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ⅱ)

화채능선

킬문 2022. 9. 15. 13:52

2022년 9월 9일 (금요일)

◈ 산행경로
신사역
한계령(23:30-02:58)
끝청(06:11)
대청봉(07:05)
화채봉(10:09)
피골삼거리(11:30)
숙자바위(12:30)
피골삼거리(13:15)
675.5봉(15:15)
C지구(16:15)
잠실역(17:00-19:55)

◈ 도상거리
20.4km

◈ 산행시간
13시간 17분

◈ 함께 하신 분들
신사산악회 (캐이, 바람부리, 사니조은, 하늘재)
다음매일산악회 (덩달이, 동그라미, 칼바위)

◈ 산행기

한계령에서 홀로 내려 된비알 돌길을 지나 간편한 차림으로 쑥쑥 추월하는 남녀 등산객들을 보내며 끝청으로 올라가 운해에 가린 산자락들을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언제나 처럼 힘이 없는 발길을 옮긴다.
멋지게 펼쳐지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실루엣을 한동안 바라보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대청봉에 올라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인파들 틈에서 사진 한장 건지고 잡목들을 헤치며 초입의 경비소를 찾아간다.
전과 달리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는 철망을 우회해서 점점 흐려져 가는 등산로를 찾아 화채능선으로 들어가 한갓진 곳에 앉아 잣방울과 마가목들로 치장하고 있던 산길을 떠올리며 삶은 달걀 하나 까서 막걸리를 들이키고 있으면 적막한 산중에는 새소리만이 낭랑하게 들려온다.
둔전골과 만경대 갈림길을 지나 어디선가 나직하게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텅 빈 화채봉에 올라 질리지 않는 설악의 전모를 둘러보고 숙자바위로 온다는 덩달이 일행들을 생각하며 서둘러 암 능을 내려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정강이를 다쳐 바지 하나 잡아먹고 피 흐르는 상처를 매만진다.
무심코 칠성봉 삼거리를 지나 한동안 피골능선으로 가다 20 여분을 쓰며 돌아와 서둘러 숙자바위로 내려가 일행과 통화를 해보니 이미 한시간 전에 떠나 토왕폭포 상단을 지났다고 해 집선봉이나 소토왕골로 하산 할까 고민을 하다 온전히 능선을 이으려고 50분 가까이 시간을 허비하며 힘겹게 삼거리로 올라간다.
낯익은 산길 따라 별따는소년 갈림길들을 지나서 삼각점과 무인 산불감시 시설이 있는 675.5봉을 넘고 지겹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가다 잘못해서 물소리 요란한 피골 계곡으로 떨어진다.
산책로 따라 소방서가 있는 날머리로 내려가 토왕성폭포를 다녀왔다는 사니조은님과 만나서 찬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땀에 젖은 상의를 갈아입고 대야산 악연이 남아있는, 여전히 기세 등등한 가이드가 기다리는 버스에 오른다.













































'설악.지리산 (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 귀청  (1) 2022.11.01
독주폭포  (0) 2022.10.24
내원암골  (0) 2022.09.15
한여름 그 공룡능선  (0) 2022.08.23
칠성봉  (0) 202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