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8일 (토요일)
◈ 산행경로
평래호평역(07:24)
화개선원(08:10)
된봉(08:43)
관음봉(09:27)
안부(10:47)
천마산(11:37)
천마동봉(13:02)
너구내고개(14:04)
송라산(14:53)
소래비고개(16:22)
서낭당고개
308.1봉(17:07)
학고개(17:30)
두리봉(18:02)
답내공동묘지
답내승강장(19:10)
마석역
상봉역
◈ 산행거리
23km
◈ 산행시간
11시간 46분
◈산행기
어스름한 평래호평역에서 내려 교행하는 전철들을 보며 얼어붙은 임도 따라 국도 굴다리를 건너 가파른 시멘트 도로를 타고 개들만 짖어대는 화개선원을 지나 낡은 삼각점(성동397)만 놓여있는 된봉(430.m)으로 올라가 앞에 우뚝하게 솟아있는 천마산을 바라보며 습관처럼 막걸리를 마신다.
얼마 전 다녀가신 오지산행 메아리님의 발자취를 느끼며 언제나 안락을 주는 나지막하고 편한안 눈길을 지나 삼각점(성동426/1994재설)과 작은 정상석이 놓여있는 관음봉(556.9m)으로 올라가 전에 없던 전망대 데크에서 예봉산과 화야산의 산줄기들을 둘러보며 헤아릴 수 없는 즐거운 추억들을 반추해 본다.
쓸데없이 발에 무리만 주는 아이젠을 벗고 얕은 눈에 미끄러지며 넓은 정규 등로와 만나는 임도 안부로 내려가서 북적이는 등산객들과 함께 가파른 나무 계단들을 타고 헬기장을 지나 험준한 암 능들을 돌아 천마산(810.3m)으로 올라가 젊은이들이 인증 사진을 찍는 정상석을 보다가 말이 하늘을 나는 天馬山이 아닌, 높아서 하늘과 닿을 수 있다는 天摩山임을 알고는 몇 십 년간 몇 십 번을 올랐어도 그저 무식하기만 했던 자신이 마냥 부끄러워진다.
한편의 바위에 앉아 송라산을 바라보며 막걸리에 간식을 먹고 더운 날씨에 녹은 물이 줄줄 흐르는 지저분한 산길 따라 천마산역 갈림길을 지나서 한적해진 바위 능선을 지나 기억에 남는 선바위를 보며 돌탑들이 놓여있는 동릉(x502.8m)으로 올라가 박무에 가린 세상을 내려다보다 문득 부질없는 인생을 떠올리며 2011년에 왔었던 그 길이 맞나 긴가민가하며 387번 도로의 너구내고개로 떨어진다.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시멘트 도로로 들어가 강아지들과 산책 나온 주민들과 지나쳐 긴 나무 계단들을 타고 송전소를 지나 태극기만 펄럭이는 송라산(x497.9m)으로 올라가 정답게 인사를 건네며 마구 담배 연기를 내뿜는 주민 한 분을 피해 부랴부랴 남쪽의 산길로 꺾어진다.
바로 앞의 헬기장에 앉아 준봉으로 치솟은 천마산을 바라보며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간간이 걸려있는 표지기들을 보며 험준한 암벽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밧줄까지 걸려있는 가파른 바위 지대들을 통과해 완만해진 눈길을 서둘러 따라간다.
표지기까지 걸려있는 뚜렷한 산길을 걸어가다 왠지 방향이 틀린다는 생각이 들어 엉뚱한 사면으로 들어가 30분도 넘게 헤매고는 놓쳤던 마루금을 만나서 허무한 마음을 달래며 적적한 공장들을 지나 얼마 전에 마석역에서 걸어 올라왔었던 소래비고개로 내려간다.
매봉산과 머재고개로 꺾어지는 능선과 헤어져 북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눈길을 지나 얼마 안 되는 229.4봉도 힘겹게 넘고 채석장 철망 따라 경고판이 서 있는 서낭당고개를 지나 308.1봉으로 올라가니 공터 바위에 전에 없던 석산 정상 판이 붙어있어 기억도 안 나지만 잠시 혼란에 빠진다.
미련하게 송천리 쪽 산길로 한참을 내려가다 돌아와 땅거미에 물들어가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재촉해서 잡목들을 뚫고 희미한 능선을 찾아 임도가 넘어가는 학고개를 건너 가느다란 밧줄까지 걸려있는 된비알을 치고 몇 번 이나 속아가며 두루뭉술한 정상에 표지기들만이 걸려있는 두리봉(x368.7m)으로 올라가면 사위는 어둠에 묻히고 멀지 않은 속세의 불빛들만 반짝거린다.
전에 갔었던, 372.3봉과 광림비전랜드로 이어지는 북동쪽 능선을 생각하다 어둠 속에 미련을 떨치고 그냥 남쪽 지능선으로 꺾어서 언제 누가 이 길을 왔었나 궁금해할 정도로 뚜렷한 눈길을 한동안 따라가 답내공동묘지를 만나 좌우로 방향을 못 잡아 헤매다가 오른쪽의 묵은 임도를 타고 어둠에 묻힌 전원주택으로 내려간다.
환해진 세상에 반가워하며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답내 버스 승강장으로 내려가 잠실 가는 광역버스로 마석역으로 나가 전철로 갈아타고 춥지 않은 날씨에도 하루 종일 눈길에 있어서인지 마냥 떨려오는 몸을 뜨거운 난방으로 녹이고는 산우들과 같이했던 15년 전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서울로 돌아간다.
▲ 화개선원
▲ 된봉 정상
▲ 관음봉 정상
▲ 관음봉에서 바라본 천마산과 천마동봉
▲ 백봉
▲ 천마동봉 너머의 조망
▲ 된봉과 관음봉
▲ 천마산 정상
▲ 백봉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 송라산과 두리봉
▲ 백봉 너머의 문안산과 예봉산
▲ 선바위
▲ 천마동봉 정상
▲ 송라산
▲ 너구내고개
▲ 송라산 정상
▲ 송라산 헬기장에서 바라본 천마산
▲ 백봉
▲ 두리봉 너머로 보이는 화야산
▲ 소래비고개
▲ 308.1봉 정상
▲ 학고개
▲ 두리봉 정상
▲ 답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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