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ⅳ)

진동리 숲에는 비만 내리고 (가칠봉-유리봉)

킬문 2010. 9. 25. 12:25
2010년 9월 21일 (화요일)

◈ 산행경로
신내동
두무터(05:15-08:04)
외딴집(08:24)
무명봉(09:16)
971봉(09:38)
996.3봉(10:17)
1093봉(10:56)
1170봉
가칠봉(11:36)
1218봉(12:29)
주목안부(12:50)
점심(-13:05)
1128봉(13:40)
유리봉(13:55)
능선복귀(14:41)
비닐끈안부
935봉(15:37)
능선갈림봉(15:56)
901봉
송전탑(17:03)
능선갈림길(17:22)
656봉(17:36)
진흑동(17:46)
두무터(18:25)
상남
신내동

◈ 도상거리
약 14.5km

◈ 산행시간
9시간 42분

◈ 동행인
캐이

◈ 산행기

- 두무터
두무동교를 건너서 두무터 초입에 차를 세우고 비를 뿌리기 시작하는 시커먼 하늘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산행채비를 해서 계곡 안으로 들어가니 뚜렸한 등로가 나타난다.
전신주와 함께 수수한 계곡을 몇번 건너서 외딴집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휘는 묵은 산길을 따라가다 계곡을 건너며 라면 끓일 물을 떠서는 가는 밧줄을 잡고 가파른 능선을 쉬엄쉬엄 올라간다.
잡버섯들을 기웃거리다 한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올라가면 얼마전에 공사가 끝난 송전탑이 나오는데 맞은편의 방태산은 짙은 비구름에 가려있고, 파헤쳐진 황토에 마구 버려진 소화기와 자재들이 흉물스러워 눈살이 찌프려진다.
쌀쌀한 비바람을 맞으며 역시 송전탑이 서있는 첫 무명봉으로 올라가 잠시 쉬고 뚜렸한 등로가 이어지는 남동릉으로 내려가다 돌아와 길 없는 북릉으로 들어간다.
간간이 보이는 노루궁뎅이버섯들을 따가며 오른쪽으로 휘어져 971봉을 넘고, 발목을 잡아채는 덤불들을 뚫으며 방향을 가늠해 올라가니 오지의 숲에는 빗줄기만이 축축하게 내려와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 두무터 들머리



▲ 산길



▲ 계곡



▲ 외딴집



- 가칠봉
여기저기 널브러진 굵은 더덕들을 캐다 굵어진 빗줄기를 맞으며 펑퍼짐한 능선갈림길에 오르고, 남동쪽으로 150여미터 떨어진 996.3봉으로 내려가 정상부를 완전히 덮고있는 빽빽한 미역줄나무들을 헤치며 한동안 삼각점을 뒤지지만 결국 포기하고 만다.
고도 1000미터를 넘으며 나타나는 큰 곰취들을 보면서 멧돼지들이 파헤친 초원을 지나 1093봉으로 올라가면 큰 나무들만 몇그루 서있고 뿌연 비안개 뿐 조망도 전혀 트이지 않는다.
사방 펑퍼짐한 초지에서 방향만 맞추고 안부로 내려가 큼지막한 노루궁뎅이버섯들을 딴 후 2년전 반대쪽 가칠봉에서 안부 오른쪽으로 내려갔었던 뚜렸한 길을 찾지만 웬일인지 보이지 않는다.
화사한 눈괴불주머니 군락지를 지나서 간간이 비닐끈들이 메여있는 가파른 산길 따라 주능선과 만나, 1170봉을 우회하며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가칠봉(1164.7m)으로 올라가 삼각점(설악315/2005복구)만 알현하고 돌아온다.
1170봉에 올라 국립공원 경계석과 내무부 도근점을 확인하고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막걸리와 빵으로 요기를 한 후 완만한 산길 따라 뭉특한 1197봉과 1183봉을 차례로 넘는다.



▲ 1093봉 정상



▲ 노루궁뎅이버섯



▲ 눈괴불주머니



▲ 가칠봉 정상



- 유리봉
물도랑을 이룬 평지같은 초원길을 지나 아무것도 없는 1218봉을 지나고 북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호랑이코빼기 정상으로 가니 역시 내무부 도근점이 박혀있고 전에 있던 김정길님의 비닐코팅판은 보이지 않는다.
돌배와 개암들이 떨어져 있는 산길을 지나 주목들이 서있는 안부로 내려가 나무 사이에 우산 하나를 펼쳐놓고 비를 피하며 라면을 끓일려다 가스통이 빈것을 알고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그냥 빵으로 점심을 때운다.
동릉쪽의 넓직한 초원으로 들어가 방향에 신경을 쓰며 따라가니 간간이 붉은 비닐끈들이 매어져 있고 귀한 표고버섯들이 떼로 모습을 보여 산행에 즐거움을 준다.
1128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흐릿한 산길 따라 유리봉이라고도 하는 1104.4봉으로 올라 무성한 덤불숲을 10여분 뒤진 끝에 숨어있던 삼각점(설악316/2005재설)을 찾아낸다.
유리봉에서 무수하게 갈라져 나가는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남동쪽으로 내려가다 왼쪽으로 마루금을 발견하고 지계곡을 두개나 넘어 트레버스 해보면 역시 지능선에는 없던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 호랑이코빼기 정상



▲ 호랑이코빼기 정상



▲ 유리봉 정상



- 935봉
앞이 안보이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그야말로 인적 드문 오지의 숲을 헤쳐가다 다시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해서 능선을 찾아 비닐끈들이 매어져 있는 안부로 내려간다.
첫봉에서 남쪽으로 꺽어 펑퍼짐한 935봉을 지나고 가파르게 능선갈림봉(약990m)으로 올라 891봉에서 쇠나드리와 진흑동으로 길이 갈라지는 남동릉을 버리고 진흑동으로 바로 떨어지는 남서릉으로 꺽어진다.
한동안 흐릿한 능선을 떨어져 내려가 901봉을 넘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족적들을 보며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내려가니 송전탑이 나오는데 모처럼 시야가 트여 왼쪽으로 928.2봉에서 떨어지는 능선과 진흑동에서 891봉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추위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주 한모금에 빵으로 간식을 먹고 뚜렸한 송전탑 공사길을 잠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붉은 리본들이 걸려있는 능선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나란히 보이는 능선에 불안해 하며 사면같은 길을 급하게 떨어져 내려가니 점차 뚜렸한 능선길이 나타나고 양쪽 계곡에서는 요란한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 송전탑에서 바라본, 진흑동에서 891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진흑동
부쩍 추워진 가을바람을 느끼며 656봉을 넘고 다시 나오는 갈림길에서 길이 없는 계곡쪽을 버리고 계속 이어지는 왼쪽 남동릉으로 잠시 내려가 목책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418번 지방도로이고 입산금지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삼거리의 별장 같은 민가를 지나고 흙탕물이 밀려 내려오는 방대천을 진흙교로 건너 버섯으로 묵직해진 배낭을 추스르며 차를 세워둔 두무터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 진흑동 날머리



▲ 진흑동 날머리



▲ 진흑동 민가



▲ 방대천



▲ 진흙교



▲ 수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