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1일 (토요일)
◈ 산행경로
팔당역(06:41)
예봉산(08:35)
적갑산(09:41)
새재고개(10:30)
갑산(11:13)
먹치고개(12:33)
고래산(13:47)
재재기고개(14:58)
문안산(17:07)
창현리(19:26)
마석역(20:00)
◈ 도상거리
18.8km
◈ 산행시간
12시간 44분
◈ 산행기
따뜻한 팔당역 화장실에서 채비를 하고 등산로 안내판을 보며 찬물이 철철 흘러내리는 계곡을 따라가다 산으로 들어가 기상 레이더 시설의 삭도가 흉물스럽게 놓여있는 계단 길을 올라가면 강추위에 온몸이 옥죄인다.
얼어붙은 잔설에 미끄러지며 가파른 지능선을 치고 팔당리에서 오는 또 다른 등 로와 합류해 일찍 하산하는 젊은이들과 지나쳐 낯익은 예봉산(678.8m)으로 올라가 큰 야영 배낭을 정리하는 등산객과 인사하며 북한강 너머로 용문산 줄기를 둘러보다 사정없이 몸을 파고드는 냉기에 아이젠을 하고 서둘러 눈길을 내려간다.
철문봉과 행글라이더 활강장을 지나 적갑산(x566.3m)으로 올라가 바위에 걸터앉아 오늘은 금남산에 갈 수 있을지를 검토하며 비로소 막걸리 한 컵 마시고 꾸둑꾸둑한 눈을 밟으며 새재고개를 건너 흐릿해진 산길을 따라간다.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는 노송 암 능들을 지나 통신 시설물이 서 있는 갑산(x546.5m)에 올라 시간이 넉넉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바람도 없고 따사하게 비추는 햇볕을 핑계 삼아 반건조 오징어에 소주를 마시며 노닥거리고 멍을 때린다.
신선봉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보고 우측으로 꺾어 뚝 떨어져서 먹치고개를 건너 펜션 촌으로 들어가 벤츠에서 내려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여인네에게 감사하며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지나 미련하게 천마지맥 갈림길도 못 본채 힘겹게 고래산(528.5m)으로 올라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막걸리를 벌컥인다.
이후 발자국이 사라진 심설에 푹푹 빠지며 오늘따라 유난히 힘이 떨어지고 힘 들음을 느끼며 누군가 이정표에 재재기고개라 잘못 휘갈겨놓은 안부를 지나서 시멘트 임도가 지나가는 재재기고개를 건너 골프장을 바라보며 양다리를 채근하며 올라간다.
쉽게 줄어들지 않는 거리에 조바심을 느끼며 지겹게 나타나는 봉우리들을 넘어 이정표가 있는 창현리 갈림길을 지나서 정상과 똑같은 높이의 533.1봉을 넘어 기진맥진해 공터에 삼각점이 있는 문안산(533.1m)으로 올라간다.
벤치에 앉아 남은 술을 마시며 고민하다가 시간이 부족해 금남산은 포기하고, 이어지는 능선 따라 화도하수처리장과 피아노폭포로 내려가는 게 제일 편하기는 하지만 전에 가봤던 길이기도 하고 또 마석역과 너무 떨어져 있어 500여 미터를 되돌아가 미답인 창현리로 꺾어진다.
밧줄 난간들이 있는 초입의 암 능을 지나 흐릿한 발자국이 나 있는 눈길을 부랴부랴 떨어져 내려가다 족적까지 사라져 무성한 덤불 구역들을 통과해 눈 덮인 바위에 미끄러지며 잡목들을 뚫고 다행히 임도로 떨어진다.
개들이 맹렬히 짖어대는, 불 꺼진 민가들을 지나서 단단하게 막혀있는 정문의 철문을 밀다가 포기하고 유일하게 불을 밝힌 펜션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려보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어 돌아와 철망을 길게 우회해 빽빽한 덤불들을 뚫고 온몸에 종자들을 묻힌 채 간신히 빠져나온다.
문 닫은 공장들을 지나 작은 문안산 이정표가 달랑 서 있는 무시울교를 건너서 반쯤 문을 닫은 식당을 두드려 지명을 알아보고 추위에 벌벌 떨며 마석 택시를 부르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난감해하다가 마침 마을에서 나오는 빈 택시를 잡아타고 역으로 나간다.
▲ 예봉산 정상
▲ 운길산과 옹문산
▲ 당겨본 용문산
▲ 이어지는 능선과 운길산
▲ 검단산
▲ 활강장
▲ 적갑산 정상
▲ 갑산 정상
▲ 고래산
▲ 먹치고개
▲ 고래산 정상
▲ 재재기고개
▲ 문안산 정상
▲ 천마산과 송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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