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ⅲ)

광풍을 뚫고 (불곡산-호명산-한강봉-챌봉)

킬문 2025. 3. 30. 21:40

2025년 3월 29일 (토요일)

◈ 산행경로
양주시청(12:51)
366.4봉
불곡산(14:00)
임꺽정봉(14:38)
산성
작고개
호명산(16:50)
선주고개(17:24)
한강봉(17:57)
챌봉(18:37)
고비골고개(19:02)
윗가마(19:19)
의정부역

◈ 산행거리
15.5km

◈ 산행시간
6시간 28분

◈ 산행기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폭설과 파란 하늘이 되풀이되는 변화무쌍한 날씨를 걱정하며 산으로 들어가 몸을 휘청이게 하는 강풍을 맞으며 366.4봉을 넘어 불곡산(x466.4m)으로 올라가면 미세먼지가 걷혀서인지 모처럼 북한산 일대가 명료하게 펼쳐진다.
영상의 기온에도 덜덜 떨리는 추위를 느끼며 눈에 익은 상투봉 암 능을 통과해 최근의 공사로 줄줄이 놓여있던 철 난간들이 다 철거되고 대신 산뜻하게 놓인 나무 계단들을 지나 마지막 남은 난간 구간을 넘어 임꺽정봉(x447.5m)으로 올라가 지리산 산불 걱정을 하며 막걸리나 한 컵 마시려다 세찬 바람에 발길을 돌린다.
도락산에서 이어지는 한북정맥과 만나 군부대 삼거리에서 바람을 피하며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이정표들을 보며 360번 도로를 건너 한창 문화재 발굴 공사 중인 산성산(211.5m)에 올라 역시 삼각점을 찾다 포기하고 이제야 나오는 진달래들을 보며 작고개를 건넌다.
길 없는 능선을 지나 송전탑과 대형 벙커들을 지나서 기아아파트에서 오는 산길과 만나 호명산(x425.1m)에 올라 추위를 못 이겨 마구 바람에 날리는 방풍자켓을 어렵게 몸에 걸치고 굉음에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가며 직장에 간신히 전화하고는 흥복산 삼거리에서 한북정맥 따라 사잇길을 지나서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선주고개로 내려간다.
옛날 의정부 살며 서브3 한번 해보겠다고 수없이 뛰어다녔던 때를 떠올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산천은 의구한데 가뭇없이 사라진 기억에 그만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신설 공사장을 지나고 강풍에 혹시 높게 세워진 송전탑이 무너지면 어떡하나 하는 허황한 불안감에 실소를 지으며 날렵한 정자가 서 있는 한강봉(474.8m)으로 올라간다.
정자에 걸터앉아 지나온 능선과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북한산줄기를 두루두루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시고 미끄러운 너덜 길을 떨어져 내려가 말머리고개로 이어지는 오두지맥 삼거리를 지나서 쉬지 않고 얼굴과 몸을 때리는 강풍을 맞으며 지루한 능선 따라 오늘의 최고봉인 챌봉(x520.8m)으로 올라간다.
두 달 전 북풍 설한을 뚫고 울대고개에서 올라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가온 일몰을 생각해서 잘 나 있는 산길을 부랴부랴 내려가다 정맥에서 벗어난 것을 깨닫지만 어차피 한번은 오려고 했던 미답 지라 줄줄이 걸려있는 밧줄들을 잡고 낙엽에 빠지며 등로 같지도 않은 움푹 파인 능선을 따라간다.
시멘트 도로를 건너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밑에서는 보이지도 않을, 여행스케치라는 카페 입구에 숨어있는 들머리 이정표를 보며 30번 도로의 고비골고개로 내려가 인도도 없는 어두워진 도로 따라 1km 떨어진 윗가마 승강장으로 걸어가서 짧은 산행을 마치고 바로 달려온 23번 버스에 올라 의정부로 나간다.



▲ 불곡산



▲ 호명산과 한강봉을 지나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 고령산과 감악지맥



▲ 불곡산 정상



▲ 상투봉 정상



▲ 마차산과 소요산을 지나 국사봉과 왕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신설 나무 계단이 놓인 임꺽정봉



▲ 불수도북



▲ 임꺽정봉 정상





▲ 호명산 정상





▲ 선주고개



▲ 연리지



▲ 도봉산과 북한산



▲ 한강봉 정상



▲ 도락산과 불곡산



▲ 챌봉



▲ 챌봉 정상



▲ 고비골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