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무릉계곡을 보러 (두타산-청옥산)

킬문 2006. 10. 28. 00:10
2002년 11월 30일 (토요일) 

◈ 산행일정
동대문운동장(07:00)
천은사(11:58)
주능선(12:39)
쉰음산(12:44)
두타산성갈림길(13:30)
두타산(13:56)
박달령(14:33)
청옥산(15:01)
묘2기(15:39)
연칠성령갈림길(16:16)
문간재
용추폭포
삼화사매표소(17:12) 

◈ 산행시간
5시간 14분 

◈ 동행인
명산회

◈ 후기

그 전부터 생각해 왔던 두타-청옥산인데 두타산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서 따라 나서기로 한다.
삼척에서 천은사로 들어가는 길은 아직까지 곳곳이 패여있고 밀려 내려온 토사들은 전답을 메우고 있어 올 여름 장마의 위력을 실감한다.
절 뒤에서 물 한모금씩 마시고 낙엽이 잔뜩 쌓여있는 계곡으로 들어간다.

계곡을 어느 정도 올라가 능선으로 꺽이는 지점에서 사람들이 웃옷을 벗고 땀을 딱을 때 가이드에게만 이야기하고 먼저 출발한다.
가파른 사면을 올라가면 아름드리 노송들이 첩첩하고 능선으로 올라가면서 암릉들이 시작된다.
보조자일을 잡고 조금 올라가니 곧 쉰음산 정상(683m)인데 전체가 울퉁불퉁한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졌고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져서 두타산성쪽으로 겹겹이 솟은 바위들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쉰음산에서 조금 내려가다 계곡에서 올라오는 또 다른 길과 만나고 작은 돌탑이 반긴다.

이제부터는 계속되는 오르막으로 700여미터를 올라야 하니 꽤 힘이 드는 길이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고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두타산성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하니 차가운 바람이 불어댄다.
오늘 같이온 분들은 대개 이곳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하고 힘이 남아있는 사람들은 두타산까지 다녀올 계획이란다.
암릉들을 이리저리 넘어 자일을 잡고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면 낯 익은 두타산 정상(1383m)이 나오는데 청옥산이 가깝게 마주 보이고 깊이 패여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박달골의 골격이 선명하다.

잠시 쉬고 파란 하늘아래 펑퍼짐한 정상을 보이는 청옥산을 보며 내려간다.
잔돌들이 잔뜩 깔린 급한길을 한참 내려가면 박달령 정상이정표가 서있고 박달골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이 길은 박달폭포와 용추폭포를 거쳐서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지만 우천 시에는 위험할 수 있어 피해야한다.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청옥산을 향하여 땀을 흘려가며 올라간다.
백두대간중에 제일 힘들다는 댓재-백복령 구간에 이곳을 통과했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힘들게 올랐던것 같다.
쉼없이 올라가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샘터를 지나서 청옥산(1403m)에 도착한다.
정상은 수목이 울창해서 조망은 별로지만 고적대에서 갈미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뚜렸하고, 청옥산에서 무릉계곡으로 바로 뻗는 학등능선이 길게 이어지며, 삼거리에서 두타산성으로 내려가는 능선과 쭉쭉 솟아있는 바위들도 당당하다.

정상주 한잔 마신 후 고적대에서 중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한번 눈길을 주고 학등으로 내려간다.
청옥산에서 연칠성령까지 유순한 길을 따라 대피소를 거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완만하지만 웬지 재미가 없을듯 하다.
학등으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부터 가파른 길이고 돌멩이 사이로 쭉쭉 발이 미끄러진다.
무릎을 신경쓰며 암릉들 사이를 조심해서 내려가면 두타산은 뒤에 뾰족하게 솟아있고 두타산에서 박달령으로 급하게 떨어졌다가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마치 푹 꺼진 낙타등을 보는듯 하다.
무덤 두기를 지나고 노송들이 즐비한 암봉을 길게 우회하면서 능선은 점차 순해진다.
산성터의 잘 생긴 바위들이 정면에 보일때 쯤 계곡의 물소리도 시원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꺽어지는 길을 내려가면 계곡에 닿고 잠시후 연칠성령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계곡을 따라 이리저리 내려가니 무릉계곡의 관문인 문간재가 나오고 옆으로 잠시 오르면 신선봉이다.
노송들이 멋있게 서있는 커다란 암봉위에 오르니 무릉계곡의 안팍이 만경대처럼 두루 잘 보이고, 한마리 새가 된 것처럼 고도감이 굉장하며, 주위를 둘러싼 바위들은 웅장하게 또 신비스럽게 펼쳐져 보인다.
철계단을 내려와 용추폭포쪽으로 올라가 폭포를 구경하고 내려가는 산악회 사람들을 만난다.
삼거리에서 두타산성으로 바로 내려가는 사람들보다 많이 늦지 않을까 서둘렀지만 다소 안심이 된다.
용추폭포와 쌍폭을 구경하고 다시 내려가다 두타산성에서 내려오는 길을 지나고 한동안 내려가 삼화사에 도착한다.
먼저 내려와 식당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사람들 옆에서 동동주 한잔을 얻어 마시며 식은 땀을 딱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