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ⅵ)

잔설은 시나브로 녹아가네 (천마봉-탑재-철갑령-삼형제봉)

킬문 2016. 3. 15. 12:40

2016년 3월 13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강릉터미널(23:05-01:28)
민석동(04:27)
59봉(04:38)
산불초소(04:51)
천마봉(05:01)
110봉(05:25)
장덕고개(05:51)
364.0봉(07:24)
탑재(08:17)
380.4봉(08:56)
임도(09:06)
임도삼거리(09:17)
574봉(10:01)
730.0봉(10:45)
안부(11:23)
879봉(12:02)
주능선(12:23)
철갑령(12:39)
행정동갈림길
부연동갈림길
936봉(14:02)
923봉(15:01)
904봉(15:17)
727봉(16:00)
삼형제1봉(16:30)
삼형제2봉
삼형제3봉
시루봉(17:27)
522.2봉(17:53)
485봉
371봉
신사동도로(18:55)
궁궁동(19:12)
주문진터미널
동서울터미널(20:10-23:00)

◈ 도상거리
약 29km

◈ 산행시간
14시간 45분

◈ 산행기

- 천마봉
젊은이들이 소리소리 지르며 게임을 하는 피시방에서 대강 시간을 보내고 전에 단골로 다녔던 해장국집을 지나쳐 편의점에서 대강 아침을 먹고, 택시로 연곡에서 소금강으로 가다가 동해고속도로를 지나자마자 오른쪽 가마골로 꺾어 민석동에서 내린다.
철조망이 쳐진 개천가를 피해 얕은 계곡을 건너서 의외의 나무계단들을 만나 가족무덤들을 지나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야산 길을 따라 59봉을 넘어 6.25 유해 발굴지 한곳을 지난다.
어둠속에 실루엣으로 비치는 낮은 봉들을 보며 천마봉으로 오인한 산불초소로 올라가 속초시의 야경을 바라보다 쓰러진 측량 봉 주위로 삼각점을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시간만 까먹고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조금 위로 올라가니 공터에 무덤 한기와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천마봉(120.1m)이 나오는데 조망은 가려있다.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104봉을 지나고 무덤들로 이어지는 지능선길을 조심하며 송전탑이 서있는 110봉으로 올라가면 멀리 장덕고개로 이어지는 가로등 하나가 얼핏 시야에 들어온다.



▲ 민석동 들머리



▲ 산불초소



▲ 초소에서 바라본 주문진



▲ 천마봉 정상



- 탑재
묘 지대들을 지나서 임도를 타고 포장도로에 통신 탑이 서있는 장덕고개를 건너서 바로 이어지는 널찍한 임도를 따라가니 마을이 가깝게 보이고 군사시설 표시석이 서있어 긴장 하지만 군부대는 나오지 않는다.
황사인지 온통 뿌옇게 흐려있는 답답한 하늘을 바라보며 시멘트포장과 비포장으로 바뀌는 임도를 마냥 따라가다 오른쪽 산 사면을 타고 삼각점(강릉24/2005복구)이 놓여있는 364.0봉을 다녀온다.
남쪽으로 임도가 멀리 휘는 곳에서 산으로 들어가 간벌 목들이 깔려있는 성가신 암 능을 통과해 박무 속으로 펼쳐지는 삼형제봉 능선을 기웃거리며 다시 임도를 건너 강릉시의 '숲길조사' 표지기 한 장을 만난다.
찬바람을 맞으며 길도 없는 능선을 지나 어떤 지도에는 탑재로 표기된 x501.2봉으로 올라가지만 두루뭉술한 정상에는 나무들 뿐 아무런 표식도 없고 조망도 가려있어 실망이 된다.
임도를 바짝 끼고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 무성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삼각점(연곡423/2005재설)이 있는 380.4봉으로 올라가면 잠깐 날이 개이며 철갑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앞에 시원하게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삼형제봉과 시루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 장덕고개



▲ 364.0봉 정상



▲ 임도에서 바라본 탑재



▲ 임도에서 바라본 삼형제봉 능선



▲ 당겨본 삼형제봉과 시루봉



▲ 탑재 정상



▲ 380.4봉 정상



▲ 380.4봉에서 바라본, 철갑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 730.0봉
삼형제봉 일대를 두리번거리며 뚜렷해진 족적 따라 무덤들을 지나서 차단기가 쳐진 임도로 떨어지고, 임도를 따라가다 삼거리에서 능선으로 붙으니 무덤가에 처음으로 글씨 없는 주황색 표지기가 나타나 마음이 놓인다.
점점 뚜렸해지는 가파른 산길을 힘겹게 올라가면 원불교의 '우인훈련원' 표지기들이 촘촘하게 붙어있고 송이버섯 때문인지 분홍색 비닐 끈들이 여기저기에 널려있어 볼 성 사납다.
거칠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579봉을 넘고 점차 사라지는 족적을 따라가다 빽빽한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뚫으며 된비알을 치고 힘겹게 730.0봉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연곡426/1986재설)이 놓여있고 줄 곳 따라오던 주황색 표지기 한 장이 걸려있다.
험한 바위지대들을 통과해 키 낮은 산죽 숲이 이어지는 능선을 내려가 674봉을 넘고 좌우로 길이 흐릿한 안부에서 다시 이어지는 가풀막을 천천히 올라간다.
뿌연 대기 속으로 펼쳐지는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들이 혼재한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전위봉인 879봉으로 올라가면 그제야 뾰족 솟은 철갑령이 앞에 모습을 보여준다.



▲ 380.4봉 내려가며 바라본, 철갑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 당겨본, 전후치로 이어지는 59번 지방도로



▲ 삼형제봉 능선



▲ 삼형제봉



▲ 730.0봉 정상



- 철갑령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울창한 노송들을 보며 암 능을 피해 왼쪽의 잔 너덜 지대를 조심스레 내려가 끝이 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지나서 만월지맥으로 올라선다.
냉랭해진 바람을 맞으며 8시간을 넘겨서야 오늘의 최고봉인,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철갑령(1011.9m)으로 올라가니 좁은 헬기장에서 낯익은 정상판과 삼각점(연곡309/2005재설)이 반겨준다.
산우들을 생각하며 막걸리에 이것저것 간식을 먹고 갈림길로 돌아와 눈 처마가 깔려있는 능선을 지나 이정표가 서있는 오른쪽의 행정동 갈림길을 지나고 바로 왼쪽의 뚜렷한 부연동 갈림길을 지난다.
아이젠을 했다가 들러붙는 눈으로 더 미끄러워져 포기하고 나무들을 잡으며 어금버금 솟아있는 900미터 급 봉우리들을 차례로 넘어 936봉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산중의 높은 통신 탑을 지나서 힘겹게 919봉을 넘고 삼각점이 있는 937.1봉이 갈라지는 923봉에서 북동쪽으로 꺾어 시원하게 깎인 벌목 지를 바라보며 송전탑을 지나 만월지맥이 갈라지는 904봉으로 올라간다.



▲ 철갑령 정상



▲ 송전탑에서 바라본 만월지맥



- 삼형제봉
얼마 전에 다녀가신 신경수님의 표지기를 보며 만월지맥과 헤어져 눈이 수북하게 덮여있는 동릉으로 들어가 흐릿한 족적을 찾아 완만해진 능선을 서둘러 따라간다.
큰 암 능을 왼쪽으로 우회해 녹아가는 눈에 쭉쭉 미끄러지며 727봉을 넘어 찬바람 불어오는 안부에서 멋진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역시 큰 바위 하나 서있는 x700.7봉으로 올라가면 삼형제1봉 이정표가 서있는 일반 등산로가 나타난다.
시나브로 눈이 녹아가는 나무계단들을 타고 안부로 내려가 밧줄 난간들을 잡고 얼어붙은 바위지대들을 지나 2봉으로 올라가니 분재 같은 노송들이 서있고 맞은편으로 탑재 능선이 보인다.
진흙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하며 이정표만 있는 3봉을 지나 나무계단들을 타고 이런저런 이정표들이 서있는 안부로 떨어져 큰 바위가 있는 전위봉으로 힘겹게 올라간다.
힘을 내어 300미터 떨어져 있는, 지형도의 삼형제봉인 시루봉(x622.8m)으로 올라가면 이정표와 잘생긴 기암 하나가 서있고 한편의 벼랑에서는 지나온 능선 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 삼형제1봉



▲ 삼형제2봉



▲ 2봉에서 바라본, 탑재에서 찰갑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 3봉



▲ 시루봉 정상



▲ 시루봉 기암



▲ 시루봉에서 바라본 삼형제봉



▲ 시루봉에서 바라본 탑재 능선



- 궁궁동
전위봉으로 돌아와 완만한 눈길 따라 기둥 삼각점이 놓여있는 522.2봉으로 올라가니 반반한 등로는 북쪽으로 꺾어지고 애초 계획했었던 남동 능에는 족적이 없어 망설여진다.
이제 일몰이 얼마 남지 않아 485봉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져 내려가 임도를 만나서 마지막 발우봉으로 가려던 계획을 바꿔 이정표를 보며 2.5km 남았다는 삼교리로 꺾는다.
뚜렷한 산길을 타고 485봉 지 능선으로 붙어 371봉을 넘고 다음 봉우리에서 남서쪽으로 꺾어 무덤들을 지나서 흐지부지 없어지는 족적을 보며 지 계곡으로 떨어진다.
무성한 가시덤불 속에서 흐릿한 족적을 찾아 맹렬하게 짖어대는 개들을 보며 계곡을 건너 신사동 대안사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로 올라서면 주위는 금방 어둠에 잠긴다.
컴컴한 도로 따라 궁궁동으로 내려가 간이화장실을 지나 적막과 어둠에 잠긴 장덕승강장에서 몸단장을 하며 주문진 택시를 부르고는 독한 마가목주 한 모금으로 피로를 달랜다.



▲ 522.2봉 정상



▲ 신사동 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