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ⅱ)

궂은 봄날 (덕우산-사달산-노추산-조고봉)

킬문 2024. 5. 16. 21:06

2024년 5월 12일 (수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강릉역(05:27-07:03)
강릉시외버스터미널
고단(07:20-08:00)
덕우산(09:09)
976.9봉(09:55)
임도(10:31)
둥우리재(10:52)
화채봉갈림길(11:26)
952.0봉(11:40)
새목재(12:01)
1076.2봉(12:56)
사달산 정상목(13:22)
사달산(13:47)
조고봉삼거리(14:10)
노추산(14:21)
사거리안부(15:02)
조고봉(15:37)
1189.0봉(15:48)
사거리안부(16:17)
대기1리정류장(17:24)
강릉역
청량리역(20:30-22:03)

◈ 도상거리
20km

◈ 산행시간
9시간 24분

◈ 산행기


(광인님 사이트에서 퍼옴)

오후의 궂은 날씨 예보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파랗게 펼쳐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덕우교를 건너 덕우산 쪽으로 난 시멘트 소로를 끝까지 따라가 밭의 그물망을 건너서 산으로 들어 잡목과 덤불들을 뚫고 까맣게 몰려드는 날 파리 떼들을 쫓으며 망가진 산불초소를 지나 원형 대삼각점과 정상 목이 서 있는 덕우산(1007.4m)으로 올라간다.
계륵처럼 몇 안 남은 미답지 산행을 자축하며 서쪽 능선을 찾아 산악회의 표지기가 걸려있는 큰 바위를 넘어서 976.9봉을 오르고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마루금을 찾기 힘든 두루뭉술한 지형에서 방향만 잡고 내려가 지형도에 없는 임도를 건너서 잡목들을 뚫고 다시 밑으로 보이는 임도로 떨어져 오른쪽으로 꺾어 둥우리재로 올라간다.
주황색 표지기가 펄럭거리는 산으로 붙었다가 고생만 하고 두 번이나 임도와 만나 편하게 임도 따라 화채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안부를 지나서 산으로 붙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고는 952.0봉을 올라 덕우산 이후로 처음 나타나는 이정목과 만난다.
점차 뚜렷해지는 능선을 지나서 849.3봉을 넘어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한창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새목재를 건너고 중장비에 인부 숙소까지 있는 산자락을 지나 왼쪽에서 오는 묵은 임도를 만나 미련하게 반대쪽의 1012.1봉까지 갔다가 돌아와 된비알을 치고 잡목 공터에 삼각점(구정450/2005재설)이 놓여있는 1076.2봉으로 오른다.
점차 바람이 거세지고 축축해지는 습기를 느끼면서 공터에 사달산 이정목이 잘못 서 있는 무명봉을 지나 파란 벨벳처럼 박새들이 돋아있는 초지를 만나 헬기장 흔적이 남아있는, 실제 정상인 사달산(x1181.8m)을 넘어서 분위기는 환상적이지만 웃자란 당귀와 참나물 조금뿐 쓸모 있는 나물은 모습을 안 보이는 가파른 초원 지대를 지나서 힘겹게 조고봉 삼거리로 올라가니 예보 시간대로 정확하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굵어지는 비를 맞으며 완만해진 산길 따라 삼각점(구정23/2005재설)과 큼지막한 정상석이 서 있는 노추산(1321.9m)에 올라 홀로 독사진을 찍는 산객 한 분과 인사만 나누고 옛날에도 갔었고 우천에는 볼 것도 없을 터라 최고봉인 아리랑산은 생략하고 급히 삼거리로 돌아와 우장을 차린다.
빠르게 뒤따라오는 산객을 먼저 보내고 잘 나 있는 산길 따라 모정의 돌탑과 늘막골로 길이 갈라지는 사거리 안부로 내려가 한쪽 숲에 배낭을 벗어두고 1.5km 떨어진 조고봉으로 향하는데 길도 흐릿하고 비가 많이 와서 이리저리 잔가지들을 꺾어 두지만 내려오면서 봐도 별 도움은 안 된다.
굵은 비에 흠뻑 젖어서 아무것도 없는 두루뭉술한 조고봉(x1191.3m)을 넘고 석탄 흔적들이 남아있는 능선을 지나서 기둥 삼각점과 정상 판이 걸려있는 1189.0봉을 다녀와 몸은 힘들지만 역시 개운한 마음으로 안부로 돌아가 막차 시간을 헤아리며 필요도 없이 하산을 서두른다.
임도를 따라가다 오른쪽 샛길로 꺾어 고랭지 채소밭이 있는 대기리 마을로 떨어져 거센 바람에 흠뻑 젖은 몸뚱이가 너무 떨려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민가의 지붕 덮인 부엌으로 들어가 급한 대로 젖은 옷들을 벗어내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데 손과 이가 쉬지 않고 떨려와 무심코 우비 대신 편하게 쓰던 바람막이를 입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며 우산을 쓰고 도로를 털레털레 내려간다.
무슨 공사인지 대형 덤프트럭들이 분주하게 오르내리는 좁은 시멘트 도로를 지나 410번 지방도로의 대기1리 경로당 버스 승강장으로 내려가 고된 산행을 마치고 이것저것 간식을 먹으며 추위를 달래다가 아침에 산행을 출발한 고단으로 들어갔다가 18시 25분에 회차를 하는 942번 버스를 잡아타고 더운 히터 바람을 즐기며 30분 넘게 들어가도 사람 한 명 안 타는 동초밭 마을을 돌아 나와 어두워진 도로를 달려 강릉으로 향한다.



▲ 덕우산



▲ 칠성산과 강릉 쪽 조망



▲ 덕우산 정상



▲ 노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둥우리재



▲ 정선 쪽 조망



▲ 새목재



▲ 잘못 놓인 사달산 정상목



▲ 사달산 정상



▲ 조고봉 삼거리



▲ 노추산 정상



▲ 조고봉 정상



▲ 1189.0봉



▲ 대기1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