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8일 (토요일)
◈ 산행경로
강남터미널
유성터미널(06:30-08:14)
학봉리 돈금정(08:35)
치개봉(10:00)
황적봉(10:32)
절벽(11:14)
학봉리 요지(13:30)
장군봉(15:06)
신선봉(17:10)
큰배재(17:29)
천정골
동학사 입구(18:35)
유성터미널
강남터미널(19:45-21:23)
◈ 산행거리
16km
◈ 산행시간
10시간
◈ 산행기
학봉리 돈금정 식당 앞에서 택시를 내려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무덤으로 붙어 탄탄한 철망을 개구멍으로 통과해 마른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된비알을 치고 암 능들을 우회해서 올라가니 맞은 편으로 장군봉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뒤로는 관암지맥의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잔설들을 밟으며 조망 좋은 벼랑 전망대들을 지나 황적봉 정상 판이 걸려있는 660.9봉을 넘어 실제적인 치개봉 정상으로 올라가 낯익은 무덤 공터의 바위에 앉아 아이젠을 착용하고 수북하게 눈이 쌓인 능선을 바삐 내려가면 바람이 거세게 불더니만 예보에 없던 눈보라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눈 덮인 암 능들을 긴장해서 통과해 잡초 무성한 무덤에 비석이 놓여있는, 지형도의 천왕봉인 황적봉(x608.6m)을 넘어서 천황봉에서 쌀개봉을 지나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을 바라보며 기억 나는 슬랩 지대들을 지나 까칠한 암 능을 주저주저하며 통과해 항상 문제가 됐던 절벽으로 내려가니 불길한 예감대로 두 피치로 걸려있던 밧줄이 안 보여 난감해진다.
거센 바람에 날리는 눈을 맞으며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안부를 바라보고는 이리저리 내려갈 곳을 찾다가 아직 살날이 창창한 생을 끝내고 싶지 않아서 종주를 포기하고 슬랩바위로 돌아와 요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포기하는 산행들이 늘어나 암 능 때문에 참았던 막걸리로 화를 달래고 황적봉으로 올라간다.
올라왔던 자신의 발자국들을 측은하게 바라보며 치개봉으로 돌아가 예전 기억의 파편들을 떠올리며 다시 막걸리를 마시고 험준한 절벽들을 통과해 북한군 모형들이 있는 무덤을 지나 시작했던 돈금정과 조금 떨어진 학봉리 요지 가마터로 내려간다.
편의점에서 뜨끈한 컵라면에 소주 한 컵으로 마음을 달래며 점심을 때우고 꼬리를 몰며 통행하는 차들을 바라보며 박정자 삼거리로 내려가 작년 이맘때 대전 산우들과 놀러 왔었던 일을 떠올리며 병사골 탐방지원센터로 들어가 줄줄이 계단들이 놓여있는 된비알 암 능을 힘겹게 치고 산객 한 명 없이 썰렁한 장군봉(x512.4m)으로 올라간다.
전망대에서 치개봉과 향적봉을 지나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산세를 휘휘 둘러보고 반쯤은 녹아가며 철퍽거리는 눈을 밟고 줄줄이 이어지는 철계단들을 타고 험준한 암 능들을 넘으면서 문득 산은 작고 낮지만 마치 설악산 공룡능선의 동생쯤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년 점심 식사 때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갓바위를 넘고 지석골 안부에서 텅 빈 적적한 산길을 한동안 지나 신선봉(x649.0m)에 올라 훌쩍 다가온 천황봉과 삼불봉을 바라보며 쉬고는 편안한 산길 따라 큰배재로 내려가 남매탑을 지나 큰 도로로 이어지는 진부한 길을 버리고 미답 지인 천정골로 꺾어진다.
오래된 벽돌 공사 흔적이 남은 동굴을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계곡 돌길을 한동안 따라가 천정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불 밝힌 동학사 유원지로 내려가 동학사를 돌아 나오는 107번 버스를 타고 전철까지 갈아타며 어렵게 유성 시외버스가 아닌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찬 캔맥주 하나로 편치 않았던 산행을 끝내고 바로 버스에 오른다.
▲ 들머리
▲ 장군봉
▲ 삼불봉에서 신선봉과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신선봉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벼랑에서 바라본 백운봉과 관암산
▲ 우산봉, 신선봉, 갑하산과 그 밑의 도래산
▲ 치개봉 정상
▲ 기암
▲ 황적봉 정상
▲ 천황봉과 쌀개봉
▲ 쌀개봉에서 관음봉과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
▲ 내려다본 절벽
▲ 돌아가며 바라본 황적봉
▲ 향적산
▲ 돌아가며 바라본 치개봉
▲ 장군봉
▲ 학봉리 요지
▲ 장군봉 정상
▲ 장군봉에서 바라본 치개봉과 황적봉
▲ 계룡산 전경
▲ 신선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 신선봉 정상
▲ 천황봉과 삼불봉
▲ 동굴
▲ 천정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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