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ⅱ)

오늘도 공룡

킬문 2018. 1. 22. 12:38

2018년 1월 20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한계령(06:30-08:50)
능선삼거리(08:55-10:01)
끝청(11:40)
중청(12:01)
희운각(12:50)
신선봉(12:57-13:29)
1275봉(14:51)
마등령(16:22)
비선대(18:21)
소공원(19:03)
속초터미널(19:15-19:52)
동서울터미널(20:30-22:55)

◈ 도상거리
20km

◈ 산행시간
10시간 08분

◈ 후기

희끗희끗 날리는 눈을 맞으며 항상 힘든 설악루 계단을 지나 고도를 높히며 가파른 눈길을 올라가면 어설퍼보이는 젊은 남녀 한쌍이 앉아있다 대청봉은 아직 멀었냐고 하며 오색으로 내려간다고 해 랜턴은 있나 물어보고 대강 길 상태를 알려준다.
박무 속에서도 멋지게 펼쳐지는 설경을 감상하며 귀때기청봉 갈림길에서 잘 나있는 눈길을 한동안 지나 반대에서 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쳐 끝청으로 올라가니 다행히 날이 맑아지며 햇빛까지 따사하게 비추지만 바람은 점점 거세진다.
중청을 넘어 오랜만에 대청봉은 생략하고 세차게 몰아치는 눈보라를 맞으며 백담사 갈림길에서 꺾어 미끄러운 엉덩이 썰매 길을 피해 아이젠때문에 텅텅 울리는 철계단들을 타고 희운각으로 내려가 단팥빵 하나로 점심을 해결한다.
한적하지만 가파른 눈길을 지나 힘겹게 신선봉으로 올라 바위 한쪽에서 거센 바람을 피하며 공룡능선을 찍는 사진가 한분을 지나쳐 아이젠을 풀었다 신기를 반복하며 눈도 별로 없고 바위들로 뒤덮힌 짜증 나는 능선을 따라간다.
몸을 휘청거리게 하는 광풍을 맞으며 반대에서 오는 앳된 남학생 몇명을 지나쳐 쇠줄들을 잡고 1275봉으로 올라 거리가 금방 줄어들지 않는 이정표들을 확인하며 험준한 암봉들을 한동안 지나면 반가운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앞에 마등령이 모습을 보인다.
예전의 나무 독수리도 없어지고 사람 한명 없는 적적한 안부를 지나 마등령으로 올라가 나무에 걸터앉아 마지막으로 남은 찬 막걸리를 다 마시고 그나마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음에 감사하며 계단길을 서둘러 내려간다.
원골과 토막골 최상류를 지나고 마치 돼지를 닯은 것 같은 기암을 보면서 능선을 뚝 떨어져서 항상 지겹게 느껴지는 금강굴 바윗길을 따라가다 랜턴까지 켜고 초소의 불빛 하나만이 반짝이던 비선대로 내려간다.














































'설악.지리산 (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의 유순한 계곡 (황새골-내원암골)  (0) 2018.05.29
내 마음의 텃밭, 응봉   (0) 2018.05.14
관모단맥  (0) 2018.01.09
설악 관모산  (0) 2017.12.05
계곡은 싫어 (토막골-마등봉-범잔바위골)  (0) 201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