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ⅲ)

언제나 기쁨을 주는 북한산

킬문 2025. 3. 24. 13:42

2025년 3월 23일 (일요일)

◈ 산행경로
우이동(08:45)
영봉(09:56)
백운대(10:51)
원효봉(12:11)
산성매표소
의상봉(14:08)
용출봉(14:34)
용혈봉(14:43)
나한봉(15:25)
문수봉(15:45)
대동문(16:32)
위문(17:34)
도선사(18:25)
우이동(18:56)

◈ 산행거리
20.9km

◈ 산행시간
10시간 11분

◈ 산행기

능선 길 따라 하루재로 붙어 20여 명씩 몰려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남녀등산객들을 보며 영봉을 다녀와 한국 사람처럼 음악을 시끄럽게 켜놓고 다니는 남녀 외국인들과 함께 아직도 얼어붙은 계곡을 지나 위문에서 백운대로 올라가 비로소 막걸리를 마시며 북한산을 둘러본다.
구파발 쪽으로 꺾어 힘겹게 올라오는 사람들과 지나쳐 된비알 돌길을 떨어져 내려가 대동약수터에서 부적합 약수 대신 흐르는 계곡물을 마음껏 마시고는 삼거리에서 꺾어 북문을 지나 원효봉으로 올라가 미세먼지에 가린 북한산을 바라보며 빵조각 하나로 배고픈 고양이와 함께 점심을 때우고 성벽 따라 암 봉으로 올라가니 서너 살 되는 아이들이 바위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설설 기어서 안타까워진다.
원효암을 지나 역시 된비알로 이어지는 산길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오는 사람들을 지나쳐 둘레길과 만나서 산성매표소로 나가 편의점에서 비싼 콜라 한 병으로 입에 백태 낀 것처럼 불편한 갈증 기를 달래고 도로에서 산으로 들어가 대담하게 홀로 다니는 서양 여자 등산객을 지나쳐 줄줄이 이어지는 철 난간들을 잡고 험준한 암벽들을 통과해 의상봉으로 올라간다.
곳곳에 서있는 조각상처럼 미끈한 서양 여자들을 의아스럽게 보며 용출봉과 용혈봉을 넘어서 암 능 때문인지 묵직하게 당겨오는 양 다리를 채근하며 줄줄이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넘어서 나한봉으로 올라가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미적지근해진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오랜만에 와서인지 가도 가도 안 나오는 주능선을 향하다 고대하던 문수봉으로 올라가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아침에 배낭을 바꾸면서 깜박 놓고 온 랜턴과 다가올 일몰을 생각해서 쉬지 않고 움직여 대남문과 성문들을 줄줄이 지난다.
반가운 대동문을 지나 시간이 부족하면 탈출하려던 용암문을 만나 반대에서 오며 버스를 물어보는 2명의 독일 여자 등산객들을 지나쳐 만경대를 길게 우회하는 사면 길 따라 아침에 지났던 위문으로 올라가 웬일인지 출입금지인 만경대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내려오는 일단의 사람들을 보며 돌 위에 앉아 남은 막걸리와 음료수를 다 마시고 잠시 쉬어간다.
인수암에서 스님과 함께 큼지막한 개들에게 먹이를 주며 노는 단체 서양인들을 지나쳐 하루재를 넘어 늦은 시간에 올라오는, 검은색 반팔티를 입고 가슴을 다 드러낸 앳된 서양 등산객들과 지나치며 오늘 몇 십 명은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무슨 행사라도 있었는지 궁굼해진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도선사 삼거리에서 지겨운 도로 따라 우이동으로 내려가 찬 캔 맥주 하나로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20도 넘는 날씨에도 발열의자를 찾는 자신을 별나게 생각하며 버스를 기다려 집으로 돌아간다.



▲ 영봉에서 바라본 삼각산



▲ 백운대에서 바라본 만경대



▲ 원효봉에서 바라본 염초봉, 백운대와 만경대



▲ 의상봉 능선



▲ 기암



▲ 의상봉에서 바라본,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뒤돌아본 의상봉과 원효봉



▲ 비봉에서 구기동으로 이어지는 능선



▲ 대동문



▲ 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