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다시 확인한 보령의 산줄기 (백월산-성태산-문봉산-만수산)

킬문 2006. 10. 28. 11:42
2003년 7월 31일 (목요일)

* 산행일정
남부터미널(07:00)
보령터미널(09:00)
스므고개(09:54)
백월산(10:57)
월치(11:26)
성태산(12:02)
안부(13:18)
문봉산(13:55)
임도(14:27)
임도사거리(14:40)
514봉
582봉(15:10)
심원골하산로(15:36)
비로봉(15:46)
전망대(16:19)
만수산(16:36)
무량사하산로
480봉(17:03)
501봉(17:25)
530봉(17:50)
임도(18:25)
40번국도(19:02)
대천역(21:08)
서울역(24:02)

* 산행시간
약 9시간 08분

* 동행인
곽상훈, 이경한

* 산행기

- 스므고개
내일부터 평창으로 휴가를 가신다는 곽상훈님과 남부터미널로 나가며 유명한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이라 표가 매진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버스를 타보니 아닌게 아니라 두세자리 빼놓고는 좌석이 꽉 찼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크게 밀리지 않고 원래 스므고개에서 합류하기로 했던 이경한님은 보령터미널로 바로 오신다는데 버스시간을 잘못 알아서 30여분 늦겠다고 하신다.
덩치가 큰 곽상훈님은 간식을 사느니 미리 식사를 하신다고 식당을 찾으시고 매표소 여직원이 소요시간을 잘못 알려져서 늦었다고 미안해하는 이경한님과 터미널에서 만난다.
택시로 보령과 청양의 경계인 36번국도상의 스므고개까지 가서 금북정맥 마루금인 절개지를 오르지않고 시온산수양원 이정표가 있는 임도를 올라가니 올 4월에 지나갔던 푸른 대나무숲은 반갑지만 잡초들이 덮고 있는 임도는 웬지 낯설어 보인다.
하늘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다행히 뜨거운 햇빛은 막아주지만 무거운 대기는 바람 한점 불지않고 조금 걸어가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 백월산
전에는 들머리를 찾지 못하고 무덤가에서 고생을 했었는데 다행히 시온산수양원 입구에서 희미한 길이 바로 연결된다.
가파른 오르막을 성큼성큼 빠르게 올라붙는 두사람 뒤를 컨디션을 조절하며 천천히 올라가면서 최근 기력이 뚝 떨어진 이유를 차근차근 생각해 본다.
구슬땀을 흘리며 능선에 오르면 아름드리 노송들이 즐비한 바위길이 이어지고 봉우리를 돌아 넘으니 장벽처럼 우뚝 솟은 백월산에 기가 죽는다.
안부에서 땀을 딱고 급경사 비탈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등로는 정상부의 암봉들을 피해 옆으로 길게 돌아 가는데 전에도 우회한 터라 곧장 올라 붙으려 위를 쳐다보다 경사도 급하고 바위들도 많아 포기한다.
주능선에 올라 바위지대를 넘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백월산(565m) 정상에 서니 가깝게 보이던 오서산은 구름에 가려있고 화성면의 농가들과 도로만 내려다 보인다.
갈증도 나고 시원한 막걸리 생각이 나서 산행올 때마다 밤막걸리를 얼려서 가져오는 이경한님에게 슬쩍 물어보니 공주사는 후배놈이 아직도 술을 안 보냈단다.


- 성태산
찬물만 벌컥벌컥 들이키고 되돌아 내려가 남쪽으로 금북산줄기 길을 이어가니 "과천 김영오"와 "호산 신명호"등 산을 즐겨 찾는 분들의 표지기들이 나란히 걸려 있다.
완만한 길을 내려가 백금리와 소양리를 잇는 넓은 임도가 지나가는 월치로 내려서면 쓰레기들이 즐비하고 하늘은 한바탕 비를 뿌릴듯 어두어진다.
흐릿하게 보이는 성태산을 바라보며 일주일전 문봉산에서 성태산까지 엉터리 산행으로 간신히 왔었고 성태산에서도 백월산으로 가지 못하고 금곡마을로 내려갔는데 과연 어디에서 틀렸는지 궁굼해 진다.
야산길을 지나고 잡목이 무성한 봉우리를 두어개 넘으며 능선봉 삼거리에 오르니 저번 산행때 내려갔던 반고개쪽 길이 맞은편으로 뻥 뚫려 있다.
여기에서 한번만이라도 방향을 확인했으면 백월산 길을 쉽게 찾았을텐데 올라왔던 길을 반고개가는 길이라고 짐작하고 빗속에서 무심코 뚜렸한 길로 잘못 내려간 것이다.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약간 높은 봉우리에 길쭉한 돌멩이 하나가 세워져 있는데 전번에는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까 성태산(623.7m)이라고 희미하게 적혀 있다.
1998년에 다녀간 어느 분의 기록에는 삼각점(대천 306 "79재설)이 있다고 하던데 두번씩이나 샅샅히 풀섶을 뒤져 보아도 찾을 수 없으니 그동안 없어졌는지도 모르겠다.


- 문봉산
저번 주에 문봉산에서 길도 없는 곳을 어렵게 뚫고 아무튼 성태산까지는 왔었지만 정규등로를 놓쳤다고 판단을 했었는데 오늘은 거꾸로 가며 신경을 바짝 세우고 길을 찾는다.
문봉산에서 이어지는 등로라고 생각했던 뚜렷한 남쪽 길로 들어서니 방향도 꺽이지 않고 그냥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라 다시 올라온다.
서쪽으로 꺽어지는 지능선에서 헤메다가 뚜렸하게 뻗은 능선을 찾아서 들어가니까 내가 전에 문봉산에서 올라왔던 그 길이다.
바위지대들을 넘고 잡목들을 헤치며 희미한 길을 내려가다 남서쪽으로 도망가는 능선을 확인하고 트레버스한다.
붉은색 표지기가 걸려있는 안부로 내려서서 울창한 넝쿨과 덤불들을 뚫고 올라서니 일주일전 문봉산에서 내려오면서 내가 걸어 놓았던 표지기가 달랑거리며 반갑게 맞아준다.
사방으로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넘고 우회하며 가파른 잡목숲을 올라서면 문봉산에서 500여미터 내려온 능선인데 전에 성태산가는 길을 찾아서 몇번을 오르내렸던 곳이지만 막상 위에서 보면 능선이 이어진다고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애매한 지형이다.
낯익은 길 따라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이 있는 문봉산(633m)에 오르니 일주일 사이에 못보던 표지기들도 눈에 띈다.
전번 산행후에 헬기장이 있는 곳은 문봉산이 아니며 문봉산 가기 전의 봉우리에서 엉뚱한 산속을 헤메다 성태산까지 갔었다고 생각했는데 문봉산도 제대로 갔고 희미한 능선을 밟으며 성태산까지도 정확하게 간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 만수산
뚜렸하고 좋은 길 따라 간벌지역을 지나고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무덤들을 지나 임도로 내려서니 능선에서 200미터정도 벗어나 잘못 내려왔다.
오랫만에 불어오는 시원한 골바람을 맞으며 고여있는 차가운 물에 얼굴을 딱고 임도 따라 고개로 올라가니 임도사거리에는 "성주산" 표지석이 서있고 "지선계 해발 500미터"라고 적혀있는데 아무래도 고도가 500미터는 안될것 같다.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가 잡목들을 헤치며 바위지대를 돌아 오르는데 장갑을 잠깐 벗은 사이에 뭔가 물었는지 손바닥이 따끔하더니 조금씩 부어오르고 손 전체가 욱씬거린다.
간벌된 나무들이 길을 막는 514봉을 오르고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면 582봉이며 능선은 다시 남쪽으로 꺽어져 내려간다.
잠깐 간식을 먹고 서둘러 길을 재촉하면 기다리던 소나기는 오지않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며, 땀으로 범벅이 되어 만수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왼쪽 길을 지나고 잠시후 오른쪽으로 심원골에서 올라오는 뚜렸한 등로를 지난다.
돌계단 길을 지나 이정표가 서있는 능선에서 비로봉(563m)에 오르니 만수산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넓은 길이 보이며 이름과는 달리 초라한 봉우리에서는 뾰족하게 솟은 만수산만 올려다 보인다.
옛 광산지대라 지반침하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판을 보며 완만한 능선 따라 정자가 서있는 넓은 전망대에 오르니 날만 좋으면 조망이 트이련만 운무가 올라오며 사방을 가린다.
한적한 길 따라 잠시 내려가면 좁은 풀밭에 삼각점이 있는 만수산(575.4m) 정상이며 오석에는 조루봉이라고도 적혀있는데 먹구름이 걷히며 따가운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성주산 표시석)



(만수산 정상)

- 530봉
이정표의 수리바위 방향으로 반들반들하고 잘 딱여진 등로를 내려가 도솔암 가는 넓직한 길을 지나고 무량사 내려가는 길을 확인한다.
고저차가 없는 평탄한 길을 따라 480봉에 오르니 이정표가 서 있는데 지명을 적은 금속판들은 땅바닥에 떨어져 뒹굴어 방향을 확인할 수 없고 무진암이라 쓰인 금속판 하나만 왼쪽으로 하산길을 가리키고 있다.
계속 나타나는 하산로들을 버리고 능선만 따라가면 시종 양반길이 이어지고, 능선갈림길인 501봉에 올라 역시 망가진 이정표를 보다가 아미산과 이어지는 왼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희미해진 등로를 따라 쓰러진 나무들을 넘고 안부에서 계곡으로 떨어지는 오른쪽 길을 찾다가 연신 봉우리들을 넘는다.
잡목들을 헤치며 커다란 바위지대들을 넘고 높게 솟아 보이던 530봉에 오르면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만수리 일대의 마을들과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 40번 국도
잡목들이 앞을 가리는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한참 내려가다 보니 왼쪽으로 능선이 도망가는데 시간도 없고 젖은 몸을 딱기위해 계곡으로 내려 간다.
낙엽이 잔뜩 쌓인 급경사 사면을 치고 내려가다 너덜지대를 넘고 건천을 만나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니 넓은 임도가 나온다.
아미산을 바라보며 놓쳤던 능선과 나란히 임도를 내려가다 버섯재배단지 옆의 개울에서 종일 땀에 찌들은 몸을 딱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날아갈것 만 같다.
보령과 부여의 경계가 되는 40번국도로 나오니 앞에 아미산장이 보여 저녁에 근무해야 하는 이경한님은 부여쪽으로 먼저 보낸다.
보령택시를 기다리며 더덕주를 한잔씩 마시고 저녁 7시40분에 떠나는 마지막 서울버스를 탈려고 기사를 채근하며 달렸지만 피서철을 맞은 보령시내는 차들이 많이 막히고 터미널에 도착하니 바로 전에 버스는 떠났다고 한다.
유명하다는 기사식당에서 벤댕이찌개에 반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