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궁굼했던 진부의 산 (석두산-사남산-형제봉-문필봉-백적산-괴밭산)

킬문 2007. 5. 9. 10:02
2007년 5월 5일 (토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진부터미널(06:32-09:03)
6번국도 진부성당(09:18)
산불초소(09:30)
석두산(09:48)
6번국도 진부관광호텔(10:13)
능선합류(10:46)
사남산(11:08)
사거리안부(11:32)
759봉(11:40)
고랭지밭안부(12:05)
구르게재(13:10)
795봉(13:36)
형제봉(14:03)
포장도로(15:03)
문필봉(15:21)
목장안부(15:37)
연안김씨묘(16:08)
등박재(16:20)
760.6봉(16:37)
임도고개(17:01)
주능선합류(17:40)
백적산(18:18)
골안이이정표(18:32)
능선갈림봉(18:54)
괴톨재(19:08)
괴밭산(19:28)
괴톨재(19:42)
골안이(19:58)
장평(숙박)

◈ 도상거리
약 19km

◈ 산행시간
10시간 40분

◈ 산행기

- 석두산
오대산때문에 자주 들르던 진부에서 내려 뾰족하게 솟아 오른 사남산을 바라보며 6번 국도를 걸어가다 아파트와 진부성당을 지나 능선 끝에서 양봉통들이 놓여있는 사면으로 오른다.
나뭇가지들을 잡아가며 급사면을 치고 올라가 위성 안테나를 지나서 왼쪽의 아파트에서 올라오는 반듯한 등로를 따라가니 날은 한 여름처럼 덥고 뙤약볕은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주민들의 체육시설들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공장이 내려다보이는 철망 길을 올라가면 곳곳에 수은등이 서있고 가파른 곳에는 밧줄이 양쪽으로 쳐져있다.
돌 탑들과 원형 시계를 지나 철 계단을 타고 삼각점(도암312/2005재설)과 벤치가 놓여있는 석두산(763.8m)에 오르니 태극기가 펄럭거리고, 조망이 좋아서 진부 읍내가 훤하게 펼쳐지며 마터호른처럼 치솟은 사남산 뒤로 형제봉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박무에 가린 오대산 쪽과 발 아래로 펼쳐지는 영동고속도로를 바라보다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칼날 암릉을 따라가면 곳곳에 밧줄들이 걸려있고 철 계단이 놓여있으며, 앞이 탁 트이고 바람도 거침 없이 불어와 막힌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진달래들이 피어있는 바위 지대들을 지나고 사남산 초입의 절벽과 너덜 지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가파르게 떨어지는 돌 길을 내려가니 공사 중인 6번국도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진부관광호텔이 가깝게 보인다.



▲ 진부성당과 사남산



▲ 석두산에서 바라본 사남산과 뒤의 형제봉



▲ 석두산에서 내려다본 영동고속도로



▲ 석두산 암릉



▲ 석두산 내려가며 바라본 사남산



- 사남산
시멘트 다리로 개울을 건너서 능선 오른쪽에 있는 공장으로 들어가 잘 나있는 산길로 들어가면 무덤 두기를 지나며 길은 사라지고 빽빽한 잡목과 덤불들이 앞을 막는다.
거미줄을 걷어가며 짐승들이나 다녔을 사면을 뚫고 무작정 올라가니 석두산에서 보았던 급한 너덜 지대가 나오고 슬쩍 밟기만 해도 돌들이 무너져 내린다.
너덜들을 조심스레 밟으며 나무들을 잡고 바위지대를 우회해 힘겹게 능선으로 올라가면 뚜렷한 등로가 나타나는데 아마 왼쪽의 진밭두리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는 것 같다.
바위 지대를 따라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에서 병두산과 매산 그리고 덩치 좋은 박지산을 마주보며 올라가니 노송들이 서 있는 벼랑이 나오고 하진부리의 전답들이 아찔하게 내려다 보인다.
돌 무더기 가운데에 삼각점(406복구/77.9건설부)이 놓여있는 사남산(880.8m) 정상에 올라가면 붉은 깃발이 휘날리고 있고 벌 떼들만 윙윙 날라다니며, 형제봉이 가깝게 보이지만 마루금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길게 돌아 형제봉까지 낮게 이어진다.
남쪽 능선을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너덜지대를 횡단해서 서쪽 능선으로 들어가니 예상치도 않게 갈비가 깔려있는 푹신한 송림이 이어져 기분이 좋아진다.



▲ 사남산 올라가며 뒤돌아본 석두산



▲ 사남산 암릉



▲ 사남산 정상



▲ 사남산에서 바라본 형제봉



▲ 사남산에서 바라본 백적산



- 형제봉
잠시후 좋은 등로는 오른쪽 하진부리로 내려가 버리고, 흐릿한 잡목 길을 따라가다 사거리 안부를 지나서 능선이 갈라지는 759봉에 올라 왼쪽으로 꺾어 들어간다.
쨍쨍 내리쬐는 햇빛을 맞으며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 사방 공사 중인 인부들을 만나고 왼쪽으로 살짝 휘어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넓은 고랭지 밭을 지난다.
앞이 안 보이는 잡 목길에서 몇번을 잘못 가다 돌아와 형제봉만 가늠하며 능선을 찾아 고사목 한그루와 서낭당 흔적이 있는 널찍한 구르게재를 만난다.
고개를 넘어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르다 거대한 암벽을 올려다보며 왼쪽 너덜 지대를 휘돌아 능선으로 붙으면 바위 지대를 따라 희미한 족적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고사목들이 있는 절벽을 지나고 노송들이 서 있는 암릉 따라 형제봉의 첫봉이 되는 795봉에 오르니 군 삼각점(NO086)이 있고 앞에 형제봉이 마주 보인다.
정상에서 남동 쪽으로 가지 못하고 무심히 남쪽 바위 지대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트레버스해서 안부로 내려가 너덜 지대를 타고 억새 무성한 능선으로 붙는다.
노송들이 도열해있는 바위 지대를 따라 왼쪽으로 절벽을 이루고있는 칼날 릉을 넘어 형제봉(820.2m)에 올라가니 좁은 정상에는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고 전면으로 조망이 트여서 매산과 박지산이 잘 보인다.



▲ 안부에서 바라본 문필봉



▲ 구르게재



▲ 759봉에서 바라본 사남산



▲ 759봉 정상



▲ 형제봉 정상



▲ 형제봉에서 바라본 병두산과 매산



▲ 형제봉에서 바라본 박지산



▲ 형제봉에서 바라본 문필봉


- 문필봉
정상의 전망대에서 특이하게 생긴 문필봉을 바라보면 지형도마다 그 위치가 틀리게 표기되어 있지만 누구나 정확한 문필봉의 위치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원래는 형제봉에서 남동쪽 능선으로 내려가 639봉을 지나고 청심대가 있는 개울을 건너서 문필봉으로 붙을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바로 문필봉 능선으로 붙을 수 있는 남쪽 사면으로 내려간다.
급하게 떨어지는 암릉을 타고 내려가면 이윽고 능선은 사라지고, 나무들을 잡고 급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다 넓은 너덜 지대를 조심스레 건너서 내려다 보이는 농가를 향한다.
잡목들을 헤치며 무덤으로 내려가 개천과 포장 도로를 건너고, 전원 주택에서 찬 식수를 보충해서 무덤들을 지나 올라가니 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빽빽한 잡목과 덤불들을 뚫고 능선으로 붙어 가파르게 이어지는 송림을 올라가면 큰 바위지대에 노송들이 서있는 문필봉(739m) 정상이 나오지만 다녀간 분들의 리본 두엇 뿐 아무런 표식도 보이지 않는다.
꿀참외 한개를 까먹고 왼쪽으로 잠시 내려가다 바위 지대를 우회해 서쪽 능선으로 붙어 좌우로 길이 뚜렷한 사거리 안부로 내려가니 목장이 있는지 철조망이 한동안 따라온다.



▲ 형제봉 내림길의 너덜지대



▲ 문필봉 올라가며 바라본, 내려온 형제봉 사면



▲ 문필봉의 소나무군락



▲ 문필봉 정상



- 백적산
왼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731봉을 올라가면 조망이 트여서 백적산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능선이 잘 보이고 이 일대에서는 맹주 격인 가리왕산이 멀리 듬직한 모습으로 서있다.
연안김씨묘를 지나 사남산과 형제봉이 나란히 보이는 벌목 지대를 통과하고 임도가 지나가는 등박재를 넘어서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니 왼쪽으로 산 허리를 휘어도는 임도가 내려다 보인다.
삼각점(408재설/77.9건설부)이 있는 760.6봉을 넘어 남쪽으로 향하다 능선을 놓치고 가시 덤불들을 헤치며 오른쪽의 넓은 밭으로 잘못 내려간다.
사방 공사를 벌이는 현장을 지나고 고라니 한마리가 뻔히 쳐다보는 무덤 가에서 임도고개로 올라가 능선으로 들어가면 붉은 비닐들이 걸려있고 잡목이 사라진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진땀을 흘리며 한차례 가파르게 올라서니 능선이 완만해지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저녁 바람을 맞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백적산을 향하여 쓰레기 한 점 없는 청정한 능선을 올라간다.
초지 사면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어린 곰취들을 따가며 잠두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만나면 탄탄한 등로가 나오지만 반대로 진행할 때는 초입을 찾기 어려워 표지기 한장을 걸어둔다.
푸릇 푸릇 뭇 생명이 돋아나는 봉우리들을 넘어 이목정리 이정판을 지나 쉽게 나타날 것 같지 않았던 백적산(1141.2m) 정상에 올라가니 삼각점(봉평283/1989복구)과 작은 정상 판이 걸려있으며 박지산 쪽으로 조망이 터져 문필봉에서 올라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 731봉에서 바라본 가리왕산



▲ 731봉에서 바라본 백적산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사남산과 형제봉



▲ 등박재



▲ 잘못 내려간 무덤가에서 만난 고라니



▲ 백적산 정상



▲ 백적산에서 바라본 사남산, 형제봉, 문필봉



▲ 백적산에서 바라본, 속사리재에서 이어져 올라오는 산줄기



- 괴밭산
한 겨울에 눈 덮인 너덜지대를 지나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등로를 내려가면 바로 '굴안이1.5km' 이정판이 서있어 마음이 흔들리지만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어 괴톨제 안부까지 더 진행하기로 한다.
석양에 물들기 시작하는 평탄한 등로를 따라가다 남쪽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헬기장봉을 넘고 산죽 숲을 지나 괴톨재로 내려가니 좌우로 길은 뚜렷하지만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구멍만 파여있다.
이제 곧 날은 완전히 저물터이니 바로 골안이로 하산하는 게 상책이겠지만 이름 붙은 봉우리 하나를 남겨놓기도 뭐해 바로 위의 괴밭산으로 올라간다.
서둘러 어두어지는 능선을 올라가면 앞에 좌우로 능선이 분기하는 괴밭산 정상이 비로서 나타나고 왼쪽으로는 더 높은 1114봉이 솟아있다.
울창한 산죽 숲을 따라 괴밭산(1097m) 정상에 오르니 표지기들만 걸려있고 아무런 특징도 없어 발정난 고라니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서둘러 내려간다.
괴톨재에서 랜턴을 켜고 흐릿한 숲길을 내려가 계류를 두어번 건너가면 어둠 속에 넓은 밭이 나오지만 민가의 불빛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
밭을 가로질러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가다 시멘트 도로를 내려가 개들 몇마리와 함께 함께 산책 나온 주민들을 만난다.
이곳 골안이 맨위의 전원주택에 산다는 분들의 호의로 장평 택시를 부르고 몸 단장을 하고 있으려니 애초에 계획했던, 괴밭산에서 둔지골로 이어지는 긴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있어 웬지 아쉬움이 남는다.



▲ 괴톨재



▲ 괴밭산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