데리를 찾지못해 오룩스도 못 켜고, 지도는 다 젖고 찢어져 볼 수가 없어 대강 마치고개 쪽으로 방향을 잡아 무덤들을 지나면 점차 족적이 사라지고 예상대로 계곡이 나온다.
몸 상태도 안좋고 시간도 부족해 늪지가 펼쳐지는 계곡 가를 따라가 인적 없는 빈 컨테이너 집을 만나고 이어지는 계곡을 비실비실 따라간다.
언뜻언뜻 큰 바위들을 집으로 착각하는 환시에 빠지며 수량이 늘어나는 계곡을 내려가 국립공원의 출입 금지판을 지나 펜션 촌을 빠져나가니 상신리의 도예촌이 나온다.
작은 우산으로 비를 피하며 마치고개에서 기다리고 있던 곰발톱님을 불러 뜨거운 콩나물 북어국으로 추위를 달래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버스를 탈 유성으로 향한다.



▲ 삼불봉 정상



▲ 금잔디고개



▲ 구재



▲ 계곡 날머리



▲ 도예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