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ⅲ)

춘삼월의 눈길 (백병봉-양자산-앵자봉)

킬문 2025. 3. 17. 19:57

2025년 3월 16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양평역(06:57-07:25)
자자호텔(07:49)
백병봉(08:50)
임도(10:00)
394.3봉(11:12)
양자산(13:05)
354.7봉
주어재(13:58)
앵자지맥(14:50)
앵자봉(15:10)
자작봉(16:06)
남이고개(16:53)
곤지암역
판교역
신사역
충무로역

◈ 산행거리
18.4km

◈ 산행시간
9시간 04분

◈ 산행기



양평 기사님도 잘 모르는 남한강변의 자자호텔에서 택시를 내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행장을 차리고 레스트랑들이 있는 도로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축축하게 젖은 산길을 타고 쓰레기 줍는 양철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백병봉(423.7m)으로 올라가 10년 만에 정상 석과 삼각점(이천304/1988재설)을 알현하고 짙은 비구름에 가린 용문산을 아쉽게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으로 무사 종주를 기원한다.
사방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능선을 따라가며 엉뚱한 사면에서 헤매다가 리본 한 장을 발견하고 길을 찾아 젖은 몸을 달래며 임도로 내려가 무심결에 다음의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다 돌아와 다행히 사면 길을 만나 능선으로 붙지만 바람이 거세지며 빗줄기가 세차게 때리기 시작해 우산을 챙겨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된비알로 이어지는 385.8봉을 넘고 진눈깨비를 맞으며 낡은 삼각점(이천421/1988복구)이 있는 394.3봉을 지나 벗었던 점퍼까지 끼어 입고 고도를 높이며 올라가니 눈 다발이 굵어지고 사방은 눈으로 덮여 눈부신 설원을 만드는데 상고대까지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거센 바람에 얼굴을 아프게 때리는 싸라기눈을 맞으며 새하얀 눈에 발자국을 남기고 때늦게 펼쳐지는 겨울왕국을 천천히 올라가면 미끄러운 눈길은 춥고 외롭고 적막하지만 양자산이 가까워지며 길이 뚜렷해지고 벤치와 이정표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시계능선을 지나 온통 눈 이불을 덮고 있는 양자산(x710.2m)에 올라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보이지도 않는 앵자봉을 기웃거리다가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미끄러운 암 릉 길을 떨어져서 서서히 추위가 몰려오는 젖은 몸을 달래며 소주를 훌쩍거리고 약해진 바람에 안도하며 삼각점(이천418)이 있는 354.7봉을 지나 낯익은 주어고개로 내려간다.
언제나 힘들은 된비알을 한동안 치고 암벽들을 넘어서 덤불들로 덮혀있는 헬기장으로 올라가 앵자지맥과 만나서 일기도 안 좋으니 10km도 넘게 남은 해협산은 지레 포기하고 설원을 뚫고 앵자봉(x670.2m)으로 올라가 날이 조금씩 맑아오며 모습을 나타내는 양자산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통째로 마시고 자주 다녀 진부한 무갑산과 관산 쪽을 버리고 20년 만에 남이고개로 이어지는 앵자지맥으로 꺾는다.
골퍼들의 목소리도 들리는 골프장을 내려다보다 잔잔해진 바람을 맞으며 뚜렷한 산길 따라 밧줄 난간이 있는 암 봉을 넘고 소망수련원 길을 지나쳐 뾰족하게 솟아있던 자작봉(x581.8m)으로 올라가 전에 없던 산뜻한 정상 석을 만나서 구름을 벗은 원적산과 정개산을 바라보며 완만해진 산길을 떨어져 내려간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곳곳의 벤치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며 막걸리를 마시고 이정표 하나 없던 예전과는 달리 촘촘하게 놓여 있는 나무계단들을 타고 남이고개 밑의 98번 도로로 떨어져 내려간다.
여주와 광주의 경계점인 고개에서 일견 마을이 가까워 보여 인도도 없는 도로를 한동안 걸어서 여주의 상품리로 내려가 비가 그치며 추워지는 날씨에 몸을 떨며 마트를 찾은 택시 기사에게 물어 이곳저곳 받지도 않는 전화를 돌리다가 편의점 주인이 알려주는 무면허 택시를 불러 지나온 남이고개를 넘어 곤지암역으로 나간다.



▲ 자자호텔



▲ 백병산 정상



▲ 임도



▲ 안내석













▲ 양자산 정상



▲ 정상 데크



▲ 주어재



▲ 앵자지맥



▲ 앵자봉 정상



▲ 앵자봉에서 바라본, 원덕산과 정개산으로 이어지는 앵자지맥



▲ 양자산



▲ 골프장



▲ 자작봉 정상



▲ 광주의 산그리메



▲ 남이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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