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하게 일어나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당고개역에서 내려 학림사 가는 도로를 따라가다 돌계단들을 타고 소리 내어 빗물이 세차게 흐르는 계곡들을 보며 귀임봉에서 이어지는 주 능선으로 올라간다.
장마철 습도가 높아서인지 아남 몸이 부실해서인지 빗물과 함께 줄줄 흐르는 땀을 닦으며 우산을 접었다 펴기를 반복하고 도솔봉 안부로 올라가니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준다.
후드득거리며 반복해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비안개에 가린 암 능들을 타고 치마바위에 올라 일부러 안 가져온 막걸리 대신 달짝지근한 콜라를 마시며 20 여분 앉아있다가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킨다.
언제나 지겹게 느껴지는 바위지대들을 타고 넘어서 등산객 몇 명이 앉아있는 수락산으로 올라가 바위에서 운무에 가린 속세를 바라보며 멍을 때리다가 안부로 내려가 갑자기 쏟아지는 굵은 장맛비를 맞으며 향로봉과 깃대봉을 지나 미답 지인 부용산으로 가려던 계획을 접고 오른쪽의 청학동 계곡으로 꺾는다.
빗물이 넘쳐나고 곳곳에 긴 폭포들이 만들어진 계곡 길을 따라가다 내원암을 지나서 마치 설악산처럼 급류가 떨어지는 금류폭포의 장관을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알현하고 비말을 맞으며 한동안 감상을 하다가 젖은 몸을 돌린다.
철창에 갇힌 옥류폭포를 지나 빗물이 철철 흐르는 도로에서 20여 명의 중년 부부들이 소리를 지르고 길을 막는 행태를 보며 서둘러 유원지를 빠져나와 정류장에서 한동안 기다리다 기어이 떠들던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당고개로 나간다.
▲ 학림사
▲ 용굴암
▲ 치마바위
▲ 수락산 정상
▲ 무명폭
▲ 금류폭포
▲ 지계곡
▲ 옥류폭포
당고개역(09:06)
수락산(11:06)
청학동(12:38)
2020.8.2.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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