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금남호남.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 1구간 (주줄산-부귀산-활인동치-마이산)

킬문 2006. 7. 12. 23:46
2003년 6월 26일 (목요일)

* 산행일정
강남터미널(05:30)
전주터미널(08:04)
보룡고개(08:39)
입봉(09:06)
주화산(09:40)
620봉(10:13)
640봉(10:34)
630봉(11:04)
615봉(11:12)
오룡고개(11:52)
450봉(12:14)
삼막골안부(12:41)
600봉(13:03)
사거리안부(13:29)
620봉(13:44)
630봉(14:07)
620봉
부귀산(15:03)
460봉(16:04)
활인동치(16:22)
임도(16:42)
480봉(17:28)
520봉
사거리안부(17:42)
봉두봉(17:53)
암마이봉(18:41)
천황문안부(19:01)
북부주차장
진안터미널(19:30)
전주터미널(20:30)
강남터미널(23:02)

* 산행시간
약 10시간 23분

* 후기

- 주화산
전주에서 기다리던 택시로 보룡고개에 도착하니 S산악회의 버스가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서 산행준비를 하는 홀로산꾼을 호기심있게 쳐다 본다.
잡초를 헤치고 통신시설뒤로 올라가면 철망따라 호젓한 산길이 열리지만 비에 젖은 흙은 미끄럽기 그지 없다.
헬기장이 있는 입봉(637.4m)에 오르니 잡초들이 빽빽하고 삼각점이 있으며 운장산에서 연석산을 지나 보룡고개로 이어지는 정맥의 흐름이 뚜렸하게 보인다.
젖은 낙엽으로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내려가 사거리안부를 넘고 3정맥분기점인 주화산(565m)에 오르면 금속이정표가 쓸쓸히 서 있고 주인없는 플랭카드만 요란하게 걸려 있다.
마침 금남정맥을 일시종주하러 모래재에서 큰 배낭을 메고 올라오신 청주의 윤석천님과 만나 이런저런 정맥 이야기를 나누고 무사완주를 비는 악수만 나눈채 금남호남의 산줄기를 이어간다.



(입봉에서 바라본 운장산과 연석산으로 이어지는 정맥길)

- 오룡고개
표시석이 있는 세봉임도를 넘고 가파른 능선을 따라 산불초소가 있는 620봉에 오르니 시야가 훤히 트여서 부귀산너머로 쫑끗 솟아있는 마이산의 두 암봉이 이색적으로 보이고 모래재뒤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산줄기들이 벌써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갈림길로 돌아와 서늘한 숲길을 내려가서 좁은 공터가 있는 640봉을 넘고 무성한 산죽들을 헤치며 630봉을 지난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615봉에 오르면 조망이 좋아서 부귀산이 바짝 다가오고 오룡리마을과 봉암저수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급경사 미끄러운 길을 나뭇가지를 잡아가며 천천히 내려가 사거리안부를 넘고 벌목된 나무들로 길이 희미한 무덤지대를 지난다.
잡초들을 헤치고 통신탑을 지나 26번국도상의 오룡고개로 내려서니 무더운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르고 옷이 흠뻑 젖는다.
주유소에 있는 휴게소에서 찬 음료도 마시고 식수도 보충하고 아이스케키 하나 입에 문채 안전철망너머로 올라갈 길을 찾는다.



(산불초소가 있는 620봉에서 바라본 부귀산과 마이산으로 이어지는 정맥길)

- 삼막골안부
가파른 절개지를 기어올라 돌무더기가 무너져 내린 옛성터가 있는 450봉을 넘고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선답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부귀산 오를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하니까 충분히 먹고 쉬어서 힘을 비축하고 볼 일이다.
510봉을 오르며 왼쪽능선으로 꺽어져서 오룡리와 가정리를 잇는 삼막골안부를 넘으면 가정리쪽으로는 넓게 패인 뚜렸한 길이 보인다.
능선갈림길인 600봉에서 정맥은 동북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바꾸며 울창한 숲길을 오르다 반대에서 오는 등산객과 만나는데 아까 보룡고개에서 봤던 s산악회에서 오신 분이다.
개념도도 아니고 아주 간단한 지형설명도를 보니까 대곡에서 부귀산을 올랐다가 아마 정곡저수지로 내려가는 모양인데 하산로는 벌써 지나친듯 해서 삼막골안부로 내려 가시라고 일러 드린다.
연속되는 봉우리들을 넘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길을 반복해서 아르켜 주고 막상 마곡과 정곡저수지가 있는 광주동을 잇는 사거리안부에 가 보니 저수지쪽은 누군가 나뭇가지로 길을 막아 놓았다.

- 부귀산
오랫만에 노송들이 보이는 620봉을 넘고 s산악회의 후미인 총무님에게 혼자 다니지 말라는 쓴소리를 들으며 나뭇가지들을 헤친다.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부귀산을 바라보며 우회로를 버리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630봉을 넘어서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간다.
잡초들로 꽉찬 넓은 안부를 지나고 가파른 능선을 올라 620봉에 닿으니 그제서야 부귀산은 마치 철옹성처럼 우뚝 솟아 있고 정상의 절벽들이 멋지게 보인다.
진땀을 흘려가며 가파른 산사면을 한걸음 한걸음 오랫동안 올라가면 거대한 암봉이 길을 막고 오른쪽으로 길게 돌아 절벽을 우회한다.
바위사이로 전망대바위에 오르니 노송들과 빨간 나리꽃이 어우러진 암봉옆으로 지나온 정맥길이 시원스럽게 보이고 정곡저수지의 푸른 수면이 반짝거린다.
무덤이 있는 절벽을 지나고 역시 무덤 한기가 지키고 있는 부귀산(806.4m)에 오르면 나무들만 서있어 조망이 막혀 있고 금속이정표만이 환영을 해 준다.
삼각점 옆의 풀섭에 앉아 이제 힘든 구간은 통과했다는 안도감으로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시간에 쫒겨 서둘러 길을 떠난다.



(부귀산 전망대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정맥길)

- 활인동치
정상을 내려가면 부귀산에 힘들게 올랐음을 보상해 주듯 완만하고 걷기 편한 길이 시종 이어진다.
봉우리를 내려가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에 서니 마이산이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서고 활인동치로 이어지는 정맥의 낮은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26번국도가 내려다 보인다.
소나무들 사이로 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내려가다 벌목지대를 통과하면 쌍묘가 있는 450봉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꺽는다.
가족묘지를 지나고 포도밭따라 내려가니 큰개들이 합창하듯 짖어대는 사육장이고 앞에 보이는 정맥에는 마이종합학습장 건물이 가로막고 있다.
진입로따라 내려가면 강정골재휴게소가 자리잡고 있는 26번국도상의 활인동치이며 4차선 도로에는 차들이 씽씽 달린다.



(부귀산 내려오며 바라본 마이산)

- 520봉
중앙분리대를 넘고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시멘트임도를 따라가다 잡초사이로 능선에 붙어 다소 지저분한 야산길을 이어간다.
뱀그물이 널려있는 숲길을 따라서 임도를 넘고 쓰러진 나무들이 널려있는 희미한 길을 지나서 다시 임도를 만난다.
까시풀들이 괴롭히는 무덤가를 지나 가파른 능선길을 한동안 오르니 멀리서부터 보이던 480봉의 묘하게 생긴 암봉이 나타난다.
봉우리를 돌아 넓은 전망대바위에 서면 마이산은 손에 닿을듯 가깝고 광대봉에서 정자가 있는 나옹대를 지나 마이산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종주능선이 펼쳐지며 아찔한 절벽밑으로 도로와 전답들이 내려다 보인다.
바위에 앉아 참외 한개를 까고 비장의 얼린 캔맥주를 마시며 마지막 남은 암마이봉의 수직절벽을 바라보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말린다.
480봉을 내려가면 노송들이 멋지게 서있는 암릉길이 이어지며 520봉의 벼랑지대를 지나 급경사 우회길을 돌아내려 바위지대를 넘는다.



(광대봉에서 나옹대를 지나는 마이산 종주능선)



(480봉에서 바라본 마이산)

- 마이산
광대봉 능선과 만나는 사거리안부에서 통나무계단을 타고 쉼터가 있는 봉우리를 넘어 넓은 헬기장이 있는 봉두봉(540m)에 오르니 시멘트 반죽한것 같은 특징적인 암벽이 바로 앞에 보인다.
암마이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바위지대를 지나고 산죽사이로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지친 몸에서는 더운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안부에서 굵은 밧줄을 잡고 가파른 수직암벽지대를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올라 돌탑을 지나서 드디어 정상석이 서있는 암마이봉(667m)에 오른다.
사방으로 위험경고판이 있는 정상에서 물 한번 마시고 되돌아 내려가면 옆에는 첨탑처럼 뾰족하게 솟은 숫마이봉이 경이롭게 보인다.
천황문이 있는 안부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은수사를 지나 숫마이봉을 우회할것이고 귀경길이 바쁜 산꾼은 가까운 북부주차장으로 내려 간다.
택시를 불러 진안으로 나가서 전주가는 버스 뒷자리에서 젖은 옷을 대강 갈아 입고 소주한잔 마신다.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며 버스는 지나왔던 활인동치와 오룡고개를 지나 보룡고개를 넘는데 아침에 봤던 s산악회버스가 보이니 다들 잘 내려온 모양이다.
차츰 어두어지는 정맥의 산자락을 뒤로 버스는 쏜살같이 달린다.



(암마이봉에서 바라본 숫마이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