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ⅱ)

지겨운 공룡

킬문 2018. 8. 20. 16:03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한계령(06:30-09:03)
한계령삼거리(09:05-10:14)
끝청(12:14)
중청(12:38)
중청산장(12:47)
대청봉(13:00)
중청산장(13:11)
희운각(13:23-14:19)
신선대(14:52)
1275봉(16:13)
마등령(17:30)
마등봉갈림길(17:36)
비선대(17:42-19:21)
설악동(20:02)
속초고속터미널
강남터미널(22:00-00:13)
창동(00:23-01:24)

◈ 도상거리
20km

◈ 산행시간
10시간 57분

◈ 동행인
더산

◈ 산행기

아직도 막히는 도로때문에 조금 늦게 영상 15도를 가리키는 한계령에 도착해 서늘한 기운을 느끼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추월해서 한계령 삼거리로 올라가니 컨디션 좋다는 더산님은 휑하니 떠났고 설악의 변함없는 풍경만이 산객을 맞아준다.
반대에서 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쳐서 지루한 등로를 타고 점봉산과 가리봉을 둘러보며 암릉지대로 올라서면 중청봉이 가깝게 보이고 용아장성과 내설악이 멋지게 펼쳐지지만, 날라다니던 공룡능선은 아직 멀리에 서있어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시원하게 바람이 불어오는 끝청을 넘고 오랜만에 중청도 올라 사방을 휘둘러보고 대청봉으로 올라가니 중년 여성 등반객들이 정상석을 껴안고는 단체로 사진을 찍고 또 교대로 개인 사진을 찍는다며 막무가내로 차지하고 있어 짜증이 난다.
모처럼 청명하게 펼쳐지는 설악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김밥 한줄로 식사를 하고 땀을 흘리며 가풀막을 올라오는 남녀 외국인들과 지나쳐서 어제의 비로 큰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을 지나 희운각으로 내려가 물 한통을 비상용으로 채우고 금방 일어난다.
지계곡의 맑은 물로 몸을 씻는 등산객들을 보며 신선대를 넘어 수려한 암봉들을 바라보며 어제의 비로 물이 퀄퀄 흐르는 샘터를 지나 힘겹게 1275봉으로 올라가 서늘한 골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쉬어간다.
처음으로 짝을 찾는 다람쥐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암릉들을 넘어 금방 나올 것만 같은 마등령 전의 너덜지대를 기다리면서 철줄들을 잡고 암봉을 오르내리면 지겨운 생각만 들고 얼마 안있어 연례행사인 가을 철에도 또 와야하나 하는 회의가 들어 쓴 웃음이 나온다.
스멀스멀 산을 덮는 운무를 보며 너덜지대를 지나고 텅 빈 마등령을 지나 마등봉 갈림길에서 마가목주 한모금으로 피로를 달래고 벌써 비선대에 도착했다는 더산님과 통화 하며 평소에는 말라있었지만 찬 물이 줄줄 흐르는 지계곡들을 연신 건넌다.
언제나 지겨운 가파른 돌길을 지나 큰 소리를 내며 물이 쏟아지는 비선대로 내려가 등산객 한명 안 보이는 산길을 랜턴도 꺼내지않고 부지런히 걸어 설악동에서 불을 환히 켜고 기다리고있는 시내버스를 타는데 40분도 넘게 걸려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니 심야 표밖에 없다고 한다.
고속버스 터미널로 달려가 찬 캔맥주를 마시며 한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자정이 넘겨 서울로 돌아와 운 좋게 조금 늦게 도착한 마지막 시내버스에 간신히 올라 그래도 택시 타지 않았음을 자위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 한계령



▲ 힌계령능선



▲ 점봉산



▲ 암봉



▲ 중청봉



▲ 신선봉과 공룡능선



▲ 점봉산



▲ 한계령



▲ 귀떼기청봉



▲ 가리봉



▲ 점봉산



▲ 가리봉과 안산






























▲ 공룡능선



▲ 공룡능선



▲ 용아장성



▲ 나도바람꽃







▲ 짝을 찾는 다람쥐







▲ 마등령 전의 너덜지대









▲ 비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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